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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S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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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실험실에 초대합니다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2016-05-11 14:56
  • 분류With KRISSian
  • 조회수2768

어두운 곳에서 밝은 희망을 만드는 전자선형가속기동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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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선형가속기실험실 

딱, 그만큼만 적정량을 지킨다는 것. 얼마를 덜고 더할지 기준이 분명해야 가능한 일이다. 더욱이 필요한 기준이 환자 치료가 목적이라면 결정은 한층 신중해진다. 이런 염려에 앞서 방사선 암치료에 쓰이는 전자선형가속기는 최근에도 기준이 없었다. 우리나라 암환자가 100만여 명에 이르는데도 말이다. 여기에 매년 20만여 명씩 암환자가 새로 생기고 그 중 30 % 정도가 방사선 암치료를 받는 우리나라는 아주 작은 오차조차 쉽게 넘길 수 없다.  

 

이런 안타까운 현실에 KRISS는 2011년 전자선형가속기실험실을 설계했고 꾸준한 연구 끝에 의료를 넘어 산업과 원자력발전 등에 방사선 측정표준을 보급하고 있다. 보다 정확한 방사선 암치료를 위해서 전자선형가속기는 전자를 가속시켜 고에너지의 방사선을 생성, 방출시키는 장치로, 현재 국내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전자선형가속기의 90 % 이상이 방사선 암치료에 쓰이고 있다. 

  

현재 수술, 항암제, 방사선치료의 세 가지 방법이 암 치료법으로 인정되고 있는데, 그 중 방사선치료는 부위와 병기에 상관 없이 적용 가능해 암 치료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전자선형가속기에는 전자를 만들어주는 전자층이 있어요. 그 층에서 빛의 속도에 가깝게 전자의 속도를 증가시키면 에너지가 높아지면서 투과력이 센 입자가 됩니다. 투과력이 세면 전자는 환자 체내의 암세포까지 도달할 수 있겠죠. 이때 전자가 암세포에 부딪치면서 에너지를 방사선 형태로 뿜어내는데, 이 방사선을 엑스선이라 부릅니다. 이 엑스선은 전자보다 투과력이 셉니다. 때문에 깊은 곳에 위치한 암세포를 치료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전자의 속도를 증가시키는 장치가바로 전자선형가속기입니다.“  

 

방사선은 우리몸을 투과하면서 전리현상을 일으켜 핵산이나 세포막 등에 화학적인 변성을 초래함으로써 종양 세포를 죽인다. 특히 전자선형가속기는 악성종양의 모양에 따라 방사선을 쬐어줌으로써 종양을 제거한다. 전자선형가속기실험실의 미션은 의료 및 보건물리용 방사선 측정표준 개발. 암치료 시 활용하는 장치의 교정 및 평가 설비를 한 곳에 구축함으로써 국내 병원에 치료선량 표준보급 체계를 구축하고, 방사선 치료효율과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이들의 미션이다. 


 

‘안전제일’ 전자선형가속기동 전자선형가속기동은 건물 설계단계부터 방사선 측정표준체계 구축을 목표로 삼았다. 선진국과 비교하면 5년 이상 뒤처졌지만 올해 하반기 무렵에는 연구결과로 얻은 방사선 측정표준기준을 치료에 활용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전자선형가속기동은 연면적 647.33 ㎡에 지하 1층과 2층으로 지어졌다. 내부는 개인선량측정실과 전자선형가속기 실험실, 코발트조사실, 조종실, 공조실로 구성되어 있다. 설계는 2011년에 시작해서 꼬박 1년이 걸렸다. 20억 원이 훌쩍 넘는 전자선형가속기를 도입해 구축하려면 준비할 것이 많았다. 아무래도 방사선을 측정하는 연구다보니 건물구조를 꼼꼼히 따져야 했다. 실험실 위치는 방사선표준센터 연구동 앞, 작은 언덕이 알맞았다. 건물 구조에 있어 차폐가 중요하다보니 건설기간이나 비용 면에 있어서 지하가 유리했던 것이다. 이처럼 연구동 자체가 전자선형가속기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전자선형가속기실험실 멤버들은 햇빛이 잘 들지 않는 공간에서 하루를 보내야 한다. 간혹‘비타민D 결핍’을 걱정해주는 사람들도 있지만, 만족스런 실험결과를 위한 선택이었기에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연구동 위치가 정해진 뒤, 우리는 실험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연구원들과 주변 지역주민들이 방사선 영향을 받지 않도록 방사선 차폐에 가장 신경을 썼어요. 우선 차폐는 벽 두께가 충분 해야합니다. 출입문을 열고 닫을 때 방사선이 빠져나가지 않아야 하죠. 그렇다고 출입문이 좁아서는 안 됩니다. 연구원들은 물론 실험 장비가 자주 드나들 수 있도록 여유가 있어야 하죠. 출입구 위치가 정해진 뒤에는 방사선을 어느 방향으로 쏘을 것인지 정했죠. 차폐 두께도 방사선피폭량에 대한 법적 허용치를 계산해서 정한 겁니다. 특히나 천장은 사람들이 발을 딛는 지면이기 때문에 더욱 각별히 측정했어요. 모두 기준치를 넉넉하게 맞출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연구에 사용하는 모든 종류의 방사선은 법이 정한 방사선점검주기를 지켜 기록하고 분석한다. 2012년 전자선형가속기실험실이 완공했을 때는 설치한 장치들을 최고 출력으로 높인 상태에서 방사선량을 측정했는데, 결과는 자연방사선준위기준보다 약간 높은 정도로 나타났다. 그 정도 수치는 사람에게 지장이 없는 수준이어서 준공검사를 무난히 마칠 수 있었다. “연구원들은 방사선 개인선량계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사람마다 받는 방사선량이 달라서죠. 방문자도 개인선량계를 착용해야하고요. 개인선량계는 분기별로 전문 판독기관에 보내어 분석합니다.”
 

치료방사선 표준 확립을 향한 큰 한 걸음
최근 집중하고 있는 연구는 치료방사선을 표준화하는 것이다. “환자에 따라 적절한 방사선량으로 치료해야 하는데 병원마다 방사선치료기가 다르니 눈금도 제각각이었죠. 병원들은 방사선량을 일일이 계산한 뒤 눈금에 맞춰 값을 환산해야 했어요. 자칫 치료 오류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였죠.” 2012년 전자선형가속기동이 완공되기 전에는 치료방사선에 대한 표준이 없었다. 국내에 실험실 자체가 없었던 것. 암이 우리나라 국민의 사망원인 1위라는 사실과 방사선 암치료의 거의 유일한 방법이 전자선형가속기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제라도 전자선형가속기동이 구축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치료방사선 표준을 만드는 일은 혼자서는 절대 불가능해요. 여러 연구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도와야합니다. 함께 차근히 이뤄가야 원하는 결과가 나오거든요. 작년에는 드디어 표준다운 방사선 표준을 만들었습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큰 보람이었어요.”  전자선형가속기를 들여와서 조립하는데 일주일, 다시 표준 방사선 값을 얻기 위해 무수히 자료를 만들던 시간이 서너 달. 그렇게 그들은 뿌듯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암환자들이 보다 안전하게 방사선치료를 받을 수 있길 바라며 묵묵히 연구해온 시간이었다. 기쁨을 잠시 내려놓고 연구팀은 보다 확실한 측정값을 얻기 위해, 언덕 아래 지하 실험실을 묵묵히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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