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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S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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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함의 한계를 넘기 위한 멀고 긴 연구의 길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2018-08-03 13:52
  • 분류With KRISSian
  • 조회수1682

기계설계를 전공하고 회사에서 그 일을 담당해왔던 김동민 박사에게 KRISS 행은 의외(?)의 진로였다. 결단을 내리게 만든 건 멀리 바라보는 긴 연구, 깊이 있는 연구에 대한 욕심이었다. 트렌드에 의해 좌우되는 연구가 아니라 원대한 목표를 두고 하나하나 만들어나가는 연구를 하고 싶었다. 기회가 찾아왔을 때 그는 망설임 없이 미지의 길을 선택했다. 10년 전의 그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 KRISS에서 kg 재정의 연구에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말이다. 글 . 윤수이 사진. 이민희

사진 : 김동민 책임 연구원

깊이 있는 연구에 도전한 기계공학자
키블저울은 전류와 전압의 크기에 의해 물체의 무게를 매우 정확하게 측정하는 측정기다. 이것은 물리적인 기본 상수들에 대한 kg단위의 새로운 측정방식이다. 플랑크 상수의 단위는 kg·m 2 ·s -1 이다. 플랑크상수가 정확하게 측정되면, 이미 결정된 길이와 시간 단위를 이용해 역으로 kg을 정의할 수 있고 이것이 kg의 기준이 된다. 키블저울을 제작하는데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보니 전 세계적으로 7개 기관만이 소유, 개발하고 있다. KRISS는 독자 기술로 개발한 키블저울로 2017년 측정을 시작해 국제적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6년이라는 시간은 KRISS 역학표준센터의 노고가 그대로 묻어있는 시간이다. 그 시간 속에서 묵묵히 자신이 맡은 임무를 수행해온 기계공학자가 있다. 삼성전자에서 생산 장비를 개발하던 그는 2013년 KRISS에 입원했다. KRISS에서 키블저울을 제작할 때 정밀기계설계, 정밀기계제어 전공자가 꼭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는 6년 째 KRISS만의 고유한 아이디어를 탑재한 키블저울을 설계하고 구현하고 있다. 2014년 장비를 외형적으로 제작 완료하였지만, 실제적으로 잘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회사에서도 많은 첨단 장비를 개발하지만 장비 개발에 주어진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한 장비에 대해 깊은 연구를 수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KRISS에 와서 하나의 장비를 6년 째 연구하고 있지만 아직 완성이 안됐습니다. 개발 난이도도 높고 좋은 성능을 내기 위해선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하기에 힘들 때가 많지만 배우는 점도 많아 보람을 느낍니다.” 연구를 하다보 면 가시적으로 결과가 나와야 보람이 있다. 그는 6년째 꾸준히 장비를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결과가 너무 나오지 않아 암흑의 터널 같은 시기도 겪었다고 전했다.

사진 : 키블저울 작업대

현재 키블저울을 이용해 플랑크 상수의 정확한 값을 산출한 것은 아니지만, 값을 내기 위해서 필요한 2가지 실험인 무빙모드(속도 측정 모드)와 웨잉모드(힘 측정 모드) 실험은 성공하였다. 최종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불확도 분석을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모든 오차요인을 파악하고, 많은 실험을 통해 통계적 오차를 줄여 가는 일이 남아있다. 현재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사진 : 키블저울 확대

역학표준센터의 분위기 메이커
한국은 2012년 KRISS 이광철 박사 주도로 키블저울 개발을 시작했다. 30~40년을 먼저 개발을 시작한 국가는 미국과 영국이었다. 10년 전에 시작한 프랑스와 스위스보다 한국은 한참 느린 후발주자였다. 따라가기에 시간도 부족했고, 선발국들에 비해 환경도 여의치 않았다. 하지만 타이트한 일정과 압박 속에서 팀워크가 좋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이 컸기 때문이 아닐까. 팀원들과의 인터뷰 중에도 그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일정은 여의치 않은데, 연구가 힘이 들다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그래도 팀워크는 좋습니다.” 힘든 연구 일수록 팀원들의 사기가 떨어질 수 있지만 그는 그럴 때마다 재치 있는 농담을 던지는 등 분위기를 북돋아 주고 있었다. 연구소에 다니면서 좋았던 점을 질문하자 그는 얼마 전 전국 동호인 테니스 대회에서 준우승을 한 게 가장 좋았다며 말했다. 현재 테니스 동호회 총무를 맡고 있다는 그는 연구의 스트레스를 운동을 통해서 푸는 편이라며 웃어 말했다. 그리고 다시 진지하게 “결과가 나오는 것만큼 연구자들에게 행복을 주는 일이 없는 것 같다.”고 연구자로서의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회사에서는 외부 환경에 의해 프로젝트를 중단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KRISS는 인내를 갖고 끊임없이 연구하여 세계 표준, 즉 세계 최고가 되도록 연구를 지속적으로 지원해 주는 장점이 있다. “표준은 세계에서 가장 정밀한 걸 표준으로 삼잖아요. 세계에서 가장 정밀한 장비를 완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할겁니다.” 남들이 도전하지 않는 분야에 매진한다는 것은 끝이 없는 터널 한가운데 서있는 기분이다. 하지만 묵묵히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분명 출구는 있다. 그것을 알기 때문에 그는 오늘도 꿋꿋이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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