본문으로 바로가기

KRISStory

TOP

인터뷰 - 하나만 판다! 표준계의 디깅러

  •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2023-09-20 00:00
  • 분류With KRISSian
  • 조회수769

하나만 판다! 

표준계의 디깅러


‘탄소중립’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이산화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탄소중립은 2016년 파리협정 발효 이후 전 세계의 화두가 되었고 세계 각국의 기술개발 판도를 크게 변화시켰다. 탄소중립의 검증을 위해 필요한 정확한 측정 및 인증기술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KRISS 역시 탄소중립의 실현과 검증을 위해 필요한 측정표준 연구에 한창이다. 탄소중립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던 시절부터 온실가스 분야 측정표준에 ‘올인’해온 임정식 박사를 만나 하나의 영역을 깊이 탐구해온 연구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ternal_image

▲(좌)한노수 선임연구원, (우)임정식 팀장


탄소중립 시대를 준비해 온 긴 시간, 깊은 연구 파리협정 직전인 2015년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를 유엔에 제출했다.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를 얼마나 감축할 것인지 목표치를 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 당사국은 배출량 감축 이행 노력을 정기적으로 보고하고 있다. 그런데 이 배출량은 ‘지구온난화지수(GWP, Global Warming Potential)’를 매개로 온실가스별 배출량을 이산화탄소 동등량 수준으로 산출하여 산정한다. 오랜 기간 온실가스 및 분자분광학 관련 측정표준 연구에 몰두해온 임정식 팀장. 그가 최근 연구하고 있는 주제가 바로 지구온난화지수(GWP: Global Warming Potential) 인증 기술이다.


external_image

▲ 지구온난화지수 정밀측정시스템을 조작하는 모습


임정식 팀장 “GWP를 산출하기 위한 요소가 두 가지 있는데, 복사효율과 대기수명이 그것입니다. 복사효율은 온실가스가 태양복사에너지를 얼마나 잘 흡수하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이고, 대기수명이란 온실가스가 대기 중에 배출된 이후 대기화학반응에 의해 사라지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말하죠. 복사효율이 높고 대기수명이 길수록 GWP가 높다고 보면 됩니다.” 문제는 GWP 산출에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측정절차가 미비하다는 점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임정식 박사가 이끄는 기후표준 전략기술연구단이 국가표준에 기반해 복사효율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했다. 연구단은 복사효율의 정밀측정을 위해 가스분석용 FTIR(푸리에 변환 적외선 기술) 대비 500배 수준의 분해능을 갖춘 고분해능분광기의 측정품질 유지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육불화황(SF6), 삼불화질소(NF3), 사불화탄소(CF4) 등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주요 온실가스들과 대체 가스 후보물질들의 복사효율을 분석해냈다. 대기수명 예측 기술도 현재 개발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가톨릭대 김중한 교수와 협업하는 개방형 연구그룹인 버추얼랩 과제로 대기수명 예측기술 개발을 시작하여 현재는 광주과기원 김현우 교수 등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업하는 산업통상자원부 반도체 분야 탄소중립 과제로 연계하여 GWP를 신속정확하게 예측하는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external_image

▲ 지구온난화지수 산출용 정밀측정시스템의 광학계


임정식 박사팀은 GWP 하향 흐름에 주목했다. GWP가 낮다는 것은 대기수명이 짧다는 것이고, 대기수명이 짧다는 것은 측정시간 동안 대상의 농도가 매우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에 반비례하여 측정 난이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분광학 측정기술을 이들이 개발한 것이다. 


external_image

▲ 인공지능기반 기술에 대한 설명을 하는 임정식 팀장


임정식 팀장 “우리가 개발할 GWP 예측기술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이론적인 예측 기술이에요. 대기수명 측정은 절차가 복잡하고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보니 업계에서 요구하는 신속한 검증이 때로는 불가능합니다. 이걸 인공지능 기반으로 정확성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신속한 예측서비스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한 연구입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예측정확도를 개선하기 위해 학습기법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측정 기반의 검증 결과를 피드백할 수 있는 기술을 같이 개발할 예정입니다.”


external_image

▲ 향후 연구방향에 대해서 고민하는 한노수 선임연구원


한노수 선임연구원 “GWP가 낮은 대체가스는 성질이 쉽게 변하고 주변의 물질과의 반응성도 매우 높은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농도나 화학적 특성도 비교적 잘 바뀌죠. 그것은 곧 측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 보니 장비 투자 규모가 크고 연구 기간도 깁니다. 그런데 대기수명을 측정해달라는 현장에서의 요구는 워낙 많다 보니 이 간격을 메울 수 있는 기술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예측 결과는 정확도 면에서 아직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소요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습니다.” 특수가스 제조사는 물론 생산공정에서 온실가스를 사용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기계, 시멘트, 에너지, 전력기기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대기수명 측정 수요가 커지고 그 난이도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본 기술의 활용도 역시 클 것으로

기대된다.


임정식 팀장 “버추얼랩 지원을 통해 알고리즘 개발을 완료했고, 현재는 산업부 과제로 이어져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현재가 7 정도의 세밀성(Level of Detail)을 갖고 있다면 향후에는 10 수준의 디테일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아울러 세계 최고 수준의 GWP 인증기술을 개발하여 대체가스 개발의 시작부터 끝까지 기여할 수 있는 측정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한노수 선임연구원 “데이터베이스의 품질을 높이는 일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알고리즘이 아무리 좋아도 데이터의 품질이 좋지 않으면 아웃풋의 품질도 보장할 수 없거든요. 데이터 품질을 어떻게 판단하고 표준화할 것인지 이런 부분들을 협의해 나가고 있습니다.”



오래도록 한 우물만 더 깊게

아직 남아 있는 숙제도 많다. 특정 공정에서 기존보다 GWP가 낮은 대체 가스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공정 중 가스가 분해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분해물의 GWP는 어떤 방식으로 평가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따라오는 것이다. 이런 문제들을 하나둘 풀어나가는 것이 임정식 박사팀의 과제이다.


external_image

▲(좌)한노수 선임연구원, (우)임정식 팀장


임정식 팀장 “인공지능으로 GWP를 예측하는 기술개발은 동아시아권과 유럽에서는 거의 최초의 시도일 거예요. 물론 국내에는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 전무하고요. 또, 분자분광학 측정표준에 대한 국제적 중요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은 협력할 수 있는 국제표준기관이 NIST(미국),

PTB(독일), NPL(영국), NIM(중국) 정도로 손꼽을 수 있는 미개척 분야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속된 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하지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한 경영진의 지원과 대형과제 수주로 이어진 만큼 팀원들과 함께 열심히 부딪혀 나가볼 생각입니다.” 한노수 선임연구원도 긴 호흡으로 임정식 팀장이 걸어온 길을 이어 나갈 생각이다.


한노수 선임연구원 “저는 입사한 지 이제 겨우 1년인데요. 깊이를 가져가려면 긴 시간을 내다봐야 할 것 같아요. 정말 기초적인 얘기지만 장거리 경기를 뛰려면 무엇보다 체력이나 건강관리가

중요한 것 같아요. 창조력도 기본적인 것이 뒷받침될 때 발휘되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앞으로 이 연구를 긴 시간 동안 재미있게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탄소중립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KRISS의 온실가스 분야의 측정표준 연구는 꾸준히 이어져 왔고 임정식 팀장은 묵묵히 그 길을 이어 왔다. 그가 다른 곳에 눈 돌리지 않고 한 우물을 팔 수 있었던 데는 내외부적인 여러 환경들도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연구를 통해 사회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신념이 가장 큰 동력이었을 것이다. 한노수 선임연구원을 비롯한 후배들이 KRISS의 온실가스 분야 연구개발 역량을 더욱 키워나가길 임정식 팀장은 바라고 있다. 인류가 탄소중립을 통해 부딪혀야 할 대상은 기후변화라는 거대하고 통제가 쉽지 않은 움직임이다. 쉽지 않은 상대인 만큼 앞으로도 할 일이 아주 많다는 인공지능 기반 지구온난화지수 예측 연구실. 이들이 안정적으로 더 오래 더 깊이 연구를 이어갈 수 있기를, 그 성과가 인류의 미래를 조금 더 밝게 만들어주기를 기대해 본다

QUICK MENU

QUICK MENU 원하시는 서비스를 클릭하세요!

등록된 퀵메뉴가 없습니다.

등록된 배너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