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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즐기는 삶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2014-08-18 15:15
  • 분류With KRISSian
  • 조회수2732

자연을 즐기는 삶 


(좌) 콘크리트 도로위의 살구빛 털 토끼, (우)우리안의 다양한 토끼들    
   

요즘 사람들은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옛날처럼 여유로움을 찾아보 기 힘들다. 시간에 쫓기고 일에 쫓기면서 하늘 한 번 올려다 볼 여유 조차 찾기 어려운 모습이다. 바삐 움직이다 보니 자신이 살아가는 모 습조차 제대로 돌아볼 여유가 없다. 가끔씩 어릴 적 모습을 떠올리며 그 때를 회상하고 잠시 미소를 지어보지만, 여유로움을 되찾기 위해 옛날과 같은 단순한 삶으로 되돌아갈 수도 없는 처지이다.  

 

그래서 우리들의 옛날 어릴 적 여유롭고 한가했던 그 시절의 모습으로 돌아가 고픈 마음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되돌아갈 수는 없지만 조 금이라도 여유를 찾고 복잡한 일상을 벗어나기 위해 자연을 가까이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다.

어린아이의 웃음소리, 순진한 눈과 꾸밈없는 행동을 보거나 귀여운 동 물들과 함께 있을 때 잠시나마 복잡한 일을 잊고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내가 자연을 가까이 하며 채소를 기르고 토끼, 닭 등을 기르는 것도 복잡한 일상에서 탈피할 수 있고 여유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원을 거닐다보면 가끔 토끼들을 볼 수 있다. 그동안 기르던 동물 들은 이런 저런 이유로 떠나보내고 토끼만 기르게 되었다. 그 토끼 중 일부를 연구원에 방사한 것이다. 워낙 나 자신이 동물과 식물을 좋아 하기도 하지만, 너른 연구원 잔디밭에서 토끼들도 자유를 누리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즐거움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방사 한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다 좋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토끼를 보고 즐거워하고 감사의 말을 전하기도 한다. 함께 즐거 움을 나눌 수 있는 나로서도 더할 수 없이 즐거운 일이다. 연구원 잔 디밭에서 토끼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게 여간 신기한 일이 아니 라고 한다. 잠시라도 마음에 여유를 느끼고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는 게 내게 기쁨이 된다.

지금까지 연구원에 방사한 토기들은 용케도 자연에 순응하면서 잘 살 고 있는 것 같다. 봄에는 돋아나는 파릇한 새싹이 토끼의 먹이가 되고, 지루한 여름 장마철에도 잔뜩 물에 젖은 털을 고르며 견딘다. 가을이 면 떨어진 낙엽도 먹고, 혹독한 추위의 겨울에는 닥치는대로 먹고 산 다.  

 

가끔 주방장님이 양배추를 주고, 청경분들이 라면 부스러기를 주 는 것 외에는 주로 본관 앞 영산홍 잎을 먹고 자란다. 겨울철 영산홍 군락을 자세히 살펴보면 똑같은 높이로 잘려져 있는데, 토끼들이 닿 는 높이만큼 일정하게 잘라먹은 흔적이다.

우리 연구원 잔디밭에서 마주치는 토끼들은 내가 방사한 토끼인지, 외부에서 유입, 혹은 다른 사람이 방사한 것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올해부터는 자체번식을 위해 암수를 분리하여 방사하였다. 즉 근친 교배를 피하기 위해 수놈은 연구원 잔디밭에, 암놈은 비자성동 주변에 풀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집에서 키우는 토끼를 방사하는 분들이 있어서 그 놈을 잡아서 새끼를 만들었는데 올해는 아무도 방사하지 않아 아직 새끼를 낳지 못했다. 가능하면 연구원 내에서 자연번식이 가능한 방법을 찾으려고 하는데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 이제까지 대 부분의 어린 새끼토끼는 안타깝게도 고양이 밥이 되었지만, 열심히 관찰하여 해결 방법을 찾아야겠다.

아침에 출근할 때 토끼를 보면 그날은 왠지 기분이 좋다. 그런 기분 때 문에 계속 토끼를 키우는 건지도 모르겠다. 또한 자연을 좋아하고 즐기기에 갖가지 나무와 풀, 꽃 등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그래서 식물의 이름은 물론 약초의 효능이나 특성들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등산을 하거나 들에 나갈 때면 새로운 나무나 야생화, 약이 되는 풀들을 유심히 보고 배운다. 점심시간에 나와 함께 산책을 하던 동료들은 소나무 잎 한 묶음이 몇 개로 구성되어 있는지, 산딸나무, 층층나무, 자작나무, 매발톱 등의 나무와 꽃 이름 등에 대해 질문을 받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좀 더 자연에 친숙하고 관심을 가 져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물어본 것이다.

연구원 내 정원과 산에도 많은 종류의 나무와 꽃, 풀 등이 자라고 있 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름을 알지 못하거나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일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연은 거짓이 없다. 욕심을 부리지도, 이기적이지도 않다. 우리가 다 가가면 아낌없이 내어 준다. 자연과 함께 즐기는 삶은 욕심을 덜어내 고 여유를 더하여 마음이 행복한 삶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게 내가 자연을 좋아하는 이유다.  

     

수풀속에서 검은귀의 하얀토끼를 안고 있는 박포규 (전기자기센터 센터장)              

       

글·사진 박포규 (전기자기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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