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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끝에 결정한 한국행,그리고 후회 없을 모험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2017-07-06 16:08
  • 분류지식을 나누다
  • 조회수2379

이재훈 박사는 국어를 잘 못해서 과학을 택했다는 , 웃음 섞인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 “ 어쩔 수 없어서였어요 . 다른 과목을 너무 못 했거든요 . 어렸을 때 미국에서 8 년 정도 살다가 한국에 돌아왔는데 그때부터 국어를 헤매기 시작했어요 .” 과학에 소질을 발견한 건 고등학교 때 과학부 활동을 하면서였다 . 과학부 학생들에게는 언제든 과학실에서 실험을 할 수 있는 특전 이 있었다 . 맘껏 실험을 하고 올림피아드에도 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전공이 정해졌다 . “ 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전 물리라는 학문이 가장 논리적으로 쌓아나갈 수 있는 연구대상이라고 생각해요 .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서 내가 수용해야 하는 게 아니라 기반이 잘 정립돼 있고 그 틀 위에서 논리적으로 쌓아나갈 수 있는 학문이죠 .”  

 광자 모형

연세대 물리학과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에리조나 과학센터에서 광학물리 박사학위를 받았고 켈리포니아공대에서 박사후 연구원 생활을 했다 . 그때 세부전공이 원자물리 , 양자광학이었다 . “ 양자현상은 광학에서 많이 나타나요 . 광자라고 얘기하죠 . 사실 광학분야에서 빛을 해석하다가 양자현상을 처음 발견한 거거든요 . 전 그중에서도 빛 ( 레이저 ) 을 이용해 원자를 냉각시키는 방법으로 공중에서 원자를 포획해 양자현상을 관찰하는 연구를 했어요 .” “ 한국에 오겠다고 마음먹기 전에 KRISS 에 두 번 왔었어요 . 처음 왔을 때 좋은 인상을 받았고 그래서 다음에 한 번 더 와봤죠 . 연구 환경 , 특히 연구 분위기가 좋았어요 . 프로페셔널하고 젠틀한 사람들도 인상적이었죠 . 물론 세계적인 수준에서 원자물리를 연구하는 과학자가 많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고요 .” 이재훈 박사는 박사 후 연구원 시절 가깝게 지냈던 친구의 권유가 계기가 되어 KRISS 시간센터에 둥지를 틀었다 .  

  연구실의 이재훈 박사

양자역학과 표준을 잇는 연결고리를 찾아 나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연구주제와 조직의 미션을 잘 연결시키는 것이 우선 과제였다 . 원자물리와 측정을 융합할 수 있는 연구주제가 무엇일까 . 그는 고민했다 . “ 시간센터의 목표는 원자시계를 만드는 거 예요 . 원자를 이용해서 뭔가를 측정하면 정확도가 정말 높아요 . 시간도 그 중 하나고요 . 그런데 문제는 원자시계의 규모가 엄청나게 크고 구조도 너무 복잡하다는 거예요 . 광섬유가 마구 엉켜있고 수많은 거울이 들어있죠 . 이걸 단순화하고 집적화 , 소형화해서 가지고 다니면서 측정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해보자고 생각했죠 . 그 자체가 하나의 실험실 역할을 하게 되는 거예요 .” 작은 원자시계가 있다면 현재 한계가 있는 많은 것들이 가능해질 것이다 . 우선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중력이나 가속도를 측정할 수 있고 따라서 유전을 찾는 데 유용할 것이다 . 여러 개의 센서를 어레이 형태로 연결해 중력의 변화를 측정하면 핵물질을 검출할 수도 있다 . 가장 기대되는 활용 분야는 우주산업이다 . “ 인공위성에 뭔가를 실어서 띄워 올릴 때 엄청난 가속도를 받게 되요 . 굉장히 예민한 장비일 경우 가속도 때문에 형태가 뒤틀리거나 휘어지고 복구도 되지않죠 . 당연히 원자시계도 마찬가지예요 . 그런데 크기가 작다면 훨씬 유리해요 . 크기가 작을수록 복구가 쉬우니까요 .” 원자시계 개발에 있어서는 세계적으로 미국의 하버드대학교와 켈리포니아공대 정도가 활발하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그들의 관심은 양자현상 을 이용해 새로운 현상을 발견하거나 양자컴퓨터를 구현하는 것이다 . 이재훈 박사는 표준이라는 특징을 살려 양자현상을 이용한센서 개발 , 혹은 시계를 정확하게 교정할 수 있는 장비 개발로 방향을 잡았다 . 물론 하루아침에 해낼 수 있는 일은 아니다 . “ 과제 자 체로는 이론적인 계산과 실험적으로 가능한지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까지가 목표예요 . 가능성을 확인한 뒤에는 센터의 동의를 얻어서 센터 전체적인 프로젝트로 만들어야겠죠 . 물론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일이예요 .” 결과는 분명히 나올 것이다 . 성공 가능성이 문제가 아니라 이 과제가 KRISS 의 미션에 부합도록 연구방향을 잡는 것이 관건이다 . “ 제가 얼마나 생각을 잘 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거예요 . 시간센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어떤 걸지 , 어떻게 극대화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죠 .” 과학자에게 중요한 것은 연구를 하는 것 만이 아니다 . 연구를 의미 있게 만드는것 도 연구 자체만큼이나 중요하다 . 이번 모험과제에서 그는 바로그 미션을 해내려 한다 . 이론에서 생활로 , 모험과제에서 새로운 연구줄기로 항상 뭔가를 바꿔가면서 실험을 진행해야 해요 . 예상을 빗나가는 일은 정말 자주 있는 일이죠 . 실험이 굉장히 복잡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할 수 없죠 . 그때그때 요령 (?) 을 부려서 해결해 나가야 해요 . 그건 당연한 거니까 전혀 힘들지 않아요 . 다만 서류를 만든다거나 부수적인 업무 때문에 연구를 멈춰야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런 시간이 너무 아까워요 .” 연구만 해도 시간이 부족하다 . 하지만 조바심이 나거나 마음이 급한 건 아니다 . 집중할 수 있는 여건만 주어진다면 빠르고 늦고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 “ 퍼즐이 너무 쉬우면 재미없잖아요 . 원자물리는 어려운 학문이고 실험도 오래 걸려요 . 그런데 그런 면에 제 성격이랑 잘 맞거든요 . 전 빨리빨리 하는 것보다 깊이 있게 꾸준히 해나가는 일에서 보람을 느껴요 .”  

 

이재훈 박사

굉장히 어려워서 연구가 재미있다는 이재훈 박사 . 그가 내다보는 원자물리학의 미래는 학문에서 생활로의 확장이다 . “ 원자물리는 90 년대 들어 급격하게 발전하기 시작해 2000 년대 초반까지 정말 화려했어요 . 많은 과학자들이 뛰어들었고 노벨상 수상자도 많이 나왔죠 . 이렇게 학문은 크게 발전했지만 활용까지는 접근하지 못했어요 . 미래에는 그동안 양자물리에 대해 알게 된 사실들을 기술에 적용하고 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 그러려면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이 필요하죠 . 저 역시 원자물리 를 다른 분야에 접목해서 많이 쓰일 수 있도록 하는 게 꿈이에요 .” 이재훈 박사는 분야와 분야 , 기술과 기술을 연결하고 여러 사람들과 협력해나간다면 분명 승산이 있을 거라 믿는다 . 모험과제로 시작된 이재훈 박사의 연구가 훗날 시간센터 , 그리고 KRISS 의 새로 운 연구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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