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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2인의 특이한 연구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2014-10-23 11:51
  • 분류Issue Report
  • 조회수2727

수상한 2인의 특이한 연구
라디오존데를 이용한 기상관측 실험 
온도센터 이상욱 박사 박사와 김종철 책임기술원의 라디오존데를 이용한 기상관측 실험 모습   
 

"수상한 사람들이 있으니 취재해 주세요." 필자의 핸드폰으로 두 장의 사진을 동반한 문자메시지가 왔다. 처음으로 들어온 사건 의뢰(?)였다. 사진 속 수상한 사람들은 요상한 풍선을 들고 있었다. 하지만 풍선의 스케일이 달랐다. 이 사람들은 대체 왜 풍선을 들고 있었던 걸까. 사진 속 인물을 찾아가봤다.

수상한 사람 1호는 다름 아닌 온도센터 이상욱 박사였다. 그는 필자를 반갑게 맞이해줬다. “풍선을 타고 KRISS 월담을 시도한다는 소문이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아, 멀리서 보시는 분들은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다행히 저희가 풍선에 매달리는 건 아니구요. GPS 라디오존데를 이용한 기상 관측 실험입니다.”
 


Q. 라디오존데가 뭐죠?
라디오존데(Radiosonde)는 고층의 기상요소를 측정해 그 값을 전파로 전송하는 장치입니다. 쉽게 말해서 큰 풍선에 라디오존데를 매달아서 하늘로 날려 보낸 뒤 온도, 습도, 기압에 대한 데이터를 지상으로 보내주면 저희가 그걸 받아서 활용하죠.

Q. 한 번 날려버리면 그게 끝인 건가요? 비용은요?
하늘로 날아가면 그걸로 끝이죠. 라디오존데 하나에 약 10만 원 정도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존데는 한국의 J사(한국 유일의 존데 제작회사)에서 저희 쪽으로 공급해주고 있습니다. 한 번 날릴 때마다 10만원을 하늘로 투척하는 기분이죠.

Q. J사가 공짜로 공급하는 이유가 당연히 있겠죠?
그럼요, 세상에 공짜는 없죠. 자신들 제품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저희에게 의뢰한 것이기 때문에 존데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이랍니다. 라디오존데에는 온습도 센서가 달려 있는데요, 비나 수증기로부터 그 센서를 보호하기 위해 ‘캡’이 달려 있어요. 하지만 기존의 캡은 공기의 흐름을 원활치 못하게 해서 습도를 측정하는 반응 속도를 느리게 하죠.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저희가 새로운 캡을 개발하였고, 현재는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지금 연구하는 캡이 성공하면 어떤 효과가 있나요?
2010년 세계기상기구(WMO) 라디오존데 국제비교에서 한국의 J사 존데는 9팀 중 8위를 차지했죠. 그만큼 아직 세계적인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친다는 의미죠. 하지만 기존의 단점을 보완한 캡을 만들어서 장착한다면 측정기술이 향상되겠죠. 현재는 핀란드의 V사 존데가 세계 1위의 제품이지만 저희 연구가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한국 제품의 국제적 경쟁력도 올라가지 않을까요? 물론 KRISS의 위상도 함께 올라가겠죠?

Q. 어떤 식으로 관측 하는지 간단히 설명 부탁드려요
자, 지금부터 모든 과정을 알려드릴게요. 우선 띄어 보낼 라디오존데를 그라운드 체커라는 장비를 통해서 지상에 있는 온습도 측정 장비와 동일한 조건으로 맞춥니다. 그리고 이 거대한 풍선에 헬륨가스를 집어넣죠. 다음으로 라디오존데를 연결하고, 하늘로 올려 보내면 끝입니다. 하늘로 6~7 km 올라간 풍선은 편서풍을 타고 빠르게 한반도 동쪽으로 진행합니다. 측정의 전 과정은 약 2시간 정도 진행되는데 약 30 km 높이까지 올라가죠.

Q. 그럼 결국 풍선은 터질 텐데 존데는 어떻게 되나요?
이거 보이시죠? 이게 바로 낙하산입니다. 풍선이 터지면 존데는 낙하산을 타고 천천히 지상으로 떨어지죠. 대부분 동해바다에 떨어진다고 보면 됩니다. 혹시 그냥 땅으로 떨어진다고 해도 낙하산 때문에 다칠 염려는 없죠. (존데 뒷면에는 ‘기상 관측용 장비로 습득할 경우 일반 쓰레기로 버려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말을 마친 뒤 하나, 둘, 셋 하는 소리와 함께 풍선을 하늘 위로 날려 보냈다. 둥실둥실 하며 천천히 날아갈 것으로 예상했던 풍선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하늘로 치솟았다. 이상욱 박사와 수상한 사람 2호 김종철 책임기술원은 요즘도 열심히 하늘에 풍선을 띄워 보낸다. 지금의 캡을 만드는데 ‘종이컵’이 많은 도움을 줬다는 말도 전했다. 처음에 종이컵에 아이디어를 그린 것이 시작이 되어 지금까지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는 게 이들의 말이다.

조만간 KRISS 물리동 앞 잔디밭에서 거대한 풍선이 날아가는 것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비록 모양새(?)는 수상해보이지만 한국의 기상 관측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힘찬 비상(飛上)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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