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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온도 속에서 극한 온도를 연구하는 사람들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2014-10-13 10:03
  • 분류With KRISSian
  • 조회수2821

극한의 온도 속에서 극한의 온도를 연구하는 사람들   
(좌) high temperature  진공기술센터 유신재 박사, (우) Low temperature 문종철 박사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라 하면 흔히들 그 이미지가 표준과 측정에 갇히고 만다. 도전과 모험보다는 안정과 치밀함, 창의와 혁신 보다는 보수와 세밀함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실상은 그와 다르다. 더 정확한 측정을 하기 위해 더 정확한 표준을 만들기 위해 KRISS 안의 연구원들은 누구보다 창의적이어야 하고 도전과 모험을 시도해야 한다. 도전의 중심에는 항상 연구과제가 있다. KRISS에서는 창의적 전문 연구사업을 자체적으로 수행하여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 지원하고 있다. 미래 새로운 성장산업의 원천기술을 확보하여 세계 과학기술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이번 호에서는 온도 분야에서 확실한 성과를 거둔 진공기술센터 유신재 박사, 시간센터 문종철 박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다.

초고온 플라즈마 관련 연구로 성과를 거둔 유신재 박사, 초저온 BCC 관련 연구로 성과를 거둔 문종철 박사를 모셨다. 초고온과 초저온, 극과 극을 연구하는 분들이지만 극한의 온도를 이용해 원자를 연구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먼저 두 박사님들의 연구 성과에 대해 묻기로 했다.

극과 극은 열정으로 통한다
한쪽은 초고온을 연구하는 과학자, 또 한쪽은 초저온을 연구하는 과학자였지만 인터뷰 내내 극과 극의 온도와는 다르게 느껴지는 일관성이 있었다. 바로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사람들만의 특징. 목표를 향해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해가는 인내심, 도전정신, 열정 같은 것들이었다. 재미있게도 두 과학자의 꿈은 비슷했다. 자신만의 분야를 좀 더 키워보고 싶은 욕심. 조금 더 열심히 해서 그 분야의 허브 역할을 하고 싶은 욕심. 연구 문화를 양성하고 커뮤니티를 만들어보고자 하는 욕심들이었다. 2013년엔 보다 창의적인 연구가 활성화되어 두 과학자의 꿈이 이루어지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

KRISS 안에서 가장 높은 온도를 연구하는 진공기술센터, 유신재 박사
사회자 KRISS 내에 고온과 저온 연구가 다 있는 것 같아요. 유신재 박사님이 하시는 연구는 어떤 쪽인가요?

유신재 박사 엄밀하게 말해 국내에서 고온 플라즈마 연구를 하는 곳은 핵융합을 연구하는 국가핵융합연구소(NFRI) 밖에 없습니다. 나머지 연구원에서는 대부분 저온 플라즈마를 연구합니다. 저온이라고 보통 차가운 것을 연상하게 하는데, 플라즈마에서 저온은 수만 켈빈(K) 정도입니다. 플라즈마 내에서는 온도가 매우 낮다고 볼 수 있지만, 그래도 KRISS안에서는 가장 높은 온도를 연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자 고온을 연구하며 진공기술센터에서 얻은 성과를 소개해주시죠. 

유신재 박사 고온의 플라즈마 안에서는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발생합니다. 플라즈마를 구성하고 있는 전자와 이온은 어떤 패턴을 가지고 군집운동(collective motion)을 하는 아주 특이한 성질은 가지고 있습니다. 플라즈마는 다체계-비선형계-복잡계이기 때문에 재미있는 물리현상이 매우 많으며 그 자체가 학문적으로 매우 가치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플라즈마가 핵융합은 물론 반도체, LCD, 자동차, 철강, 솔라셀 등의 공정에 널리 활용되기 때문에 산업적인 가치도 매우 높습니다. 저희 연구팀에서는 플라즈마 wave를 이용한 공정 모니터링과 플라즈마 제어기술을 개발하여 다수의 논문과 특허를 확보하였으며, 이중 몇몇 특허는 국내의 반도체장비 회사로 고액에 기술이전 되어 산업의 전방에서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나노혁명의 중심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플라즈마 연구

사회자 플라즈마 연구에 대한 전망은 어떤가요?

유신재 박사 고대의 미세공정이라고 하면 망치와 정을 사용하여 모양을 세기거나조각을 하는 정도의 단순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18세기 산업혁명이 일어나 선반과 밀링머신이 망치와 정을 대체하면서 미세공정과 물질문화의 대혁명이 일어났습니다. 선반과 밀링머신의 사용으로 인해 많은 미세구조물 및 복잡구조물이 대량으로 생산되었고 이를 통해 산업·물리문화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플라즈마를 사용한 공정은 머리카락을 세로로 천 등분 할 정도의 매우 높은 정밀도를 가지고 있으며 수백만 개의 미세패턴을 똑같은 모양과 크기로 넓은 영역에서 동시에 만들어 낼 수 있는 강력한 미세공정법입니다. 이러한 공정을 활용하면 나노크기의 미세패턴 및 나노구조체를 매우 정밀하게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선반과 밀링머신을 통해 산업·물리문화 혁명을 일구어낸 것처럼, 이 플라즈마 미세공정법을 바탕으로 21세기 나노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사회자 그렇게까지 큰 의미가 있는 줄은 몰랐네요. 그럼 마지막으로 개인적 계획을 여쭤 봐도 될까요?

유신재 박사 우선 항상 열린 생각을 유지하면서 죽는 순간까지 이 재미있는 플라즈마를 연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국내외의 연구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KRISS를 국내외 플라즈마 연구의 허브로 만들고 싶습니다.

극도로 낮은 온도를 연구하는 문종철 박사

사회자 가장 낮은 온도를 연구하시고 성과도 거두신 것 같은데요. 왜 가장 낮은 온도에서 실험이 이루어져야만 하는 건가요?

문종철 박사 각각의 원자는 하나씩 놓고 측정하는 것이 좋겠죠? 그러나 원자는 상온에서 공처럼 날아다니기 때문에 측정하기가 어려워요. 온도를 낮추면 원자가 비로소 양자역학적 성질을 띄게 됩니다. 하나의 커다란 상태가 되는 거죠. 이를 통해 물리량을 측정할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BEC상태입니다. 저희는 루비듐 원자로는 국내 최초로 이 BEC(보즈-아인슈타인 응축상태) 상태 구현에 성공했죠. 여기에서 BEC 상태란 온도가 굉장히 낮아져서 절대 온도 1억분의 1도(절대온도 1도는 섭씨로 -273.15 ℃)에 가까워지는 상태입니다.

사회자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낮은 온도네요? 그런데 이 실험은 국내 최초이긴 하지만 외국에서는 이미 성공했던 실험이라는데요. KRISS만의 성과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문종철 박사 실험장비가 다 달라 콕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루비듐 원자 시스템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점을 들 수 있겠네요. 보통 10~100만 개의 원자를 가지고 실험한다면 우리는 천만 개 정도의 원자로 실험할 수 있어요. 그리고 시도한지 얼마 되지 않아 빠른 시간 내에 BEC 상태를 구현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빠른 시간 안에 BEC 상태를 구현한 것이 가장 큰 성과
사회자 BEC 온도를 구현한 것이 큰 성과라는 말씀인데요. 그렇다면 BEC 상태 구현이 이렇게 큰 의미를 갖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요?

문종철 박사 사실 이 분야의 실험은 기초연구이고 연구를 위한 환경을 조성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높은 진공도를 제공하여 상온에서 실험할 수 없었던 원자나 이온에 관련된 실험이 가능해졌고 이를 통해 훨씬 더 정밀한 측정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런 기술이 실생활에 활용된다면 잠수함이나 우주선 등에 훨씬 더 정밀한 네비게이션을 만들 수 있겠죠. 또한 기초과학적으로는 정밀한 측정 툴로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사회자 극한을 연구하는 과학자로서 측정 분야의 매력이나 힘든 점은 없나요?

문종철 박사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표준기관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입니다. 정밀도를 높인다는 것이 과학적 의미가 있기도 하지만 지루해지거나 쉽게 지칠 수 있는 일이거든요. 될 때까지 해보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라 개인적으로는 잘 맞는다 생각합니다. 좋아하지 않으면 끝까지 마음을 유지하기가 어렵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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