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를 비롯한 단위 재정의는 내년 5월 20일부터 전 세계에 걸쳐 동시 적용된다. 단위의 정의가 바뀌면 혼란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할 수 있지만, 전혀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단위 재정의가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우리가 느끼지 못할 만큼 미미하기 때문이다. 이에 과학자들은 단위 재정의에 대한 인식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 . 백수지  

단위 재정의 홍보에 본격 나선 TGSI
단위 재정의는 국제적인 합의에 따른 약속이다. 그동안 단위 재정의에 대한 수차례의 논의와 조정을 거쳐 2018년 제26차 CGPM(국제도량형총회)에서 최종 의결이 이루어진다. 그런데 단위 재정의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단위를 다루거나 사용하는 연구자, 기업, 개인이 이를 인식하고 이해하도록 홍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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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CIPM(국제도량형위원회) 회원들은 TGSI(Task Group for the promotion of the SI)를 구성, 단위 재정의 인식제고 방안을 마련하고 추진에 나섰다. 지난 1월 18일, 프랑스 파리 근교의 BIPM(국제도량형국)에는 세계 각국 표준기관 및 측정표준지역협력기구, 국제기구를 대표하는 TGSI 멤버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TGSI는 새로운 국제 단위를 홍보하기 위한 Task Group으로 2년 여 전 출범, 그동안 수차례의 미팅을 통해 홍보전략 마련을 위한 사전준비를 해왔다. 이번 회의에는 KRISS를 비롯해 미국 NIST, 프랑스 LNE, 일본 NMIJ, 영국 NPL, 독일 PTB 등 10개 국가측정표준기관 대표자와 BBC 다큐멘터리 제작자를 포함한 홍보 전문가 등 총 26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빠듯한 일정으로 치러졌다.  

먼저 이날 회의에서는 새로운 SI 로고와 ‘World Metrology Day 2018’ 포스터가 공개됐는데, 각국 표준기관은 이를 견본으로 해당국의 언어로 번역하여 사용하게 된다. 각국의 홍보현황을 공유하는 시간도 가졌는데, 미국 NIST의 경우 50만 달러를 지원하여 제작중인 다큐멘터리 를 소개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60분~90분 정도의 분량으로 ‘측정의 아름다움(On the beauty of measurement)’ 등 다양한 주제를 담아 제작될 예정이다. 타국에서 원할 경우 번역을 통해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중에 있다. 독일의 경우 과학자, 산업계, 정책입안자, 교사, 언론, SI 사용자 등 다양한 계층을 고려한 맞춤형 홍보 자료를 소개했는데 해외 여러 나라가 자료를 공유, 활용하기로 하였다.  

KRISS는 이호성 박사(홍보위원회 위원장, TGSI 한국대표)의 발표로 2017년부터 추진해온 단위 재정의 홍보활동을 소개했다. 전문가 칼럼, 인터뷰 기사를 보도하고 사보 에서 관련 특집을 기획해 연재하는 등 출판홍보를 펼치는 한편, 학생·교사·전문가 대상의 교육을 실시하여 단위 재정의 인식 제고를 위해 노력한 내용들을 소개했다. 특히 KRISS에서 제작한 키블 저울 원리 설명 동영상은 여러 나라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한편 KRISS는 TGSI 미팅의 후속조치로 연구원 내부에 단위 전문가, 국제협력실, 측정표준서비스센터, 홍보실 등 14명 내외로 구성된 ‘SI 기본단위 재정의 인식제고 TF’를 구성하여 원내 상호 정보교류, 국제 공조, 대국민 인식제고를 위한 활동을 수행하기로 했다. 언론 대상 보도자료 배포와, 기획기사 추진, 주 요 일간지 전문가 칼럼 기고, 과학전문 매거진 연재 등 언론매체를 비롯해, 사보(단위 재정의 특집 연재), 포스터, 리플릿, 해설서 제작, SI 브랜드북, SI 사용자 안내서 발간 등 출판물을 통한 홍보를 활발히 전개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학술지 논문투고와 학술세미나 및 워크숍 개최, 영상물 제작, 대한민국과학축전 등 전시를 통한 홍보 또한 추진할 예정이다.   

슬기로운 단위 생활
단위 재정의 홍보에 있어 놓치지 말아야할 초점은 단위의 정의는 ‘변화’하지만 일상생활에 ‘혼란’은 빚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단위의 정의가 바뀐다 하더라도 사람들의 일상생활에는 아무 지장이 없다. 사람들이 느끼기에는 영향이 너무 미미하기 때문이다. 표준단위 변화가 일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게 측정 과학자들의 목표이며, 기존 단위의 정의로부터 이루어진 측정이 그것의 측정 불확도 내에서 유효하게 유지되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
눈에 띄는 건 ‘과학 굴기’를 앞세운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참여의사를 보이며 어떤 국가보다 많은 투자를 하겠다고 나선 점이다. 과학기술 영역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중국이 CGPM을 자신들의 활동을 알리는 홍보의 장으로 적극 활용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대열에 들어섰다는 우리나라도 세상의 기준을 만드는 숫자 연구에 보다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