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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고 유연하게 일하는 미래의 노동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2017-07-07 08:40
  • 분류지식을 나누다
  • 조회수1589

2047 년 서울 , 노제일 (63) 씨는 이른 아침부터 출근준비를 서둘렀다 . 새로운 직장에 첫 출근을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 30 년 전인 2017 , 레지던트로 근무했던 병원이라 친숙한 곳이긴 하지만 다시 신입 의 입장으로 출근 하려니 새삼 긴장이 된다 . 당시만 해도 30 여 명의 의사가 근무했지만 의료용 로봇의 활용이 확대되면서 이제는 5 명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 제일씨 역시 이런 병원환경의 변화 때문에 직업을 바꾼 케이스다 . 무의사 병원이 늘어가고 있는 최근 상황을 생각하면 하루라도 빨리 새로운 직업을 찾길 잘한 것 같다 . 자율주행차에 타자 AI 비서가 상냥하게 인사를 건넨다 . 오늘 일정과 처리할 일 등을 말해주고 건강상태도 분석해 알려준다 . 늦지 않게 병원에 도착한 제일씨는 앞으로 함께 일하게 된 팀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

3 번째 첫 출근

2047 , 30 년 전의 예측처럼 당시에 존재했던 직업의 절반이 사라졌다 . 기사 없는 택시를 타고 출근해 , 요리사 없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 퇴근 후에는 심판 없는 경기장에서 프로야구 경기를 관람한다 . 병원의 풍경도 비슷하다 . 로봇이 진단과 처방 , 치료를 도맡아 한다 . 수술도 물론 로봇의 몫이다 . 특히 임상 결과를 분석하고 질병을 진단하는 데 있어서는 로봇이 그야말로 인간 의사보다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 제일씨가 취직한 도일병원에도 써튼 라는 진단로봇이 있는데 환자의 검사결과와 신체정보 등을 입력하면 10 초도 안 돼 치료계획을 제시해준다 . 하지만 로봇이 할 수 없는 일이 있다 . 환자의 건강상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건강을 관리해주는 역할이다 . 제일씨의 새 직업이 바로 그 분야로 , ‘ 웰니스 코치 ’, ‘ 웰니스 코디네이터 라고 부른다 .

20~30 년 전에는 병에 걸린 뒤 에 병원을 찾았지만 이제는 의학데이터를 통해 미리 질병을 관리하기 때문에 아프고 난 뒤에 병원을 찾는 경우는 드물다 . 병원은 병을 고치는 곳이기 보다 병을 예방하는 곳이다 . 이처럼 건강을 관리하는 영역은 로봇이 아닌 사람에게 더 적합하다 . 특히 제일씨처럼 의학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에게 적격이다 . 제일씨는 앞으로 맡게 될 고객들의 의학 데이터 분석 자료를 꼼꼼히 살펴보고 자신의 소견을 정리해 고객별 코칭 플랜을 짰다 . 집 근처에 원격 사무공간인 스마트워킹센터가 있어 이 정도의 업무는 출근하지 않고 처리할 수 있지만 , 입사 후 몇 달 은 이렇게 직접 병원에 출근할 예정이다 .  

로봇이 만들고 차려주는 저녁  

출근 첫날 , 일과를 무사히 마친 제일씨는 친구인 경훈씨를 만나기   위해 음식점을 찾았다 . 음식점에 도착하자 카운터에 있는 인공지능 로봇이 인사를 건넨다 . 30 년 전 캐치프레이즈였던 저녁이 있는 삶 이 너무나 당연해진 지금 , 5 시까지는 인간 요리사와 캐셔 , 점원이 로봇과 함께 근무하지만 5 시 이후에는 로봇들만 남아 일을 한다 . 로봇은 제일씨가 최근 섭취한 음식과 건강상태 , 취향 등을 분석해 메뉴를 추천해준다 . C 코스를 선택하자 로봇은 음성으로 예상 조리시간과 가격 등을 안내해준다 . 오랜만에 만난 제일씨와 경훈씨는 소소한 근황 이야기를 하며 주문한 음식을 기다렸다 . 경훈씨는 제일씨가 병원을 그만두고 1 인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받으며 가까워졌다 . 당시 병원과 관련이 없는 일을 원했던 경훈씨는 식료품구매대행 회사를 창업했었다 . 장을 보거나 요리하는 일이 번거로운 직장인이나 노인 , 장애인들을 위해 장을 대신 봐주는 사업이다 . 대량구매를 통해 저렴하게 식료품을 공급하고 , 식습관과 영양상태 등 개인의 특징에 맞는 식단과 다이어트 계획까지 세워준다 . 사업이 잘 되긴 했지만 머지않아 시장이 축소될 것이라 예측한 제일씨는 과감하게 사업을 접었다 . 경훈씨도 얼마 전 새로운 일을 시작한 터라 두 사람은 이야기가 잘 통했다 . 돈이 아닌 성취감과 즐거움을 위해 일하는 시대 . 제일씨와 경훈씨는 이번 직업이 그런 니즈를 얼마나 만족시켜 줄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 대화가 무르익을 쯤 ,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 인간 요리사의 손맛이 빠져서 1 % 부족하긴 하지만 맛은 제법 훌륭했다 . 사람의 일을 인공지능이 대신하면서 아쉬운 점도 많다 . 하지만 인공지능 덕분에 늘어난 여가시간에 더 많은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고 일 외의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다 . 일과 여가의 균형을 넘어 일과 여가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다 . 이 시대의 직업 , 직장의 선택기준은 급여가 아니라 얼마나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가이다 . 일의 힘듦이나 어려움에 대한 보상 대신 일 그 자체 를 즐길 수 있는 환경과 만 족감을 원한다 .  

개념도 (상)거대한 TV가 골라준 옷을 입고 있는 남자, (하) 로봇이 요리한 피자를 받고 있는 여자  

여유로운 시간 , 현명한 생활

꽤 긴 시간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는데도 8 시밖에 되지 않았다 . 집에 들어오자 반려견 춘심이가 꼬리를 흔들며 제일씨를 반긴다 . 제일씨가 소파에 앉자 홀로그램 TV 가 켜졌다 . 스마트홈 시스템은 제일씨의 평소 생활패턴을 분석해 스스로 작동한다 . 이 시간대에 자주 보는 쇼핑채널이 켜졌다 . 안 그래도 출근할 때 입을 옷이 마땅치 않았는데 마침 캐주얼 정장 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 피팅 버튼을 터치하자 그 옷을 입은 자신의 모습이 입체적으로 나타났다 . 이미 갖고 있는 다른 옷들과 가상 코디도 가능해 컬러와 사이즈 결정도 쉽게 할 수 있다 . 내일은 수요일 . 보편화된 주 4 일 근무제는 토 , 일요일 외에 자신이 원하는 요일을 선택해 쉴 수 있다 . 제일씨는 수요일이 휴무라 내일은 도서관에 갈 생각이다 . 쉬는 날이 많은 만큼 계획적인 지출이 필요하기에 소비적인 활동보다는 경제적인 방법으로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 제일씨는 춘심이와 소파에 앉아 영화를 보며 여유롭게 하루를 마무리한다 . 제일씨의 다음 장래희망은 애견테라피스트다 . 개의 습성과 자연치유력을 이용해 개의 질병이나 마음의 상처를 방지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조언해 주는 직업이다 . 평균수명이 100 세를 넘은지 오래 , 평생 적어도 5 가지의 직업을 갖는 게 일반적이다 . 일을 하며 사는 기간이 길어진 만큼 일을 하는 방식도 일에 대한 관념도 달라졌다 . 장인정신 대신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 . 제일씨는 꿈이 많다 . 변화는 부담이 아닌 기대로 다가온다 . 2047 , 변화된 노동의 개념은 인류에게 새로운 지속가능성이 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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