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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를 위한 모두 - 원자 세계를 낱낱이 분석해내기 위해 인공지능으로 대동단결

  •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2023-09-20 00:00
  • 분류With KRISSian
  • 조회수1013

원자 세계를 낱낱이 분석해내기 

위해 인공지능으로 대동단결


이세돌과 알파고가 대국을 한다고 했을 때, 이세돌은 ‘질 자신이 없다’고 했고, 사람들은 이세돌의 승리를 한 치도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세돌은 ‘인공지능을 상대로 승리한 최후의 인류’가 되었고, 인공지능은 이후 무서운 속도로 발전해왔다. 이제 사람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원자의 세계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하려고 시도한다. 인공지능 기반 원자분해능 영상 측정 분석 기술 개발을 넘어 영상 실험 장비 개발과 계측 표준 주사탐침 현미경 개발, 더 나아가 주사 탐침 현미경 분야의 측정 표준까지 만들어내고자 의기투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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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연구의 장단점에 대한 열띤 이야기 

(좌측부터) 신설은 책임연구원, 이인호 책임연구원, 김원동 책임연구원


결국은 사람을 위해서

SPM 측정 기술, 특히 주사 터널링 현미경(Scanning Tunneling Microscopy, SPM)은 아원자(sub-atomic) 수준의 공간 분해능으로 표면 원자 배열 상태에 대한 영상데이터를 얻는 최첨단 측정 기술이다. 이 첨단의 측정 기술을 통해 확보한, 원자 분해능 SPM 영상 데이터에 대한 분석 방법은

규칙적,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을 푸리에(Fourier) 변환 방법 등으로 분석하여, 원자 배열 상태, 격자 구조 등에 대한 정보를 얻는 방법이 일반적이었다. 물론 최근에는 다양한 분석 기술 등의 개발로 제일원리 계산 등을 통해 표면뿐만 아니라, 표면 이하 층에 한 정보 등을 얻는 분석 방법까지 널리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여기에 문제가 있었다. 기존의 분석 방법은 규칙적인 패턴을 보이는 경우에는 의미 있는 분석 데이터를 제공해 주지만, 불규칙한 패턴이 많이 나타나는 복잡한 물질계의 경우에는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이러한 불규칙한 패턴이나 다양한 물리적 변수들의 작용을 추측하여 데이터 분석을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방법이 새롭게 제시되고 있다. 원자분해능 영상 데이터에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과 인공 신경망 등의 인공지능 방법(artificial neural network)을 활용한 분석법이 불규칙한 패턴 하에 숨겨져 있던 물리적 질서 및 물성 변수들을 알아내는 방법으로 시도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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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반 원자분해능 영상 측정분석기술



특히, 원자 분해능 영상 데이터의 경우 개개의 원자와 그 주변 환경이 모두 다르다는 점까지 아울러 하나의 영상 자체를 빅데이터 개념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것에서, 기존의 분석 방식보다 훨씬 더 손쉽고 혁신적인 것은 더 이상 강조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즉, 기계 학습을 위해 많은 실험 데이터가 필요한 다른 영상 측정 실험과는 달리 STM(주사 터널링 현미경) 측정에서 얻어지는 원자분해능 영상은 수십 개의 자료만으로도 인공지능 분석에 충분히 활용할 수 있으며, 기존 분석으로는 얻을 수 없었던 의미 있는 결과까지 도출해 낼 수 있다. 결국은, 사람이 하나하나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들, 또는 사람이 인지하고 추측하지 못하는 영역의 데이터들까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면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자세하고, 체계적으로 분석 처리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로 함축할 수 있지 않을까.


함께 시작하는 길

김원동 연구원 “시작은 그랬어요. 영상 데이터 분석 등에 큰 장점이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원자 분해능 주사 탐침 현미경 데이터 분석과 측정 기술에 접목하여 주사 탐침 현미경의 분석 및 측정 한계를 돌파하고자 하는 거요. 우리 연구원에서는 SPM을 통한 원자 분해능 영상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측정 플랫폼이 확립되어 있고(원자물성측정팀, 저차원소자물질 연구팀), 인공지능 기반 분석을 위한 전문 인력(AI융합기술개발팀) 또한 존재하기 때문이죠, 저랑 여호기 박사님, 엄대진 박사님이 무언가를 생각해서 실험을 하면, 그걸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분석할 수 있게 해 주시는 분들이 이인호 팀장님, 신설은 박사님이신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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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워크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

(좌측부터) 김원동 책임연구원, 여호기 책임연구원, 엄대진 책임연구원


엄대진 연구원 “원자 분해능이라는 것이 복잡하고 작은 원자 세계를 볼 수 있느냐 없느냐이고, 영상 측정 분석이란, 얼마만큼 체계적으로 보고 측정하는 기술이 있느냐인데, 이걸 조금 더 손쉽고 체계적으로 할 수 있다면, 실험하는 연구원들이 좀 더 수월하지 않을까, 하는 문제가 되는 거죠. 결국 이 과제의 목표는 실험하시는 분들의 실험 품질 향상, 데이터 확보. 즉 저해상도를 고해상도로 만들기도 하고, 시간도 길게 짧게 자유롭게 조절할 수도 있고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다면,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이고요.” 


이인호 연구원 “어차피 미래로 갈수록 인공지능 기술이 모든 분야의 주축이 될 건 분명해요. 계산이나 분석에서 사람이 인공지능을 뛰어넘기란 쉽지 않거든요. 게다가 인공지능은 패배라는 것이 없어요. 지는 순간, 다른 모델로, 다른 기술로 업그레이드가 됩니다. 그러니 패배라는 것도 없고, 언제나 최신이 기술이 있을 뿐이죠. 다른 건 몰라도. 측정이나 데이터 분석에서만큼은,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도가 점차 더 중요해지고 확고해질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이런 융합 연구 과제는, 아주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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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 영상 분석


함께 걷는 길 위에서 느끼는 의미

각각의 팀에서 각자의 업무가 있음에도 ‘팀제 간 융합연구’라는 이름으로 모여서 시작한 연구였다. 개인적인 시간을 쪼개고, 업무 강도를 올려서 해야 하는 일임이 분명하다. 그러다 보면, 서로 예민해질 법도 하지만, 시종일관 팀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무엇보다도 조급하지 않고 유쾌한 웃음에서 팀의 분위기를 단박에 느낄 수 있었다. 


엄대진 연구원 “누가 시켜서 한 것도 아니고, 하기 싫은 걸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딱히 누가 더 잘하나 잘못하나 하는 것도 아닌, 다 같이 인공지능이라는 것을 모르는 상태에서 같이 공부하는 분위기가 이 과제를 계속해 나갈 수 있는 힘이지 않나 싶어요. 중요한 것은 호기심을 잃지 말자, 라는 마음도 크고요, 함께 소통하고 구체적인 목표에 집중한다는 것이 융합연구의 장점일 테니까요.”


김원동 연구원 “기존에 관습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에서 문제점들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융합연구팀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어요. 인공지능 관련해서도 모두가 새로운 분야지만, 한 가지 관점에만 매몰되지 않고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신설은 연구원 “무엇보다도 나 스스로를 다시 성장시킬 수 있다는 점도 융합연구팀이 좋은 것 같아요. 내 연구만 하면 사실 내가 어떤 걸 모르는지, 뭘 놓치고 있는지를 알 수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다른 팀과 융합연구를 하면서 내가 모르는 들도 다시금 상기하고, 그러면서 다시 공부도 하고… 그렇게 이 융합연구도 성장하고 저도 성장하는 것이, 융합 연구의 가장 큰 의미가 아닐까요?”


여호기 연구원 “한 팀에서 있으면, 알게 모르게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경우가 종종 있게 되죠. 하지만, 각기 다른 팀이라 이해관계도 충돌하지 않고, 또 융합되어야 성과가 나는 과제다 보니, 팀워크는 걱정하지 않아도 잘 소통되고 있습니다. 혼자하는 것보다 당연히 흥도 더 나고요. 그게 아마도 함께하는 의미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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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엄대진 책임연구원, 이인호 책임연구원, 김원동 책임연구원, 

여호기 책임연구원, 신설은 책임연구원


끝까지 함께 가야 하지 않겠나! 

팀제 간 융합연구 과제로 선정된 것은 2021년, 실제적인 연구는 2022년까지 과제를 수행하고 공식적으로 종료했다. 그런데, 1차 연구에서 인공지능과 주사 탐침 현미경 측정 기술을 접목하는 데 대한 일반적인 공부를 진행했었고, 2차 년도에 보다 구체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던 과정에서 외부 과제 공모에 입찰하여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해본 적 있으니 해볼까? 했었던 팀원들 사이의 눈 맞춤이 성과를 낸 것이었다. 현재는 당시 팀제 간 융합 연구 과제에서 한발 더 나아간, ‘인공지능 기반 계측표준 주사 탐침 현미경 플랫폼 기술 개발 사업’을 수탁 받아 진행 중이다.


여호기 연구원 “흥미로운 시도라고 생각해서 시작했었던 팀제 간 융합 연구가, 미래 선도 연구 장비 과제라는 산업을 만나 새로운 영역을 시도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했던 융합 연구가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는 호기심에서 출발했다면, 제는 바로 업체와 연결되어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산업화를 시키는 데까지 이어질 수 있게 된 것이죠. 굉장히 도전적인 일이고, 혁신적인 일이 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기있는 우리가 열심히 공부도 하고, 분업화도 하면서, 세부 주제별로 더욱 핵심적인 역할들을 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이번 수탁 과제를 이끌고 있는 제 역할은 내외적으로 조율을 해야 하는 일이라 책임이 무겁기도 하지만요.” 여호기 연구원, 엄대진 연구원, 김원동 연구원, 이인호 연구원, 신설은 연구원.


융합연구를 위해 모인 이들은 한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인공지능 기술이 실질적인 문제들의 해결에 도움이 되기를, 그리고 그 길에 그들의 노력이 조금이라고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그러나 감히 표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조금이라도 기여’가 아니라, ‘아주아주 큰 한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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