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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S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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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트저울실험실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2016-06-17 16:06
  • 분류지식을 나누다
  • 조회수2955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
정확한 1 ㎏ 값을 찾아가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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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트저울실험실(첨단동)



과학기술 없이는 한시도 살 수 없는 세상이다. 눈 뜨는 순간부터 잠들 때까지 누리는 모든 것이 과학기술의 결과물이다. 당장 사용할 수 있거나 쉽게 느낄 수 있는 혜택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미래의 더 나은 삶을 +위해 과학기술이 해야 할 일들이 있다. 전 세계인이 사용하는 단위를 더 정확하게 만드는 일, ‘단위 재정의’도 바로 그런 영역이다. 와트저울 개발을 통한 새로운 질량표준기 구축을 위해 꾸려진 KRISS 와트저울실험실. 정확한 1 ㎏의 값을 구하는 것이 그들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첨단동 지하1층의 아주 예민한 저울
국가측정표준 확립 및 유지, 향상을 위한 정밀 측정 연구실들이 들어서 있는 첨단산업측정인증동. 정밀측정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요소를 차단할 수 있도록 세계 최고 수준의 제어 시스템을 갖춘 이 건물 지하1층에, 예민 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장비가 있다. 사람 발걸음 같은 미세한 진동까지 완벽 차단 하도록 초정밀 에어스프링과 무게 수십 톤의 콘크리트 블록 위에 놓여 있는 이 장비의 이름은 ‘와트저울(와트밸런스)’이다.
와트저울은 현재의 1 ㎏의 기준, 즉 질량원기(백금과 이리듐을 혼합해 만든 원기둥 모양의 물체)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는 새로운 질량표준이다. 물질형태인 질량원기가 공기 중 불순물 등에 의해 조금씩 변함에 따라, 세계의 과학자들은 이를 대신할 새로운 질량표준 개발에 나섰다. 과학자들이 도출한 여러 아이디어 중 유력한 대안으로 좁혀진 것이 아보가드로 상수 방식과 와트저울 두가지다. 와트저울은 전기적인 일률과 역학적인 일률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조셉슨 효과와 양자홀효과와 같은 거시적인 크기에서 나타나는 양자현상을 이용하여 플랑크 상수를 측정하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려면 영국, 미국, 프랑스, 스위스 등 일부 선진국만 개발할 정도로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며 국내에서 개발에 나선 것은 KRISS가 최초였다.



Since 2011, 종이 한 장에서 와트저울이 만들어지기까지
“진동은 물론 온도 변화나 부력 등이 측정결과에 영향을 끼치거든요. 사실 겉으로 보이는 건 메인시스템이 아니라 진공챔버라는 건데요, 공기를 모두 제거한 큰 통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대류나 공기 굴절률, 부력에 의한 효과를 차단해서 측정 정밀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이광철 박사)” 적합한 환경을 만드는 것만 해도 이렇게 까다로운데, 지금까지의 여정이 쉽지 않았을 거라 짐작된다. 연구팀은 2011년 기획과제를 통해 와트저울에 대한 사전조사연구를 실시했고, 2012년 4월부터 ‘와트저울을 이용한 신(新) 질량표준기 구축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후 3년에 걸쳐 시스템을 설계해 2014년 8월 와트저울 메인시스템과 진공챔버 제작을 완료했다. 이를 기반으로 2015년에는 영구자석이 도입 되면서 본격적으로 와트저울을 구동, 현재 측정시험을 계속하면서 문제점들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 “메인시스템을 제작했다고 해서 끝난 것이 아니에요. 정밀도와 안정도를 높이기 위해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그동안 연직선 방향으로 코일을 움직이기
위한 추가적인 기능을 개발해왔고, 현재는 진공챔버 내에서 테스트를 하고 있어요. 본격적인 시작은 지금부터죠.(우병칠 박사)”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목표에 한 단계 한 단계 다가가는 즐거움이 있다. “연구를 시작할 당시엔 와트저울을 논문에서만 봤지 실제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어요. 머릿속에 있는 그림이 전부였죠. 그런데 지금은 하나씩 하나씩 눈앞에 만들어지고 있잖아요. 그게 기쁘고 뿌듯해요.(이광철 박사)”
2018년 질량 재정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 되는 가운데, 그 전년도까지 높은 정밀도로 플랑크 상수를 측정하는 것이 와트저울실험실의 1차적 목표. 그렇게만 된다면 KRISS가 명실상부한 선진 표준기관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KRISS 와트저울이 쓸 세계 질량의 새 역사 
와트저울을 연구하고 있는 기관은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힌다. 하지만 영국 표준기관(NPL), 미국 국립표준연구소(NIST)가 30여 년 전부터, 프랑스 국립실험연구소(LNE), 스위스 연방계량인증국(METAS) 등이 10여 년 전 부터 시작한 데 비하면 KRISS는 아직 첫 발을 내딛은 정도다. 하지만 와트저울 연구에 있어서는 순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경쟁이라는 의미가 크지 않아요. 제품기술 같은 경우는 1등이 아니면 의미가 없지만, 단위 재정의는 1등 혼자서 완성할 수 없고 여러 기관이 협력을 해야 해요. 그렇기 때문에 재정의에 기여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김동민 박사)” 

표준은 신뢰성이 기반이 돼야 하기 때문에 상호비교가 필수적이며, 그러므로 특정 기관이 단독으로 단위를 재정의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와트저울 개발에 성공하면 우리나라가 질량 재정의에 대한 국제적 논의와 결정 과정에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되고, 재정의가 이뤄진 이후에도 그 값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와트저울이 필요하다. ‘우리 손’으로 와트저울을 완성해야 하는 이유이다. 소신을 갖고 연구하고 있지만 솔직히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다. 2012년 연구를 시작한 이래 논문 성과는 와트저울 설계에 관한 논문 1편이 전부. 일반적인 과제평가 기준에 따르면 마이너스 점수다. 하지만 장비를 설계하고 개발하는 데 긴 호흡이 필요하기에 감수해야하는 일이다. 그보다 더 큰 부담은 모든 과정이 ‘처음’ 겪는 일이라는 점이다. 누구도 가본 적 없는 길이기에 결승점이 어디인지,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 알 수 없다. 항상 새로운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공식도 해설도 없기에 어떻게든 스스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 하지만 부담보다 기대가 더 크다. 와트저울실험실이 단위 재정의라는 역사적인 사건에 기여하게 되리라는 기대, 지금처럼 하나씩 만들어 나가다보면 그날이 올 거라는 기대 말이다.



“우리 손으로 만든 와트저울이 질량 재정의에 기여하는 것이 우리 목표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KRISS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세계 과학사에 큰 전기를 만드는 역사적인 성과가 되지 않을까요?(김명현 박사)” 와트저울
실험실의 꿈은 원대하다. 자신감보다는 겸허한 마음으로 가야하는 길. 유난히 웃음 많은 그들의 밝은 모습 이면에서 단단함과 묵직함이 배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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