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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 눈에 보이지 않아 더 매력 있죠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2014-10-13 09:51
  • 분류With KRISSian
  • 조회수2473

"온도, 눈에 보이지 않아 더 매력 있죠"
온도센터 양인석 박사


온도센터 양인석 박사    
 

세상의 모든 물질에서 촉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반전이다. 자신도 모르게 뜨거운 냄비에 손을 데어본 경험이 있다면‘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라는 말이 연한 살 속 깊이 실감났을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기에 그 실체를 더욱 알기 어려운 온도.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의 온도센터는 보이지 않는 온도를 눈에 보이는 실체로 해석하고 통역하는 곳이다. 온도가 눈에 보이지 않아 더욱 매력 있다는, 온도의 연금술사 양인석 온도센터 박사를 직접 만났다.  

정확한 온도표준의 보급
양인석 박사는 지난 2005년 KRISS에 입사한 후 현재까지정확한 온도표준보급을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표준 확립 분야 중에서도 측정이 가장 민감하다는 온도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젊은 과학자다. 주로 저온분야와 열역학적 온도분야에서 연구 활동을 펴고 있으며 그간 크고 작은 연구 성과도 일궈냈다.

온도의 표준 확립이 어려운 이유는‘온도’라는 특성이 갖고 있는 비직관성 때문이다. 중량이나 거리, 높이 등은 어느 정도 가시화 할 수 있고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지만 온도는 전혀 눈에 보이지 않아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인석 박사는 온도와의 싸움, 혹은 공생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저온분야에서는 2006년부터 2007년까지 총 2년에 걸쳐 롱스템형 SPRT 아르곤 삼중점 장치에 집중했고 2008년과 2009년에는 밀봉형저온 삼중점 실현장치를 파고들었다. 2010년부터 2011년까지는 개방형 저온 삼중점 실현장치를 개발했으며 2013년까지는 네온 삼중점의 동위원소 효과 연구를 진행했다.

열역학적 온도분야에서도 연구를 진행한 양인석 박사는 현재 기체 내 음파의 속도를 이용해 온도를 측정하는 음향기체 온도계를 개발 중에 있다. 지금까지 설계와 제작,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지난 2012년에는 본격적으로 실험을 가동해 데이터를 얻고 분석을 하는 데 성공했다. 가담한 연구 중 많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기술은 초저온용 온도센서 평가기술을 국산화한 것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는 청정연료의 중요성이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던 시기였다. 이에 따라 LNG와 액화천연가스 등의 소비가 늘어났고, 양인석 박사 연구팀은 이들 연료를 운송하는데 필수적인 저온 항온유지장치를 개발해 사회적으로 큰 조명을 받았다. 해당 연구는 매우 높은 온도에서도 안정도를 갖는 아르곤 삼중점을 제작, 섭씨 영하 200 ℃이하의 초저온에서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국산화한 것으로 국내 연구의 발전을 도모했다는 평을 받았다.

“저온분야는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혀 꾸준히 성과가 나오고있어요. 반면 열역학적 온도 분야는 저온 표준분야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연구가 오래 걸리는 분야이다 보니 아직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올해 실험을 마무리했고 불확도 분석도 모두 마쳤어요. 마치 천자문 공부에 비유한다면 천자를 다 외우진 못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한 정독을 마친 상태라고나 할까요. 앞으로 이를 바탕으로 연구에 매진하면 국제적인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온도, 어렵지만 그만큼 희열도 크다
양인석 박사와 인터뷰를 하며‘온도를 갖고 노는’것은 꾸준한 인내와 끈기, 더불어 애정이 필요한 과정임을 알 수 있었다. 눈에 보이진 않아도 분명 존재하는 대상을 탐구하는 것은 연구대상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신뢰가 있지 않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양인석 박사가 지난 7년 반의 세월을 온도와 동고동락 할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온도의‘비가시성’을 이유로 들었다. 온도의 보이지 않는 특성이 연구에높은 벽으로 작용하지만, 반면 신비로움으로 어필 돼 큰 매력을 느낀다는 것이다.

“길이나 중량은 우리 눈에 명확히 보이죠. 예를 들어 길이 1 m인 물체를 반으로 접어 0.5 m로 만든다거나, 질량 1 kg 인 찰흙을 둘로 쪼개어 0.5 kg으로 만드는 것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워요. 그러나‘100 ℃의 절반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50 ℃’ 라는 대답은 완전히 틀리죠. 과연‘절반’이라는 게 무엇일까요. 온도를 연구하다보면 과연‘눈금’ 이란 뭘 의미하는지, 또한 온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의 일상을 넘어 다시 생각할 필요를 느껴요. 비직관적인 개념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거죠.”

비직관적 개념. 상당히 철학적이다. 양인석 박사는 온도가 갖고 있는 비직관적 개념 때문에 온도연구에 더욱 흥미를 갖게 된다고 덧붙였다. 측정치와 예상한 결과가 맞아 떨어질 때 밀려오는 희열은 말로 설명하기에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온도표준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중요성은 거듭 강조될 정도로 매우 긴요하다. 온도표준의 비직관적 특성으로 인해 수치가 틀어져 있어도 쉽게 알아채기 힘들고, 최악의 경우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부정확한 온도계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비교를 보면 일부 국가는 안 좋은 결과를 내기도 해요. 그렇게 되면 최종 사용자들은 틀린 눈금을 현장에 적용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거죠. KRISS는 아주 정밀한 온도 표준을 연구하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습니다. 일반 대중들이 표준연의 연구가 일상생활과 관련을 찾기 힘들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결국 모든 연구의 최종 단계는 사람이에요. 모두 편리하게 잘 살자고 이런 연구를 계속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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