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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고 달콤한 과학-아이스크림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2017-08-18 13:17
  • 분류지식을 나누다
  • 조회수5555

 

혀끝에 닿는 느낌을 생각만 해도 우리는 벌써 시원한 느낌으로 행복해진다 . ‘ 무슨 맛을 고르지 ?’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다양한 아이스크림을 보면서 행복한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 ‘ 바닐라 맛 ?’ 그렇다면 당신은 논리보다는 영감을 더 믿는 , 조금 충동적인 성격이라고 할 수 있다 . ‘ 딸기 맛 을 골랐다면 관대하고 헌신적이며 내향적인 성격 탓이다 . 만일 초콜릿 맛 에 끌린다면 당신은 드라마틱 하고 적극적이며 유혹적이지만 잘 속아 넘어가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 또 무지개 색깔의 샤베트 를 좋아한다면 분석적이며 결단성이 있으나 비관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 ‘ 커피 맛 아이스크림을 선택했다면 순간의 열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격의 소유자일 가능성이 있다 . 그런데 아이스크림이 무엇이고 사람들은 언제부터 이 맛있는 디저트를 먹기 시작했으며 왜 우리는 그 맛의 유혹에 빠지는 것일까 ? 아이스크림 속에 녹아 있는 차갑고 달콤한 과학을 찾아 떠나 보기로 한다

사진 - 우유

아이스크림의 역사

대략 기원전 200 년 경부터 중국에서는 우유와 밥을 섞어 눈 속에서 얼려 먹었다 . 중국사람들은 냄비에 시럽 형태의 반죽을 넣고 눈과 소금의 혼합물로 겉을 싸서 얼리는 아이스크림 제조기를 처음 발명했다 . 한편 유럽에서도 알렉산더 대왕이 꿀을 섞은 얼음을 즐겨 먹었다고 하며 , 네로나 시저 등 로마의 황제들도 사람들을 높은산에 보내 눈과 얼음을 가져오게 하여 주스나 과일과 섞어 먹었다. 하지만 요즘 우리가 말하는 아이스크림과 닮은 최초의 아이스크림은 1300년대에 마르코폴로가 중국의 아이스크림 제조법을 유럽에 소개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하지만 초기의 아이스크림은 대부분 왕이나 귀족들을 위한 특별한 음식이었다. 유럽에서 대중을 상대로 아이스크림을 팔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프랑스에서 시작되었으며, 우유와 크림, 버터 그리고 계란을 섞어 만들었다. 하지만 아이스크림이 널리 대중화 되는 계기는 제이콥 퍼셀(Jacob Fussell)이 미국 펜실베니아에 아이스크림 공장을 만든 1851년부터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은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점점 더 일반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게 되었다.1870년대 독일에서 냉동기가 발명되고, 증기기관 및 전기 에너지의 활용과 자동차의 발달로 아이스크림은 생산과 운송 그리고 저장이 점점 더 용이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진 - 골라먹는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과 빙과류 족보   ?  

아이스크림 , 프로즌 요구르트 , 샤베트 , 젤라또 , 소르베 등 다양한 종류의 냉동 디저트류들은 어떻게 다른 걸까 ? 아이스크림이라고 불리는 유사한 것들의 족보를 한 번 들여다보기로 한다 . 아이스크림은 국가에 따라 조금씩 다른 규정을 가지고 있지만 공통적인 점은 일정 수준 이상의 유지방을 포함해야한다는 것이다 .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유지방분이 10 % 이상 , 유고형분이 16 % 이상이어야 한다 . 그 외에 설탕은 12 %~16 %, 공기에 의한 부풀림의 정도를 나타내는 오버런 (overrun) 100 % 미만이어야 하는데 보통 50 % 에서 80 % 정도다 . 즉 공기와 아이스크림 내용량이 거의 반반에 가깝다는 말이다 . 그 밖에도 밀도가 1 L 0.54 kg 이상이어야 한다 . 영국의 경우 유지방이 5 % 이상이며 유지방을 제외한 유고형분이 7.5 % 이상이어야 한다 . 우리나라의 경우 유지방은 6 % 이상 , 유고형분은 16 % 이상이어야만 아이스크림이라 불릴 수 있다 . 아이스크림에 계란 노른자가 들어간 것을 커스타드 아이스크림이라고 부르고 , 이탈리아 말로 아이스크림을 뜻하는 젤라또는 전통적으로 계란이나 안정제 등이 없으며 오버런이 20 %~30 % 로 낮아 밀도가 높지만 유지방이 5 % 수준이어서 엄밀히 말하면 아이스크림의 규격에는 들지 않는다 . 프로즌 요구르트의 경우도 유지방이 0.5 %~0.6 % 로 낮고 유고형분도 8 %~14 % 로 낮으며 오버런은 50 %~60 % 정도이다 . 샤베트는 유지방 성분이 1 %~2% 이고 유고형분이 5% 미만으로 아이스크림과 빙과류의 혼혈이라고 할 수 있다 . 소르베는 유지방을 포함하지 않으며 과일 주스등을 아이스크림 제조기에서 만든 빙과류다 .  

사진 - 그릇에 담긴 붉은색, 주황색 아이스크림  

우유와 공기가 만들어 내는 매직

아이스크림의 가장 필수적인 성분은 우유다 . 하지만 또 하나 필수적인 주 성분은 바로 공기다 . 만일 아이스크림 안에 공기가 없다면 아이스크림의 그 부드러움은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말 것이다 . 아이스크림 속에 공기가 가득 들어 있다는 사실은 아이스크림을 녹여보면 알 수 있다 . 아이스크림이 녹으면 부피가 현저하게 줄어드 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 이는 그 안에 갇혀있던 공기가 빠져나가면서 전체 부피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과정에서 재료를 휘저으며 공기가 들어가게 하는데 이 때 들어간 공기의 부피를 오버런 (overrun) 이라고 한다 . 오버런의 정도에 따라 아이스크림의 밀도가 달라지는데 최저는 1 L 0.54 kg 이어야 하며 고급 브랜드일수록 오버런을 줄여 밀도가 높은 편이다 . 소위 프리 미엄 아이스크림은 오버런이 50 %~60 % 정도로 낮다 . 아이스크림의 내부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0.03 mm 정도로 작은 얼음 결정 , 공기 방울 , 0.001 mm 에서 0.1 mm 범위의 크기를 갖는 공모양의 액상 유지방이 설탕이나 다당류의 용액과 우유단백질로 구성된 액상의 시럽 속에 분산되어 있다 . 아이스크림은 냉동식품이 지만 실상은 많은 내용물이 끈끈한 액상을 유지하고 그 속에 미세한얼음 결정과 공기방울이 떠있는 에멀젼이라는 특이한 상태이다 . 아이스크림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많은 설탕을 자당이나 포도당 형태로 첨가하게 된다 . 차가울 때는 단맛을 느끼는 감각이 둔해지기 때문에 아이스크림을 먹는 찬 온도에서도 달콤함을 느낄 수 있도록 많은 양의 설탕 성분이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 아이스크림이 맛있게 느껴지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지방 때문이다 . 우유는 대략적으로 물이 87 %, 지방은 4 %, 단백질이 3.5 %, 그리고 유당이 5 % 정도를 차지한다 . 물과 기름은 분자 구조의 특성 상 원래 서로 섞이지 않는다 . 하지만 우유 속에서는 유지방 방울들이 우유 단백질로 코팅되어 있어 서로 결합하지 않기 때문에 물이 주성분인 우유 속에서도 물과 분리되지 않고 잘 분산되어 있다 . 즉 우유 단백질이 좋은 유화제 역할을 하고 있다 . 하지만 아이스크림 속에서는 상황이 달라져야만 한다 . 왜냐하면 아이스크림 속에 공기를 잡아두는 구실을 바로 유지방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 즉 유지방 방울들은 이제 완전히 분산되지 말고 적당히 서로 결합하여 작은 빈 방을 만들면서 그 안에 휘젓는 과정에서 들어오게 되는 공기를 가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 이를 위해서 또 다른 유화제를 사용하게 된다 . 계란 노른자 등에 있는 레시틴 (lecithin) 이 그 역할을 한다 . 레시틴은 유단백 대신 유지방 사이에 들어가 유지방들이 적당히 결합하여 공기를 가둘 수 있게 하면서 아이스크림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 즉 안정제의 역할도 하게 된다 . 일반적으로 쓰이는 안정제는 젤라틴이나 계란 흰자 같은 단백질이다 . 여기에 바닐라와 같이 향을 내는 첨가물을 섞어 얼리게 되면 아이스크림이 만들어지게 된다 . 순수한 물이라면 0 에서 얼게 되지만 일반적인 아이스크림 믹스는 대략 영하 3 는 되어야 얼게 된다 . 그 이유는 물속에 다른 물질들이 녹아 있으면 그 양에 비례하여 어는점이 낮아지는 어는 점 내림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 어는 점 내림의 정도는 물속에 들어 있는 용질의 종류에는 상관 없이 양 ( 물속에 녹아 있는 분자나 이온 수 ) 에만 비례한다 . 예를 들어 물 1 kg 에 설탕이 342 g 들어간 용액 (1 ) -1.86 에서 얼게 된다 . 소금의 경우에는 1 몰이 58.5 g 이다 . 하지만 소금 (NaCl) 은 물 속에서 소디움 (Na+) 과 염소 (Cl-) 이온으로 분해되기 때문에 설탕과 같이 1 몰을 넣어도 설탕 1 몰을 넣을 때에 비해 두 배의 효과가 나타나 어는점이 -3.72 로 낮아지게 된다 . 바닷물이 겨울에도 잘 얼지 않는 이유이며 겨울에 눈이 쌓인 길에 소금이나 염화칼슘을 뿌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 눈이나 얼음에 소금을 뿌리면 어는점이 내려가서 녹은 얼음이 잘 얼지 않게 되며 더욱이 염화칼슘은 녹으면서 열을 내기 때문에 눈을 녹여주는 효과가 크게 된다 .  

아이스크림 성분표  

뇌를 자극하는 아이스크림

우리는 왜 아이스크림을 좋아할까 ? 시원함과 함께 달콤함과 부드러운 질감이 주는 기쁨 때문이리라 . 달콤함은 당으로부터 그리고 부드러운 질감은 지방과 공기 그리고 미세하게 분산된 얼음 결정이 만들어 낸 특별한 구조로부터 오는 것이다 . 지방과 당은 사람들의 생존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러한 음식을 먹으면 뇌에서는 보상회로가 작동하여 기분 좋게 하는 도파민이 분비된다 . 부드러운 질감 또한 기본 맛 이외에 우리가 느끼는 또 다른 형태의 기분 좋은 맛이라 할 수 있다 . 실제로 영국의 신경과학자들은 기능 자기공명영상장치 (fMRI) 를 이용한 연구를 통해 찬 아이스크림 한 숟갈을 먹는 순간 우리 뇌에서는 돈을 벌었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 활성화 되는 부위와 동일한 부위가 활성화 된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
혹시 찬 아이스크림을 빨리 먹다가 어지러움이나 두통을 느낀 적이 있는가 ? 이러한 현상을 일반적으로 브레인 프리즈 (brain freeze)’ 혹은 아이스크림 두통 이라고 부른다 . 아이스크림에 의해 입천장에서 갑작스러운 차가움을 느끼게 되면 우리의 뇌는 뇌가 차가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뇌의 앞쪽에 있는 전대뇌동맥이 팽창하면서 혈류가 급격히 증가하게 되고 이에 따라 압력이 상승하게 되어 두통을 유발한다고 하버드 대학의 연구팀은 설명한다 . 이러한 두통은 일반적으로 조금 지나면 저절로 사라지지만 따뜻한 물을 마시면 더 빨리 두통을 해소 시킬 수 있다고 한다 .

숫자로 보는 재미있는 아이스크림 이야기

국민 1 인당 아이스크림을 가장 많이 먹는 나라는 어디일까 ? 뉴질랜드는 1 년에 1 인당 28 L 의 아이스크림을 먹어 세계 1 위에 올랐다 . 2 위는 미국으로 20 L, 3 위는 호주 , 그리고 4 위와 5 위는 재미있게도 추운 북유럽의 핀란드와 스웨덴이다 . 우리나라의 경우 4.5 L 정도로 아이스크림 소비량 세계 랭킹에는 들지 못한다 . 2016 년 이코노미스트 잡지에서는 아이스크림 소비량과 OECD 국제학생평가프로그램 (PISA) 의 성취도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재미있는 그래프를 발표한 적이 있다 . 이 그래프에 의하면 PISA 성취도는 1 인당 아이스크림 소비량이 많을 수록 높아지고 있다 . 즉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을 수록 머리가 좋아진다 (?) 는 추론이 가능하다 . 하지만 성취도가 높은 우리나라나 일본 그리고 홍콩 등 동양권의 몇몇 국가들에서는 상관관계에서 많이 벗어나 있어 PISA 성취도는 높지만 아이스크림 소비량은 적었다 . 아이스크림을 가장 잘 뜰 수 있는 온도는 -14 에서 -12 라고 하며 , 와플로 만든 아이스크림 콘이 등장한 것은 1904 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세계 박람회 때 일로 , 아이스크림을 팔던 사람이 접시가 동이 나자 와플을 팔던 사람과 콤비로 장사를 하게 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한 줄기의 소나기 같이 더위를 식혀줄 차갑고 달콤한 아이스크림의 유혹이 느껴지는 무덥고 지루한 여름날이다 . 달콤한 행복이 담긴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그 속에 녹아든 달콤한 과학도 음미해 보는 여름날이 되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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