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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고 안전한 유량측정으로 새는 물 막는 사람들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2016-08-17 16:15
  • 분류지식을 나누다
  • 조회수2782
유량표준 연구를 통해 체계적인 물 관리체계를 확립해 나가고 있는 유량연구실 멤버들

가정에서 사용하는 수돗물 혹은 전기 등의 사용량을 측정하는 계량기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계량기에서 측정하는 값에 따라 가정의 수도요금 혹은 전기요금 등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계량기 측정에 오류가 있을 경우, 그로 인한 피해는 수도요금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물과 전기를 공급하는 업체에까지 손해를 끼칠 수 있다. 거시적으로 봤을 때 국가적으로 손해를 일으키는 셈이다. ‘새는 물’을 막는 비밀을 간직한 곳, KRISS 유량동을 찾았다.


액체유량 표준시스템은 물이나 기름을 사용하는 유량계의 측정값을 교정하기 위한 장치로, KRISS에 구축된 시스템은 최대 2,000 m3/h의 액체유량을 측정할 수 있다.

기존 용량보다 5배 커진 대용량 유량측정 시스템
“많은 분들이 유량측정에 대해 다소 생소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마 용어 자체가 한 번에 와 닿지 않기 때문일 거예요. 하지만 유량측정 업무는 우리 생활 곳곳에 아주 깊숙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수도 계량, 가스 계량, 난방열량 계량 등 이 모든 게 ‘유량측정’ 이니까요. 만약 유량측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가정에서는 수도요금 등을 더 내야하는 상황이 올 수 있어요. 민감한 문제와 연결되기 때문에 유량측정을 정확하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인식하기 전에는 잘 모르지만 알고 보면 생활 속에서 유량과 연관되지 않는 곳이 거의 없다. 유량측정 시스템이 정확히 관리되는 게 중요한 이유다. KRISS는 지난 2014년 체계적인 물 관리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대용량 액체유량 표준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유량동 신축 배경을 설명하고 있는 최해만 박사.

해당 시스템은 최대 2,000 m3/h의 물 유량을 측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는 기존보다 약 5배 커진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2,000 m3/h란, 시간당 2,000 톤의 부피유량을 의미하는 단위로, 250 L 가정용 욕조를 약 0.5초 만에 채울 수 있는 속도다. 해당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해야 했던 이유는 측정의 정확도 때문이다. 액체유량 표준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기 전에는 최대 400 m3/h 이하의 액체용 유량계에 대해서만 교정을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용량으로는 수자원이나 플랜트 분야에서 요구하는 대용량 유량계 측정품질을 보증하기 힘들다는 어려움이 늘 한계로 지적됐다.
“기존에는 유량 400 m3/h이 넘어가는 산업용 배관을 사용할 경우 여러 개의 유량계를 병렬로 연결해야 했습니다. 이에 따른 설치 공간과 비용이 배로 들었죠. 병렬로 이용하지 않고 하나의 대용량 액체유량계를 설치하더라도 정확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해외 표준기관들로부터 설비에 대한 검증을 요청해야만 했습니다. 이젠 KRISS 자체적으로 대용량 액체유량계를 구축한 만큼, ‘새는 물’뿐 아니라 ‘새는 비용’까지 막을 수 있게 된 셈이죠.”


유량연구실 전세종 박사가 대용량 액체유량 표준시스템을 통해 유량을 확인하고 있다. ⓒKRISS


유량측정 연구를 위한 맞춤형 연구시설
유량측정 연구를 위해 새롭게 건립된 유량동 건물은 그야말로 연구 맞춤형 시설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에는 유량측정 시스템이 야외에 설치돼 있어 연구에 있어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아 측정 정확도를 높이는 데 애로점이 있었다. 겨울에 한파가 몰아닥칠 때는 물이 얼어, 각종 난방기기를 동원해 파이프와 물을 녹이는 작업을 해야만 했다.
“1년 중 4개월 동절기에는 SI 단위로 측정 소급성을 유지·보급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곤 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일련의 대응책이 필요하다는데 모두가 공감하고 있었어요. 임시방편으로는 한계가 있다 보니 건물 자체를 짓게 된 거죠. 건물이 신축되기 전, 가건물 안에 측정 시스템을 놓은 적이 있는데‘비’는 피할 수 있지만 ‘빛’은 피할 수 없더라고요. 여름에 뙤약볕이 내리쬐면 온도가 급격하게 올라 연구에 차질이 생기곤 했습니다.” 결국 유량측정을 위한 건물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특히 유량동 건물은 다른 측정 연구동과 달리 건물 구조가 시스템 맞춤형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었다. 연구진이 건물 설계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입된 이유다.
“대부분의 연구실은 외부 건축사가 설계하고 지으면, 이후 완공된 건물 안에 장비를 이전합니다. 하지만 유량동 건축은 예외였습니다. 타워의 규모가 미리 설계에 반영돼야 했고, 저울, 물 저장소 등을 미리 구축한 후 그것을 감싸 안는 형태로 건물이 만들어져야 했습니다. 때문에 실제로는 거의 자체적으로 설계를 진행한 셈이에요. 측정 장비는 저희가 더 잘 아니까요.” 유량동의 면적은 약 1,000 m2 정도다. KRISS의 여러 연구시설중에서도 매우 넓은 편에 속하는 크기다. 대용량 유량측정이 가능한 시스템인 만큼, 측정을 위한 이상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배관의 부피도 커져야 했다. 그래서 전체 건물의 크기가 자연스럽게 확대될 수밖에 없었다.
“건물을 짓는데 데 약 2년 정도 소요됐습니다. 설계할 때는 ‘정확성’과 ‘안정성’에 주안을 뒀어요. 두 가지 요소가 기본이죠. 유량측정 시스템이 건물 안에 들어오니, 확실히 이전보다 정확성이 높아졌습니다. 겨울에는
10 ℃ 이하로 떨어지지 않게 하고, 여름에는 30 ℃가 넘지 않게 조절합니다. 이를 통해 배관을 흐르는 유체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연구 결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 건물이 지어진 후
가장 좋은 점은 하나의 공간에서 전체적인 제어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전에는 큰 시스템과 작은 시스템이 각각 다른 곳에 놓여 있었어요. 때문에 이를 관리하는 것 역시 쉽지 않았죠. 헌데 새롭게 구축된 건 물에서는 두 시스템이 통합돼 있어 실험자 입장에서 훨씬 편리합니다. 덕분에 실험의 효율성도 높아졌죠.”
오차를 줄이고 간격을 좁히고 새롭게 구축된 건물은 실험자의 업무환경만 개선한 게 아니라 실험 결과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기존에는 측정 불확도가 0.09 % 정도였지만, 장치를 옮김으로써 0.06 % 까지
불확도를 낮출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수자원량이 많지 않습니다. 153개국 중에서도 129위에 해당할 정도로 물부족 국가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물이용 가능성 지수를 살펴보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147개국 중 43위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입니다. 관리가 어느 정도 잘 됐기 때문이죠. 헌데 여기에 새로운 시스템이 활용되고 있으니 가시적 성과도 속속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저희는 주로 공사들과 함께 일을 하는데, 수자원공사, 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등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찾아주고 있습니다. 지역난방공사의 경우 유량계를 체크해 고장 원인을 분석하는 일을 성공적으로 끝냈습니다.”


유량동 설계에 참여했던 연구원들이 당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KRISS의 액체유량 표준시스템의 최대 유량은 일본, 독일, 프랑스 표준기관과 함께 세계 상위 수준에 든다. 때문에 전국 배관망에 설치된 유량계의 정확성을 매우 높일 수 있다. 앞으로 유량동 연구원들은 KRISS의 전체 연구 미션에 발맞춰 시스템을 안정화하는 일에 매진할 계획이다. “유량동 신축을 통해 대용량 유량측정의 효율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따른 물 부족 사태의 피해도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을 안정화 시키고 다른 산업체 종사자들과 협업이 가능하도록 협력망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그렇다면 더욱 이상적인 연구 시스템이 만들어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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