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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종이 꼭꼭 접어 보물처럼 간직했던 놀잇감 - 딱지치기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2017-07-06 14:49
  • 분류지식을 나누다
  • 조회수2977

딱지 따먹기 할 때 다른 아이가 내 것을 치려고 할 때 가슴이 조마조마 한다 .

딱지가 홀딱 넘어갈 때 나는 내가 넘어 가는 것 같다 .’ < 딱지 따먹기 > 라는 창작동요 가사의 한 대목이다 . 가사를 지은 것은 작사가 아닌 13 살 어린이 . 딱지치기가 얼마나 스릴 넘치는 놀이인지 생생하게 느껴진다 . 달력 한 장을 찢어서 방바닥에 엎드려 딱지를 접던 기억 , 먼지 낸다고 엄마에게 야단맞던 기억 , 아빠 와이셔츠 케이스에 수북이 담아 자랑스레 갖고 다녔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 손 때 묻은 딱지는 여러 번 이사 다니면서 어디론가 사라졌지만 딱지가 뒤집어질 때 그 짜릿한 손맛은 여전히 생생하다 .

 

딱지치기에 울고 웃던 시절

달력종이로 만든 딱지를 들고 의기양양하게 골목에 나선다 . 그런데 옆집 아이 손에 라면박스로 만든 딱지가 들려있다 . 그런 날은 공치는 날이다 . 연신 딱지를 잃고 만다 . 최후의 수단은 연합군작전 . 라면박스 딱지에 자신의 딱지를 뺏긴 아이들끼리 동맹 을 맺어 그 아이를 소외시키는 것이다 . “ 너랑 안 놀아 !” 하고 말이다 . 그러면 그 아이는 빼앗은 딱지들을 들고 와서 화해를 청한다 . 그 시절 아이들에겐 딱지가 엄청난 재산이었다 . 한 장 한 장 따먹는 재 미도 크지만 , 그렇게 딴 딱지들이 상자에 싸여가는 걸 보면 절로배가 불렀다 .

딱지치기 놀이는 딱지 접기부터 시작된다 . 딱지를 튼튼하게 잘 만들어야 딱지치기에서 승산이 크다 . 무엇보다 재료가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달력종이보다는 박스종이가 , 박스종이보다는 시멘트포대 종이가 훨씬 좋다 . 종이를 구하기 어려운 시절에는 다쓴 공책이나 스케치북 , 마분지로 딱지를 접기도 했다 . 새 책이나 새 공책 , 도화지 , 날짜가 지나지 않은 달력종이로 딱지를 만들었다가 혼이 나기도 했다 . 딱지로 동네 형을 이겨보려 무던 애를 썼다 . 그러다 한꺼번에 몇장을 뺏기기라도 하면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 울분이 가시지 않으면 밤새 연구 (?) 한 끝에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딱지를 만들어 날이 새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 ‘ 절대딱지 를 손에 넣는 게 그 시절 꿈이었다 . 남자아이들에게 딱지치기는 놀이이기 보다 승부에 가까웠다 .  

 

그림 - 딱지치기        

기술이 있어야 이기는 놀이

 

놀이방법은 간단하다 . 땅바닥에 딱지를 놓고 다른 딱지로 힘껏쳐서 뒤집히거나 금 밖으로 나가면 따먹는 놀이다 . 가위 바위 보를 해서 진 아이가 딱지를 땅에 놓으면 이긴 아이가 자기 딱지로 그 딱지를 힘껏 내리친다 . 바람과 반동을 일으켜 밑에 있는 딱지가 뒤집히게 만드는 것이다 . 다른 아이의 딱지가 뒤집히면 먹고 다시 칠 수 있지만 , 뒤집히지 않으면 차례가 넘어간다 . 오른손잡이는 왼발을 , 왼손잡이는 오른발을 딱지 옆에 대고 하는 게 좋은데 , 이때 발을 딱지에 바짝 대면 바람이 강해져 더 잘 뒤집힌다 . 딱지를 살짝 밟아서 한 쪽이 들리게 하는 것도 하나의 요령이다 . 때로는 딱지를 밟았느니 안 밟았느니 하며 다툼이 벌어지기도 한다 .

딱지종이는 두껍고 클수록 좋은데 가장 뒤집기 힘든 딱지는 방석딱지다 . 사방을 같은 길이로 접은 것인데 안에 두꺼운 종이를 넣어 접기도 한다 .

밀어내기라는 놀이방법도 있다 . 넘겨먹기와 함께 가장 널리 행해졌던 방법이다 . 일정한 구역을 정한 다음 자기 딱지로 다른 아이의 딱지를 쳐서 그 구역 밖으로 내보내면 따먹는 방법이다 . 먼저 땅이매끈한 마당이나 공터에 직경 1~2 m 의 원을 그리고 , 가위 바위 보 로 누가 선 공격을 정한다 . 진 사람은 딱지를 원의 중앙에 놓고 , 이긴 사람은 자기 딱지로 진 사람의 딱지를 내려쳐 원 밖으로 나가게 한다 . 딱지가 원 밖으로 나가면 쳐낸 사람이 그 딱지를 따게 된다 . , 자신의 딱지는 원 안에 있어야 한다 . 자기 딱지와 상대 딱지가 모두 밖으로 나가면 무효가 되고 상대방에게 순서가 넘어간다 . 오히려 자기 딱지가 원 밖으로 나가고 상대 딱지는 나가지 않을 경우 이라 해서 그 딱지를 상대에게 뺏기게 된다

  오래된 딱지

그림딱지와 고무딱지

종이로 접은 딱지 말고도 그림이 인쇄된 종이를 오려낸 그림딱지도 있다 . 이런 딱지는 주로 문구점에서 판다 . 주로 어린이들이 좋아할만한 만화영화 캐릭터가 그려져 있다 . 원형이 가장 일반적이지만 , 사각형 , 별모양 , 다이아몬드 모양의 딱지도 있다 . 방법은 이렇다 . 여러 장의 딱지를 골고루 섞어 두 손에 쥔 다음 한손을 내민다 . 이 때 자신도 어떤 딱지를 가졌는지 모른다 . 상대도 딱지를 섞어 손에 잡히는 만큼 내민다 . 그리고 계급 , 글자 , 숫자 가운데 하나를 정한 다음 , 서로 손을 펴 보인다 . 계급으로 정할 경우 높은 계급이 나온 쪽이 이기며 , 손에 쥔만큼 남에게 준다 . 계급이 같으면 다른 계급이 나올 때까지 다음 장으로 넘어간다 .

이밖에도 다양한 놀이방법이 있다 . 충남 부여지역에는 별 많이 , 별 낮이 , 글 많이 , 글 낮이 , 번호높낮이라 불리는 딱지놀이가 있다 . 별 많이는 딱지의 별 수가 많은 아이가 딱지를 따먹는 놀이다 . 가위 바위 보에서 이긴 아이가 바닥에 엎어놓은 다른 아이 딱지 가운데 하나를 골라 자기 딱지로 친다 . 뒤집힌 딱지의 별 갯수가 자기 딱지의 별 개수보다 적으면 따먹는다 . 별낮이는 반대로 별이 적은 사람이 먹는다 . 글많이 , 글낮이 , 번호높낮이도 마찬가지이다 . 날려 먹기라는 특이한 방식의 딱지놀이도 있다 . 여러 명이 딱지를 약지와 새끼손가락으로 집어 날려서 가장 멀리 보낸 사람이 전부 다먹는 놀이다 . 전쟁놀이는 앞의 놀이와 따는 방법은 같은데 태극기 , , , 하늘 , 대포 , , , 사람 , 동물 순으로 서열이 매겨진 그림으 로 승부를 결정한다 .  

최근에는 고무딱지도 판매되고 있다 . 주로 유행하는 만화영화 주인공 캐릭터들이 그려진 딱지로 아파트와 같은 실내공간에서 놀이하기에 좋다 . 물론 종이딱지보다 그림이 화려하고 절대 넘어가지 않는 딱지도 있다 . 심지어 고무딱지 뒤에 동전을 끼워 놀이를 하는 동전딱지도 나왔다 . 사행성을 조장하는 만큼 아이들이 동전딱지를 사서 놀지 못하도록 어른들의 지도가 필요할 것 같다 . 아이들은 세상을 몸으로 경험한다 . 감각을 통해 직접 외부현상을 느끼고 경험하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 . 딱지치기가 바로 그런 놀이이다 . 딱지치기라는 예부터 전해오는 건전한 우리 놀이가 어른들의 욕심 때문에 오염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

딱지치기 중인 아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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