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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행복한 삶을 결정하는 건강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2016-10-12 09:51
  • 분류Issue Report
  • 조회수1849


2020년, 대한민국 노인인구 비율은 전체 인구의 15 %에 달할 전망이다. 그리고 2050년에는 그 비중이 더 늘어나 세계 최고령국이 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인구 고령화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 우선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정량적 가치보다 질적인 가치로 화두가 옮겨갈 것이다. 특히 건강이 삶에서 갖는 중요성이 현격히 높아질 것이다. 100세 시대는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때는 축복이 되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재앙이 될 수밖에 없다. 100세 시대가 나에게 행복이 될지, 불행이 될지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은 바로 건강이다.



건강이란 무엇인가

건강한 삶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건강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건강의 정의를 ‘질병에 걸리지 않거나 허약하지않고 완전한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안녕 상태’로 규정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완전한 안녕 상태’가 어떤 의미인지 잘 와 닿지 않는다. ‘완전하다’는 것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과학철학자들은 이런 모호성을 들어 WHO의 건강 정의는 불완전하다고 평가하면서 철학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학철학자들의 입장은 크게 둘로 나뉜다. 먼저 자연주의적 접근을 통해 건강을 정의 하려는 시도이다. 자연주의자들은 가치와 무관하게 온전히 과학적 근거에 기초해서 건강을 객관적으로 정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즉 순수한 생리적 상태에 대한 생물학적 설명에 의거해 건강을 객관적으로 정의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반면 규범주의자들은 건강은 사회적 가치에 따라 정의되는 대상으로, 사람들의 도덕적 가치 판단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건강하다고 부르고 싶어 하는 생리적, 심리학적 상태’가 바로 건강이라는 것이다. 동성애를 예로 들 수 있다. 과거 미국정신분석학회는 동성애를 건강하지 못한 상태, 곧 질병으로 간주했다. ‘동성애는 도덕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가치 판단이 개입된 것이다. 과학자들은 건강을 온전히 생물학적인 기준으로 정의하려는 입장, 반대로 온전히 사회적 가치에 의해 정의된다고 보는 입장 모두를 지양한다. 대신 새로운 기술의 출현, 산업 환경의 변화와 같은 사회적 요소들에 의해 건강 개념이 변화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들 중에는 오늘날 건강의 의미는 질병이 없는 상태를 넘어 위험을 줄이는 것까지 포함하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실제로 현대인들은 예방과 치료를 동의어로 인식한다. 잉여건강(surplus health)은 이 시대의 새로운 건강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맞춤의학 시대

잉여건강의 등장은 예방의학 및 맞춤의학의 발전을 가져왔다. 예방의학은 치료의학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환자 발생을 막는 것이 목적이며, 그 대상은 아픈 사람이 아닌 건강한 사람이다. 사실 예방의학은 고대부터 존재했다. 그리스신화에 의하면 전지전능의 신인 아폴론의 아들 아스클레피오스(Aesculapius)는 의술의 신이며, 그의 딸 히기에이아(Hygeia)가 건강의 신이라 한다. 오늘날 위생학을 하이진(hygiene)이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질병과 환경을 연결시켜서 생각한 최초의 인물은 그리스의 의학자인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다. 그는 의학은 계절의 영향,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하며, 마을을 만들 때는 방위·풍향·일출을 고려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하였다. 고대 인도에서도 해마다 되풀이되는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주거환경, 음식, 의복, 목욕, 운동 등에 관한 규정을 만들어 시행했다.

예방의학의 큰 특징은 개인지향적이라는 점이다. 이런 예방의학에서 분화, 발전된 개념이 맞춤의학이다. 맞춤의학이란 용어는 매우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미국과학기술자문위원회(PCAST)는 ‘각 환자의 개별적 특성에 맞춘 의학적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과거의 의학은 서구의 백인 중년 남성만을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백인 중년 남성에 대한 연구결과를 유색인종, 여성, 유아 및 청소년, 노인에게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맞춤의학은 이러한 보편성이 아닌 개별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개인의 유전적 특성 고려(Personalized), 건강상의 문제를 미리 예측하고 대응(Predictive), 질환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건강관리에 치중(Preventive), 보건의료의 제반 활동에서 환자 및 일반인의 참여를 강화(Particiapatory) 한다는 새로운 보건의료 시대의 슬로건(4P)은 맞춤의학과 맞닿아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맞춤의학 시대에 개인 맞춤의 성격과 예방 성격이 결합되면서 잉여건강 관념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건강검진 시대

예방의학과 맞춤의학의 발전과 함께 수요가 급증한 것이 건강검진이다. 혈액검사, 소변검사, 혈압측정, 내시경, 시력 및 안압측정, X선 촬영, 초음파, 종양표지자 검사, 심전도 검사는 기본이다. 신체계측, 비만도 및 체지방 측정은 물론, 골밀도검사, 자율신경계 검사, 신체기능 및 체력측정, 치매검사, 노화증상평가, 미세단백뇨, 심뇌혈관 질환 혈액검사, 경동맥 도플러 초음파, 삼차원 CT, 뇌MRI/MRA 등 이름도 생소한 각종 검사들이 프리미엄 건강검진이라는 이름으로 제공되고 있다. 이밖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검사들이 병원을 통해 막대하게 소비되고 있다. 이처럼 사람들은 질병에 걸리지 않았는데도 정기적으로 각종 검사들을 받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각에서는 이를 병원의 상술에 현혹된 것이라고 말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건강 개념이 확장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WHO의 정의가 유효하다면, 어떤 질병도 없고 정상적인 삶을 영유하기만 한다면 사람들은 굳이 이런 노력들을 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전혀 필요하지 않은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하는 것처럼 과장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적절한 검사는 질환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이제는 건강검진의 종류보다 질을 생각해야 할 때다. 아무리 자주, 많은 검사를 받는다 하더라도 검사결과가 정확하지 않다면 시간 낭비, 돈 낭비일 뿐이다. 진단기술을 믿을 수 있을 때 진정 인간의 행복을 위한 맞춤의학시대, 건강검진 시대가 실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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