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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을 향한 행복한 동행, 극한물성연구팀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2014-07-22 09:55
  • 분류With KRISSian
  • 조회수3197

극한을 향한 행복한 동행,
극한물성연구팀

           
연구실에서 촬영한 극한물성연구팀 사진    
 

융합과 협력을 통한 시너지, 'Win-Win'이란 개념이 등장한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다. 하지만 다른 길을 가던 두 사람이 어느 날부터 같은 길을 가기란 결코 쉽지만은 않다. 특히 과학자들에게 있어서 궁극적인 목표가 같을 지라도 관점과 접근방식이 다를 경우, 서로 손발을 맞추기가 결코 쉽지 않다. 극한의 시간을 탐구하는 한 과학자와, 극한의 온도 및 압력을 연구하는 또 다른 과학자가 만나 함께 개척해 나가고 있는 길. 기술과 기술을 더해 인류의 근원적 궁금증을 풀어나가는 그들의 여정을 따라가 본다. 

화성에서 온 과학자와 금성에서 온 과학자의 만남
온도나 압력 등이 매우 높거나 낮은 극한상태에서는 물질이 상온·상압 에서와 전혀 다른 특성을 갖게 된다. 이근우 박사는 초고온이나 초저온, 초고압이나 초저압의 극한상태에서 일어나는 물성변화를 밝히는 연구를 해왔다. "이 음료수 캔은 지금 고체상태지만 만들 땐 알루미늄을 녹여서 액체 상태에서 용기형태를 만든 다음 다시 딱딱하게 굳히는 거예요. 그러면 이런 물질들이 어떻게 액체에서 고체로 변하는 것인지 그 과정을 알아내고 싶은 거예요."

 

초고온 또는 초고압 상태에서의 물성변화를 확 인하기 위해서는 2가지의 과제가 있었다. 관찰할 물질을 담는 용기가 필 요한데, 온도가 너무 높은 물질과 접촉했을 때 표면이 녹아버리거나 오 염이 생기는 등 정확한 측정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근우 박사는 2012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중부양장치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고온 의 물질을 공중에 띄워 그 특성을 측정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극한상태 의 물질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일어나죠. 그래서 그 과정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아요.” 두 번째 숙제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때마침 해결사(?)가 나타났다.

주인공은 당시 미국에서 시간분해 연구를 하다 KRISS에 들어온 이수형 박사였다. 시간분해능은 매우 빠른 시간 동안 일어나는 변화를 시간적 변화 측정을 통해 포착하는 기술로, 10-12 초에 해당하는 피코초 동안 일어나는 현상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보통 작은 것들이 빨리 움직이잖아요. 극한의 짧은 시간대에는 원자수준의 변화가 일어나요. 원자들 이 서로 붙으면서 다양한 형태가 만들어지죠. 정육면체도 될 수 있 고, 피라미드 모양도 될 수 있겠죠. 그런데 시간분해를 이용하면 그 순간들을 시간단위로 포착할 수 있어요.” 성냥개비를 놓고 열을 가 하면, 온도를 천천히 높일 경우 타지만, 순간적으로 큰 에너지를 가 하면 타지 않고 날카로운 상처가 생긴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이수형 박사는 시간분해를 통해 그 원인을 알아내고 싶었 다. 이 과제에 있어서도 중요한 필요조건이 있었다. 우선적으로 극 한상태를 구현해야 실험을 할 수 있다는 것. 이근우 박사가 개발한 공중부양장치가 그 방법을 제시해줬다. 말하자면, 출발점이 달랐던 두 연구가 한 지점에서 만난 것이다. 퍼 즐이 딱 들어맞듯 절묘한 결합이었다. 

     

공중복도에서 촬영한 극한물성연구팀 사진      

큰 포부만큼, 기대되는 큰 가치
두 사람이 가장 바라는 것은 ‘물질이 왜 생기는가?’에 대한 답을 찾 는 것. 하지만 이들의 목표처럼 극한상태에서의 물성변화 과정을 밝 혀낸다면, 철강산업 등 재료분야는 물론, 자원, 항공·우주, 국방까 지 폭넓은 분야에 적용함으로써 막대한 산업적 가치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물질을 크게 만들기 위해 조절해야 하는 인자를 밝힘으로써 자원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이며, 단백질 결정을 키우면 단 백질 유전정보와 생성과정을 알아내는 데도 큰 도움을 주게 될 것 이다.  

 

핵융합발전소에서 플라즈마를 담는 용기는 1억 ℃ 이상의 온도를 견딜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런 초고온 상태에서의 소재물성 테 스트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초저온 영역에 있어서는 다양한 생물의 유전적 특성을 밝히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가령 영하 10 ℃의 물속에 서식하는 해양생물이 어떤 유전적 특성 때문에 저온환경에서 견딜 수 있는지도 알아낼 수 있다.

이해·대화·융합으로 함께 이뤄나가는 꿈
“‘개그콘서트’ 보는 사람과 ‘프렌즈’ 보는 사람의 차이랄까요? 처음 에는 언어의 코드가 안 맞아서 힘든 게 있긴 했어요. 단어에는 뉘앙스라는 게 있잖아요. 뜻은 아는데 다른 의도로 해석해서 오해를 하 는 일도 있었죠. 어느 날은 제가 농담을 한마디 했더니, 이 박사가 제 게 어디 불편하시냐고 물어보더군요.(웃음)”  

 

어린 시절부터 미국에서 자란 이수형 박사와 유학시절을 빼곤 거의 국내에서 살아온 이근우 박사가 함께 일을 하는 데 있어서는 ‘문화’의 벽이 큰 장애물이 었다. 다행히 시간이 약이었다. 지금은 적어도 말의 의미를 잘못 이 해해 어려움을 겪는 일은 거의 없다.

오히려 실험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대화를 통해 해결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실험이 가능할까? 이런 실험을 하는 게 가치가 있을까? 이런 의문이 생기면 시도 때도 없이 이근우 박사님을 찾아가요.”, “ 이수형 박사와 토론을 하면서 저도 굉장히 많이 배워요. 서로 아이 디어를 제시하고 같이 검토해보고 될 것 같으면 시도해 보는 거죠.”  

 

아직 누구도 기술적으로 시도한 적 없는 새로운 방법, 전 세계적으 로 아직 사례가 없는 연구다보니, 시행착오가 많을 수밖에 없다. 기 술개발이란 시간을 다투는 일이기에 시행착오를 최소화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대화와 토론밖에는 방법이 없다.

기술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아이디어는 이미 나와 있다.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한 빔라인 시설과 공중부양장치도 거의 완성단 계. 내년쯤이면 이 둘을 결합시켜 실제 실험을 할 수 있게 된다. 실험 시설이 구축되면, 우선 아주 높은 온도에서 아주 낮은 온도까지 양 극에 대한 실험을 모두 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해외기술에 의 존하지 않고 극한물성변화의 원리를 규명해, 다양한 물질을 대상으 로 지속적인 연구를 이어나가는 것이 극한물성연구팀의 목표다.

“실제로 가능할까? 싶었던 아이디어들이 이제 실험을 통해 확인되기 시작했어요. 눈으로 그런 현상을 볼 생각을 하니 정말 설레요. 기자님은 감흥이 없겠지만요.(웃음)” “세계적으로 쟁쟁한 그룹들도 각자 다른 방법론을 통해 시도하고 있을 거예요. 하지만 물리의 좋은 점이 답은 하나라도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는 거잖아요. 저희는 승산이 있는 방향을 잡은 것 같고, 이제 물리적으로 해결만 하면 되니까 굉장히 행복한 거 죠. 아이들이 크리스마스선물 포장을 풀기 전에 두근거리는 마음처 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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