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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우리 기술로 다시 세우는 1 kg의 정의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2018-08-03 14:29
- 분류With KRISSian
- 조회수2209
인공물 대신 플랑크상수를 기반으로 한 질량표준 도입이 머지않았다. 130여 년 만에 시작될 새로운 1 kg의 시대. KRISS 역학표준센터 플랑크 상수 기반 질량실현팀은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질량 단위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거대한 변화를 이끄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 우리 기술을 통해 세계 질량의 역사에 발자취를 남기기 위한 그들의 걸음에는 기대와 부담이 함께 실려 있다. 서로에게 가르침을 주기도 하고 또 배움을 얻기도 하며 도전을 함께 이뤄나가는 이들의 모습이 싱그럽다 . 글. 성혜경 사진. 이민희
새로운 1 kg의 시대를 준비하다
올해 11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국제도량형총회(CGPM)에서 지금까지 사용해온 kg에 대한 재정의가 이루어진다. 단위 재정의 이후 새로운 질량 기준을 실현하고 보급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 역학표준센터 플랑크상수 기반 질량실현팀이 탄생하게 되었다. 총 인원 7명, 소수정예로 모인 이들은 키블저울을 이용한 1 kg 실현 기술, 미세질량 실현 기술, 극한의 질량과 힘 영역에서 플랑크상수 기반의 새로운 표준을 만드는 연구, 질량 측정 장비 간에 상호 비교에 사용할 수 있는 전달표준기와 보급기술 개발 등 4가지 연구를 진행하며 마치 어벤저스처럼 다가올 새로운 단위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플랑크상수 기반 질량실현팀의 연구 주제 중 올해 있을 단위 재정의와 가장 밀접하게 연관 된 것은 키블저울을 이용해 1 kg을 실현하는 것이다. 만약 키블저울이 없다면 kg 정의가 바뀌게 된 후에 다른 나라에서 kg의 기준을 가져 와야 한다. KRISS는 오랫동안 키블저울 개발 연구를 진행해 왔고, 올해 장비가 완성되어 정상작동을 시작했다. 선진국에 비해 30년이나 뒤쳐진 출발이었지만, 밤낮 없는 연구를 통해 격차를 줄여 어느덧 세계 5위권에 안착했다. 전 세계와 경쟁해야 했고 더욱이 기한까지 정해져 있는 연구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특히 작년 8개월 동안은 암흑기라 할 수 있을 만큼 힘든 시간이 이어졌다. “값을 내는 것은 고사하고 작동을 안 하는데 이유를 찾을 수가 없는 거예요.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열심히 하는데도 8개월 동안 해결이 안 되다가 모든 요인들을 분석하고 개선하여 어느 날 해결이 됐을 때, 가장 기뻤습니다.(김동민 박사)”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힘든 고비도 많이 찾아 왔지만, 함께 연구하는 동료들의 끈끈한 정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더 좋은 데이터를 내기 위한 고군분투를 이어가는 중이다.
미세질량의 세계를 향한 도전
“지금까지는 1 kg 인공물에서 소급해서 아주 작은 질량을 실현해야 하기 때문에 1 mg 미만의 질량은 실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1 kg에 대한 정의가 원기에서 플랑크상수로 바뀌게 되면 미세질량을 실현하는 새로운 장비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김명현 박사)” 미세질량을 실현하는 키블저울에 대한 연구는 세계적으로도 시작하는 단계로, 플랑크상수 기반 질량실현팀 역시 6년의 기간을 목표로 두고 올해 설계에 돌입했다. 미세질량보다 더 작은 극한의 질량과 힘 영역에서 플랑크상수 기반의 새로운 표준을 만드는 연구도 함께 진행된다. “레이저 포인터로 빛을 비추면, 빛이 반사되는데 사실은 빛이 벽을 미는 거예요. 빛에는 힘이 있습니다. 빛이 벽을 미는 힘이 약 10피코뉴턴(pN, 1조분의 1뉴턴) 정도 되는데, 그 작은 힘의 기준을 어떻게 삼을 것인지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최재혁 박사)” 이 분야 연구의 경우 우리나라만이 가지고 있는 원천기술이 있어, 먼저 세계에 제안해 연구를 시작한 기술이다. 측정량을 쪼개고 쪼개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가장 작은 단위가 양자인데, 이 양자 단위로 힘을 만드는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올해 열리는 국제 정밀 전자기 측정 컨퍼런스(CPEM)에서 이 기술에 대한 발표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거대한 변화를 주도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표준과학자들은 단위의 재정의를 두고 “거대한 변화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학술적으로는 엄청난 의미이지만 일상 생활에서 체감하기는 어려운 변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민석 박사는 표준에 대한 연구는 나라에서 헌법으로 정해져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비교하는 단 하나의 시스템을 만드는 연구로 그 의미가 깊다고 이야기한다. “성공의 여부를 떠나 표준에 대해 연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세계 유수의 선진국 기관과 어깨를 동등하게 할 수 있는 척도가 됩니다.” 각국에서 키블저울을 통한 1 kg 실현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결국 상호 비교를 통해 우수하다고 판명되는 기술을 전 세계가 공통으로 사용하게 된다. 국가마다 서로 비교가 되고 실례로 사용 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질량실현팀에서 정립한 기준이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표준 기준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질량실현팀의 성공은 곧 대한민국의 성공을 뜻하기도 한다. 어쩌면 이들이 힘든 연구를 이어가면서도 하나의 목표를 향해 똘똘 뭉쳐 나아갈 수 있는 힘 역시 대한민국을 대표해 세계와 경쟁한다는 자긍심에서부터 비롯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각기 다른 전공을 가지고 연구를 이어오던 이들이 한 팀으로 뭉쳐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리다보니 서로가 서로에게 가르침을 주기도 하고 또 배움을 얻기도 했다. 공학과 과학에서 오는 차이, 서로 다른 연구 스타일과 용어들을 맞춰가는 과정이 필요했지만 새로운 분야를 배울 수 있는 기회로 삼아 함께 도약했다. “키블저울을 연구하면서 굉장히 공부를 많이 했어요. 키블저울에 들어가는 핵심기술들이 있는데, 이 기술을 단기간에 개발해야 했어요. 기존에 만들어져 있는 기술들을 가지고 만들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조차 완성단계가 아니어서 시행착오가 많았습니다.” 전기의 힘을 중력으로 환산해 계산하는 키블저울의 원리 때문에 중력에 대해서 공부도 하고 계산도 해봤다는 이광철 박사. 그때는 어려움도 많았지만 훌륭한 동료들하고 함께 고민하고 같이 고생도 하면서 일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며 환하게 웃는다.
새로운 질량 체계를 구축하다
2019년 세계 질량의 역사는 새롭게 쓰이게 된다. 기존에는 어떤 물체, 즉 질량원기가 기준이었다면 자연 상태의 플랑크상수가 기준으로 재정의 된다. 플랑크상수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의 질량원기가 가지고 있었던 단점을 극복 할 수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값이라는 단점 역시 지니고 있다. “플랑크상수를 눈에 보이는 값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겉으로 나타나게 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바로 장비기술입니다. 저희는 질량 표준의 정점에 있는 1 kg 키블저울을 개발하고 또 이를 바탕으로 현재 질량 표준 기술로는 만들 수 없었던 미세질량 마이크로 키블저울, 그 보다 더 작은 미세질량의 힘을 측정하는 장비 등 플랑크상수를 기반으로 한 힘 실현 기술의 체계를 구축해나가려 합니다.(이성준 박사)” 130년 만에 변하지 않는 질량의 새로운 기준이 세워지게 되었다. 변화의 흐름 속에서 우리기술로 단단히 무장한 플랑크상수 기반 질량실현팀이 세계를 주도하며 질량의 역사에남을 성과를 거둘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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