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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S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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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의, 미래를 바꾸다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2017-02-22 09:27
  • 분류Issue Report
  • 조회수2719
나무 부둣가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소녀와 개

세상은 변하고 있다. 개인의 삶을 넘어 가족의 개념도 달라졌다.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핵가족 시대의 가족 개념도 이제는 전통적인 가족으로 봐야 한다. 통계청에 의하면 2015년 우리나라에 등록된 가구 수는 약 1,900만 이다. 그 중 520만 가구인 27.2 %는 1인 가구이다. 여기에 2인 가구수를  합치면 전체 가구의 50 %를 넘는다. 이제 1인 가구, 2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흔한 현상이 되었다. 1인 가구의 특징은 대도시에 몰려있다는 것이다. 1인 가구의 비율은, 경제활동이 가능한 도시지역에서는 79 %이며, 수도권에서는 약 50 %이다. 이에 비해 비도시지역에서는 21 %에 불과하다. 1인 가구가 20, 30대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통계에 의하면 1인 가구는 20대부터 70대 이상까지 고른 비율로 분포되어 있다. 

거실 소파에 앉아 창밖의 밝은 햇살을 바라보는 남자


1인 가구의 증가
1인 가구라고 해서 모두 화려하고 자유로운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다. 형편은 제각각이다. 고수익 1인 가구 외에도 취업 준비를 하는 20, 30대가 있다. 물론 은퇴한 세대와 독거 노인의 형태도 존재한다. 이러한 1인 가구의 증가 원인은 한 가지로 규정할 수는 없다. 복합적인 원인을 배경으로 한다.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증가했고, 개인주의 가치가 확산되었으며, 치솟는 물가와 집값 등 경제적인 이유도 있다. 또 과거에 비해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율이 높아지며 결혼 보다는 개인의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경향도 하나의 이유로 꼽힌다. 경제, 사회, 문화적인 복합요인이 화려한 싱글 집단을 낳은 것이다. 혼자 사는 삶을 선택한 자발적인 1인 가구 집단은 자신의 삶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성향을 갖는다.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은 시장이다. 시장은 1인 가구를 겨냥한 문화와 쇼핑, 운동과 건강 관련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유행하던 큰 평수의 아파트들 보다는 작은 평수의 1인 가구를 위한 아파트가 인기인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도시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핫플레이스도 대부분 싱글을 겨냥한 싱글들의 아지트로서 기능하며, 1인 가구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한편 1인 가구 증가의 또 다른 축은 빠른 고령화로 인한 노인 세대가 이룬다. 65세 인구가 전체 인구의 10 %를 넘어서면서 배우자 없이 혼자 사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사회문화적인 현상인 기러기 가족, 높은 이혼율 등으로 혼자 사는 사람의 인구는 지속적으로 늘어가는 추세다. 아직 직업을 갖지 못 한 20~30대 취업 준비생과 비정규직 1인 가구들도 많은 수를 이룬다. 그들은 주로 수도권과 같은 대도시에 거주한다. 높은 물가와 주거비로 인해 경제적 부담을 짊어지고 있어, 결혼과 출산 등 가족을 이루기 버거워하는 세대이다. 경제 사회적 취약 계층인 그들은 강제적으로 혼자 살아가는 1인 가구인 셈이다.

지도를 보며 핸드폰을 검색하는 모습

새로운 형태의 가구
대도시에 몰린 1인 가구와 2인 가구는 새로운 형태의 가구 문화를 낳았다. 도시의 높은 주거비용 탓에 주거빈곤율을 겪는 청년들이 중심이다. 그들은 거주 공간을 공유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보증금이 적고 비교적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공유주거는 오늘날 새로운 형태의 가구라고 할 수 있다. 급증하는 셰어하우스는 2015년 기준으로 5천여 개를 이뤘다. 1인 가구의 현재 증가세를 바탕으로 2020년에는 1만 개의 셰어하우스가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에서는 대학생 5명이 셰어하우스에 거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셰어하우스는 원룸 보다 보증금과 월세가 저렴하다. 넓은 거실과 부엌 등을 공유하며 입주자들과 커뮤니티를 형성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커뮤니티에서는 주기적으로 파티를 하거나, 워크샵 등을 개최하기도 한다. 거주자들과 다양한 활동을 통해 1인 가구가 느끼는 정서적 외로움을 채워주는 역할도 한다. 아직 셰어하우스 이용자는 청년층이 주를 이루지만, 앞으로 공유주택 문화는 더 폭넓은 연령대로 번져나갈 것이다.

청춘시대 포스터

변화에 대응하는 과학기술
1인 가구 시대의 우리 생활은 어떻게 달라질까? 이미 기업들은 1인 가구를 위한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기반은 인공지능과 로봇이다. 의사보다 더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을 세우고, 도로에서는 자율주행 차량이 시범 주행을 하고, 몇몇 신문 기사는 인공지능이 기자를 대체했다. 인공지능은 머신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사용자에 대해 빠르게 학습해가고 있다. 가정용 인공지능하면 떠오르는 것은 가사를 돕는 로봇일 것이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로봇 ‘페퍼’는 사용자와 의사소통이 가능한 가사 로봇이다. 스마트폰이 제공하는 날씨나 콘텐츠 재생 같은 기초적인 정보을 알려주는 것부터 사용자의 목소리와 표정을 인식하는 능력도 갖췄다. 집주인이 슬픈 표정을 지으면 위로를 건네고, 긴 시간 동안 반응이 없으면 위험한 상태로 간주해 주변 사람에게 알리는 기능도 갖췄다. 사용자의 정서적 안정과 비상시 긴급 연락은 1인 가구에게 꼭 필요한 요소다. 든든한 집사인 셈이다. 더 나아가아내 역할을 자처하는 로봇도 있다. ‘게이트박스’는 인공지능 홀로그램이다. 홀로그램 형태의 미소녀 캐릭터가 높이 50 cm 짜리 원통 안에 들어있다. 그녀의 이름은 ‘아즈마 히카리’. 혼자 사는 남자를 위한 인공지능 아내로 나이 스무 살에 키는 158 cm, 애니메이션 감상이 취미이고, 계란프라이를 잘 만들며 도넛을 좋아한다. 그녀는 실제 아내처럼 출근 시간이 되면 상냥하게 남편을 깨워주고, 외출 시에는 어서 오라거나 보고 싶다는 메세지도 보낸다. 퇴근 시간을 알려주면 그에 맞춰 목욕물을 데우고, 사물인터넷에 연결된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한다. 게이트박스의 특징은 혼자 사는 남자의 취향을 정확히 파악해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외로움을 달래주는 것이다.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이와 같은 특정 취향을 겨냥한 인공지능 서비스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며, 혼자 사는 사람들의 정서적 교류와 편의를 제공할 것이다.

하얀색 인간형의 두 로봇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관계의 변화
과거에는 혼자 산다는 것이 고립을 뜻했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의 등장은 관계 맺기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우리는 새로운 사람, 주변의 지인들과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관계를 맺는다. 실시간으로 상대방의 상태를 파악하게 됐다. 자신의 근황을 알리거나, 생각이나 고민을 게재하면 지인들은 그에 대해 반응한다. 그것만으로도 혼자라는 생각이 조금은 덜어진다. 상대가 내 포스팅에 반응을 하면 우리는 그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믿게 되었다. 상대방의 소셜미디어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서로의 근황을 확인하니 굳이 전화나 만남을 가지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또한 소셜네트워크는 취향을 기반으로 인간 관계를 맺을 수 있다. 현실에서는 알고 싶지 않은 사람과도 교류를 해야하지만, SNS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알고 싶은 사람의 이야기만 선택해서 받아 보며 소통한다. 메신저의 등장 또한 만남의 필요성을 줄였다.여럿이 한 공간에서 모임을 갖던 것 보다 단체 카톡방에서 대화하는 경우가 이제는 더 익숙해진 것이다. 만남의 횟수는 줄어들었지만 소통의 횟수는 늘어났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소셜 네트워크
를 통해 자신과 취향이 같은 사람과 교류하고, 만남 없이도 정서적 유대감을 지속하게 됐다. 소셜네트워크는 1인 가구가 겪는 정서적 불안감을 채우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소셜네크워크가 외로움을 완벽히 제거한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과의 교류가 가능하고, 직접적인 인간관계로 인한 피로를 덜어주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앞으로 가족이란 개념은 어떻게 달라질까? 혈연 중심의 전통적 가족은 분명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그 가족이 꼭 한 곳에 모여 살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취향과 정서, 경제적 상태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거주지를 공유하거나, 각자의 미디어를 통해 감성을 공유하는 방식의 삶이 보편화 될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니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혼자만의 생활에 익숙해지는 것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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