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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주사현미경의 미래 : 더 빨리, 더 넓게, 더 깊이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2014-08-12 09:50
  • 분류지식을 나누다
  • 조회수3567

나노주사현미경의 미래
- 더 빨리, 더 넓게, 더 깊이 - 


        집적형 AFM 탐침 배열(32 x 32개) 중의 부분 사진
집적형 AFM 탐침 배열(32 x 32개) 중의 부분 사진(출처 : Nature 2009). 향후 탐침을 포함한
탐침 주사장치는 수십 배 이상 작아지고, 탐침 1 개당 속도는 지금의 SEM 보다 빨라질 것이다.
 

      

우리는 눈으로 사물을 본다. 맨 눈으로 볼 수 있는 작은 물체의 한계는 0.2 mm 정도이다. 광학현미경은 렌즈를 써서 상을 키워 그 한계를 0.2 ㎛까지 내렸고, 투과전자현미경(TEM)은 빛 대신 전자를 써서 그 한계를 원자까지 내렸다. 광학현미경은 직접 들여다 볼 수 있지만 분해능이 나노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투과전자현미경은 원자분해능을 갖지만 시료 두께가 100 nm 이하로 얇아야 한다.

일반 덩어리 시편의 나노영상을 간편하게 얻을 수 있는 것이 SEM과 AFM이다. 이 두 현미경은 나노영역을 보는 현미경 가운데서도 가장 많이 쓰이고 시장도 크다. SEM은 집속된 전자빔으로 시료위를 주사하면서, 전자빔을 맞는 시료점에서 튀어나오는 신호전자(이차전자 또는 후방산란전자)를 모아 영상을 만든다. 

 

AFM은 뾰족한 탐침으로 시료 표면을 주사하면서 탐침의 높이변화를 기록하여 영상을 만든다. 또한 이온빔을 주사하면서 이때 나오는 신호전자나 신호이온으로 상을 만드는 주사이온현미경(SIM)도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무거운 이온을 썼기 때문에 분해능이 나빠 결상보다는 식각에 주로 썼다. 그러나 분해능에서 SEM을 앞지르는 헬륨이온현미경(HeIM)이나오면서, 최근 나노주사현미경군에 합류하였다.

현미경은 기본적으로 작은 것을 키워 보는 도구이다. 그러다 보니, 분해능이 현미경의 주요사양이 되었다. 기본적으로 분해능은 집속빔 또는 탐침의 크기에 달려 있다. 엄밀한 분해능의 정의나 결정방법은 단순하지 않으며, 제조회사들에게는 상당히 민감한 사항이다.

나노주사현미경의 최고분해능은 얼추 얼마나 될까? SEM 은 0.4 nm, HeIM은 0.25 nm, AFM 은 1 nm 정도이다. 이미 극한에 이른 분해능이 앞으로 얼마나 더 좋아질지 그리고 추가로 얻는 파급효과가 무엇일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분해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영상을 얻고 해석하는 속도이다.  

 

현재의 나노주사현미경으로 300 mm 웨이퍼 전면을 검사하려면 일주일이 걸리고, 쓸만한 크기로 정밀하게 뇌의 입체지도를 만들어 분석하려면 1 년이 걸린다. 즉, ‘더 빨리, 더 넓게 그리고 더 깊게’ 영상을 얻을 수 있는 해법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

더 넓게’는 나노현미경을 산업에 쓰려 할 때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현재의 기술로 넓은 영역을 보려면 분해능이 낮아지고, 나노분해능을 원하면 넓은 영역을 보기 어렵다. 전자빔/이온빔/탐침을 이용한 검사나 공정이 실용적이 되려면, 작업면적이 최소한 눈에 보이는 정도의 크기가 되어야 한다. 가령 면적이 1 ㎟, 화소크기가 10 x 10 n㎡, 회색도가 2 8 =256 일 때, 영상 하나의 화소수는 10 10 = 10 기가픽셀 이고, 영상파일의 크기는 10 기가바이트로 웬만한 HD 영화한편보다 크다.

‘더 깊이’는 삼차원 영상기술을 말한다. 스테레오 SEM은 시료를 여러 각도에서 찍은 후 합성하여 삼차원 영상을 만든다. 스테레오 AFM은 시료를 기울여 찍거나, 측벽을 읽을 수 있는 삼차원 전용모드를 쓴다. 더 나아가 시료를 한 층씩 깍아 가면서 영상을 찍고 이를 모아서 삼차원 영상을 만들기도 한다. 이 때 층 수 만큼 영상 자료가 커진다. 예로써 삼차원 상의 부피가 1 ㎣ 이고 3D 화소가 10 x 10 x 10 n㎥, 회색도가 2 8 =256 인 영상파일의 크기는 무려 10 15 = 1 페타바이트 가 된다.

나노분해능으로 가시적인 크기의 영역을 다루려면, 그것을 여러 개의 작은 영역으로 나눈 다음, 연속해서 고속으로 주사해야 한다. 이렇게 큰 영상을 얻고, 전송하고, 처리하려면, 지금의 기술로는 시간이 너무 걸린다. 또한 공정중의 시료나 활동중인 생체시료에서 일어나는 빠른 반응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려면 초고속 현미경이 필요하다. 결국 미래의 나노주사현미경은 지금보다 수백에서 수십만배 빠른 초고속 현미경이 되어야 한다.

영상을 ‘더 빨리’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주사와 검출속도를 획기적으로 올려야 한다. 뿐만 아니라 여러 개의 전자빔/탐침을 동시에 써야 한다. 하나의 전자빔으로 초고속 주사를 하려면 전자빔의 전류가 100 nA 보다 커져야 한다. 그러나 전류가 어느 한도 이상 커지면, 분해능이 너무 나빠지므로, 큰 전류의 전자빔을 여러개로 나눈 후, 각각을 주사하여 독자적인 상을 얻은 다음 이를 모아 붙일 수도 있다. 또는 하나의 빔을 나누는 대신 개별 전자빔 발생장치를 초소형화하고 배열로 만들어 쓸 수도 있다.

한편, AFM은 속도가 느리기로 유명하다. 그러나 미래에는 미세전자기기시스템 (MEMS)기술로 탐침을 포함한 주사장치 뭉치의 전체 크기가 손톱만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AFM 측정속도가 현재의 SEM 보다도 빨라질 수 있다. 탐침배열의 크기도 1024개까지 보고된 바 있으며,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둘째, 전자빔/탐침 배열을 아주 균일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들을 초고속으로 주사하려면, 대용량의 고속제어를 해야 하고, 배열 요소의 제어신호사이에 간섭이 없어야 한다.

셋째, 앞에서 보았듯이 엄청난 크기의 영상 데이터를 취득, 전송 그리고 처리해야 한다. 최근 현안으로 떠오르는 빅데이터 기술을 초고속 현미경기술에 적용해야 한다. 인류의 4대 발명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나노/나노바이오 기술과 현미경 기술은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  

 

이 둘을 긴밀하게 연결시켜야 새로운 발견과 새로운 산업을 창출할 수 있다. 과학기술 연구의 수준을 높이고 산업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고급 현미경 기술의 확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국내 현미경 기술은 아직 규모와 수준에서 모두 부족하다. 우선 현미경기술 동향뿐만 아니라 국내 여건을 잘 살펴 정확한 로드맵을 세워야한다. 그리고 현실적인 규모의 자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을 체계적으로 늘려 나가야 한다.

글_박병천 (KRISS 나노측정센터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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