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KRISStory

TOP

인터뷰 - 2023년을 뒤흔든 핫이슈, 방사능 측정의 표준을 확립하다.

  •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2024-01-22 09:00
  • 분류With KRISSian
  • 조회수658


external_image

▲(좌)이경범 책임연구원, 황상훈 방사능측정표준팀장, 김병철 선임연구원, 

허동혜 선임기술원김태희 기술원,  이종만 책임연구원


한해가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이즈음 뉴스에는 올해를 뒤흔든 이슈들이 등장한다. 그중 빼놓지 않고 등장할 만한 핫이슈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다. 이 사건으로 우리 국민은 그동안 신경 쓰지 않아도 되었던 방사능 수치에까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환경, 의료, 검역 등은 물론 매일 마주하는 식탁까지, 안전과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과연 수산물을 식탁에 올려도 괜찮은 걸까? 소금은 어떻고 공기는, 토질은 또 어떨 것인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들. 이에 대처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정확한 방사능 측정을 통해 위험도를 예측해보는 것일 테다. 그렇다면 시중에서 실시되고 있는 방사능 측정은 신뢰할만한 결과 값을 제공해주고 있는 것일까? 그것을 위해 국가측정표준연구기관에서는 어떤 연구를 진행하고 있을까? 국내 유일의 방사능 측정표준 연구기관 KRISS 방사능측정표준팀을 만나 핫한 이슈의 중심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방사능측정표준이란? 

먼저 팀이 하는 일부터 황상훈 팀장에게 물었다. “방사성 물질(핵종)은 붕괴하면서 알파선, 전자, 감마선, 엑스선, 중성자 등 방사선을 배출하는데요. 이 방사선을 방출하는 능력을 방사능이라고 해요. 방사능의 단위는 배크렐(Bq)인데요. 단위 시간 당 붕괴수죠. 저희 팀은 각각 핵종들의 방사능이 얼마인지 측정하고 그것을 표준화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좀 더 쉽게 예를 들어 보자면요. 최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해서 식품의 방사능이 얼마다, 라고 계속 측정을 하고 있잖아요?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인증표준물질이나 교정할 수 있는 물질들이 필요하거든요. 저희 팀은 인증표준물질을 만들어 국내 방사능 측정 기관에 보급을 하고 있어요. 방사능 측정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요.” 피부에 와 닿는 예시 때문일까? 갑자기 방사능측정표준과 그 표준을 확립, 보급하고 있는 방사능측정표준팀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한다. 


external_image

황상훈 방사능측정표준팀장


연구팀은 표준연 경력 8년차의 황상훈 팀장을 비롯, 한동안 팀을 이끌기도 했던 자유로운 영혼의 이경범 책임연구원, 27년차 경력을 자랑하는 노장 이종만 책임연구원, 스스로 팀의 허리를 맡고 있다는 김병철 선임연구원, 연구를 위해 팀의 마당발을 자처하는 허동혜 선임기술원, 작년 7월에 입사한 막내 김태희 기술원 등 6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이 하는 일은 표준의 확립부터 교정, 인증표준물질 개발 및 보급, 숙련도시험, 교육까지 실로 방대하다.


“다른 연구팀에서는 표준을 확립하고 물질을 만들어 보급하면 끝이지만 방사능에 관련해서는 다루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팀이 모두 관여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표준 확립, 교정, CRM 개발, 숙련도시험까지 모두 보급하는 팀은 KRISS에서도 저희 팀이 유일할 걸요? 수직적으로, 수평적으로 방사능 측정 표준에 대한 모든 과정에 관여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한때 팀의 리더를 맡았다는 이경범 책임연구원의 설명이다.


external_image

▲방사능 이슈에 대해 설명하는 이경범 책임연구원


끊이지 않는 방사능 핫이슈

그런가 하면 이 팀은 사회적으로 핫한 방사능 이슈가 발생했을 때 항상 대처해야 하는 팀이기도 하다. 라돈 사태부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원전해체 폐기물 방사능 측정까지. 그 이야기를 좀 더 해보기로 한다.

“현재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가장 뜨거운 이슈죠. 우리나라 해안가에서 잡히는 물고기나 염전에서 만들어진 소금까지 지금 다 측정을 하고 있거든요. 측정의 기준을 잡아주는 것이 우리 팀에서 만든 인증표준물질이에요. 인증표준물질을 가지고 교정을 하고, 교정한 결과를 바탕으로 방사능을 측정하는 거죠. 다른 사람들, 다른 기관에서 방사능 측정의 불확도를 낮출 수 있도록 교육도 하고 CRM(인증표준물질)도 보급하는 일이에요.” 이종만 책임연구원의 설명이다. 


팀의 사회적 기여는 라돈 침대 사태 때도 빛을 발했다. 당시 이슈가 된 침대에서 왜 이런 라돈이 많이 나오는지에 대해 팀에서 측정한 것이 최초로 보도되었던 것이다. 당시 팀에서는 문제가 발생했던 침대의 라돈을 측정하면서 그것이 어디에서 발생했는지 원인 분석까지 함으로써 사태를 진정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런가 하면 이 팀은 원전 관련해서도 많은 과제를 해오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는 원전 해체와 관련된 일도 많이 추진했죠. 현재 저희팀은 해체 중 발생되는 원전 폐기물에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어요. 폐기물에 대해서도 방사능을 잘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이와 관련해서 숙련도시험 개발 과제를 수행하고 있어요.” 황상훈 팀장의 설명이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한 가지가 궁금해졌다. 방사능 이슈가 터졌을 때 연구가 시작되는지, 아니면 평소 핵종의 방사능을 연구한 결과를 가져다 쓰는지 말이다. 이에 이런 답변이 돌아온다. 


external_image

▲ 방사능 IS 단위인 Bq에 대한 국가표준 개발, 보급 및 유지에 필요한 연구를 수행중인 모습

(좌)황상훈 방사능측정표준팀장, 허동혜 선임기술원


“사회적 니즈가 있으면 그것에 맞춰 연구하는 것도 맞는데요. 라돈 침대 사건 때는 좀 달랐어요. 그때 왠지 라돈 교정 연구를 하고 싶어서 진행하고 있었는데 9월 쯤 사태가 발생했거든요. 타이밍이 좋았죠. 사실 저희 팀은 대부분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편이에요. 팀이 KRISS 창립 시기부터 존재해서 역사가 오래 되었거든요. 48년쯤 되었죠? 아마.”

팀에서 연구하는 주제는 국내에서는 물론, 세계에서도 파급력이 크다. 올해 초에는 RCA, 그러니까 아시아/태평양지역 원자력 상호협정에서 원자력 사고 비상 대비·대응에 관련된 매뉴얼을 개발, 보급하기도 했다. 반응이 좋아 영어로 제작한 매뉴얼을 참가한 10개국의 자국어로 번역하여 활용할 수 있겠냐는 문의를 받기도 했다. 

“과제의 결과물이 이런 식으로 파급 효과를 줄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기뻤어요. 8월에는 아세안톰(ASEANTOM) 회원국의 실무 담당자가 우리나라에 와서 실습을 받고 갔고요. 


내년 1월에는 보완해야 할 기관들의 온라인 교육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팀의 허리, 김병철 선임연구원의 말에 허동혜 선임기술원은 이런 설명도 덧붙인다. “관련 자료 영상도 만들어서 제공했고요. 실험실에서 보기 편리하게 핸드북도 제작해서 보급했어요. 팀장님께서는 표준기를 만들어 태국에 공급하고 있기도 하고요.” 방사능측정표준팀의 세계 파급력을 언급하는 증언들에 덩달아 뿌듯한 느낌을 받는 순간이다.    


external_image

▲(좌)동혜 선임기술원,  선임연구원



우리가 피폭에 대처하는 자세 

방사능 측정은 끊이지 않는 이슈를 몰고 다녀 마르지 않는 샘처럼 연구 과제를 쏟아내는 분야이기도 하지만 다루기 까다로운 연구 주제이기도 하다. 피폭의 염려가 항상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방사능 물질에 관련해서는 국가적으로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어요. 방사선 안전 관리 교육을 추가로 받기도 해요. 1년에 한 번씩 8시간이죠. 피폭을 적게 받는 원리는 시간, 거리, 차폐예요. 방사선 수준이 높으면 납치마도 입고 방사능 피폭을 모니터링하는 개인선량계도 달아요. 선량계를 달고 들어가서 한 달 동안 얼마나 피폭을 받았는가를 조사 받는 거죠. 실험실 출입도 물론 엄격하게 제한됩니다.” 이종만 책임연구원의 설명을 듣자 아까 보았던 연구실 앞의 경고 문구가 새삼 떠오른다.다른 분야는 자기가 연구하고 싶으면 무조건 실험실에 들어가서 밤새도록 연구를 할 수 있지만 방사능측정표준팀은 그럴 수가 없다. 피폭도 받을 수 있고 혼자 들어가면 안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병원이나 방사선 업체들 같은 경우에는 사고가 일어나면 바로 사망이 발생하거나 방사선 누적으로 인한 암이나 백혈병 발병 사례도 종종 일어난다. 방사능 측정을 더 정확하게 할 수 있어야 하는 이유다. 


방사능측정표준, 이렇게 어려운 연구를 계속하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김병철 선임연구원은 그 의미를 사회적 기여, 봉사에서 찾는다. 사회에 이바지하겠다는 생각이 없으면 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뜻이다. “의료나 환경, 식품 분야에서 안전과 직결된 일을 하니까요. 피드백도 빨라야 하고요. 신경을 많이 써야 하죠. 개인의 안전도 신경 써야 하고요.” 허동혜 선임기술원의 답변이다. 


방사능측정표준 연구는 폐기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자칫 방심하다가는 방사능 노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실에서 폐기하는 물질들은 국내 한 군데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처분장으로 보내진다. 보낼 때도 방사능이 조금 남아있기 때문에 공단에서 원하는 타입으로 요건을 맞춰 처리한 후 시간에 맞춰 보내야 한다. 기준치 이하 준위에서는 허가를 받아 자체 처분할 수 있는데 처리하는 방법도 따로 있다. 연구원에서 보급했던 인증표준물질들도 회수를 통해 같은 처리를 하여 원내 저장고에 보관 후 공단과 협의 후 폐기 절차를 이행한다. 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은 막내 김테희 기술원이다. 그러고 보니 연구에서부터 보급, 교육, 후처리까지 만만한 구석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모든 일을 함께 하는 팀이라서일까? 팀원들 간의 유대감이 여느 연구팀보다 더 끈끈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팀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없느냐는 질문에 황상훈 팀장이 답변한다.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연구 결과는 좋을 경우도 있고 나쁠 경우도 있죠. 

그렇지만 우리 팀이 쌓아온 클라스는 영원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표준연이 만들어졌을 때부터 있었던 핵심 부서이기도 하고요. 국제 협력이나 국제회의에 다녀 보면 많은 일을 해왔고 이미 하고 있는 팀이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팀에 자부심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external_image

▲실험중인 김태희 기술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뉴스가 나오고 팀은 한동안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이슈에 중심에 선다는 것은 그만큼 바쁘고 부담스러운 일이기도 하니까. 한 해 동안 몰려드는 측정 표준 요구에 대처하기에도 벅찼을 연구원들, 그들이 있기에 우리의 환경이, 의료가, 식품이, 수자원이, 토지가 그나마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자 그들의 노고에 새삼 고마운 느낌이 들었다. 한해를 마무리하며 그 수많은 연구과제에서 벗어나 잠시라도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크리스마스트리 앞에서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하는 연구원들을 보며 마음으로 깊은 감사를 보냈다. 


QUICK MENU

QUICK MENU 원하시는 서비스를 클릭하세요!

등록된 퀵메뉴가 없습니다.

등록된 배너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