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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광대역 힘표준 연구하는 역학동 사람들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2016-03-21 16:53
  • 분류지식을 나누다
  • 조회수2889

초광대역 힘표준 연구하는 역학동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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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표준연구실

 

KRISS 역학동은 그야말로 역학을 위한 역학에 의한 역학의 연구동이다. 건물 어디에서나 만날 수밖에 없는 1 MN 실하중 힘표준기, 이외에도 9개의 힘/토크표준기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국내 순수기술로 만들어낸 1 MN의 힘표준기. 높이 17 m, 총 중량 180 톤의 힘표준기를 보유함으로써 우리나라는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 3위권의 실하중 힘표준 능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역학동은 애초에 이런 표준기들을 위해 지어진 건물이다. 태생부터가 남다른 것이다. 그곳에서 힘표준기를 개발, 설계, 보유, 연구하고 있는 역학 전문가들을 만났다. 그들의 자부심과 스토리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했다.

건물 전체가 거대한 표준기
지하 1층에서 지상 3층까지 꽉 찬 규모로 지어진 역학동. 다른 실험실들과는 다르게 유리로 지어진 건물 모습이 모던한 느낌이다.“처음부터 개방감을 주는 것이 방향성이 었어요. 기존 실험실과는 달리 창문을 키워 개방성을 키웠죠. 햇빛도 잘 들어오고 시선은 막아주는 디자인으로 프라이버시까지 확보했어요.” 근무환경이 좋아져서인지 연구원들의 표정이 다들 밝아 보인다. 역학동의 설계는 1 MN 힘표준기를 비롯한 크고 작은 표준기들에 맞춘 것이다. 건물과 분리된 기초 및 진동 제어 장치로 힘 측정에 방해가 되는 미세 진동을 최소화하고 온습도 환경제어시스템과 다양한 친환경 건축 요소들을 두루 갖추었다. 건물 자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표준기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힘표준기에 관해서는 할 말이 많죠.” 개발부터 설계, 완성까지 모든 과정을 겪어온 박연규센터장, 그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추, 1 MN 힘표준기 탄생 비화
“제가 들어올 때만 해도 우리나라엔 500 kN 힘표준기가 있었어요. 1926년에 만들어져 미국 표준연구소에서 사용하다가 폐기하려고 했던 것을 우리나라가 1980년쯤 무상으로 들여온 거죠. 이걸 작년까지 사용했으니까 35년 정도 썼나요? 우리만의 힘표준기를 가져야 한다는 의지를 가진 후 예산작업부터 설계, 설치까지 꼬박 5~6년이 들었어요. 물론 그 사이에 역학동도 지어진 거고요.”
추의 중력을 이용해서 힘을 발생시키는 실하중 힘표준기는 힘과 중력에 관해 국가표준을 설정하는 장비. 중공업이나 선박, 플랜트, 교각, 원자력 발전소 등의 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국가 산업측정기반의 핵심 인프라다. 예를 들자면 해양 플랜트 산업. 배를 만들 때 처음부터 한꺼번에 만들 수 없기 때문에 따로 만들어 맞추는데 이때 대형구조물의 하중이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된다. 배를 띄울 수 있을 만큼의 중량을 정확하게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교각을 지을 때나 대형구조물, 철강 등의 하중을 재야 할때, 더 나아가서는 우주선을 쏘아올릴 때에도 발사체의 정확한 힘 측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힘 측정’을 간과한다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자동차, 선박 등의 산업이 대형화될수록 힘 측정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국가가 기대하는 정확한 힘 측정표준을 보급하는 일, 그것이 바로 KRISS 역학동 사람들이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다. 

아주 작은 힘에서 아주 큰 힘까지
물론 모든 힘표준이 큰 힘에만 맞춰진 것은 아니다. 굉장히 작은 0.1 pN부터 50 MN까지 그 범위가 어마어마하다. 작은 힘의 측정에 대한 연구는 요즘 촉각 쪽에 관련된 것이 많다. 흔히 실생활에서 접하기로는 센서나 터치 같은 것들을 예로 들 수 있다. 큰 힘쪽은 기존에 발달한 산업 분야에서 요구하는 대로 용량을 늘려가며 표준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작은 힘은 연구를 통해 계속 개척해가야 하는 분야로 올해나 내년에 좋은 연구 성과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역학동에서 다루고 있는 힘은 대용량이나 저용량으로 말하기보다 초광대역 힘표준이라고 해야 한다. 또 하나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힘은 토크다. 토크는 쉽게 말해 볼트를 조이는 힘이다. 연구팀은 이미 일찍부터 토크 표준의 소급체계를 확립했다. 더불어 요즘에는 토크 쪽에서도 대용량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어 연구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중형 자동차의 토크는 약 200 Nm 정도, KRISS는 2 kNm까지 가능하지만 풍력 같은 신재생 에너지 쪽에서는 더 큰 토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KRISS에서는 기존보다 열배 정도 되는 토크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산업은 물론 미래 산업까지 일구어야 힘표준은 우리 산업의 경쟁력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1998년 토크 표준을 확립해 불량률을 35 %로 낮춘 한 자동차 회사가 브랜드 가치 향상으로 이어진 것은 가시적인 예이다. 또한 힘표준이 확립되면 고품질 제품의 생산으로 이어져 경제적 효과는 물론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큰 몫을 한다. 


“물론 앞으로도 질량, 밀도, 힘, 토크, 압력, 진공 같은 전통적 표준을 산업계가 원하는 만큼 충분히 공급할 수 있어야죠. KRISS는 그럴만한 능력도 있고요. 그러나 여기에서 멈추면 안됩니다. 이런 표준을 바탕으로 미래 수요가 있는 새로운 산업으로 눈을 돌려야죠. 이를테면 우주·해양분야에 대한 측정 표준, 측정기술의 표준을 강화하는 방향이랄 까요?” 우주선은 대용량 힘과 초미량 힘을 모두 필요로 한다. 발사체의 추진력과 무중력 상태의 힘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런 쪽으로 잘 연구하면 자원, 국방, 더 나아가 일반 산업으로 까지 기술이 많이 파생될 수 있다. 측정용량만 넓어지는 것이 아니라 산업 분야가 동시에 넓어지는 것이다. 

 

같은 곳을 바라보는 역학동 사람들
그러려면 역시 사람이 답이다. 공감대를 가지고 함께 해보자는 의지가 필요하다.“워크숍을 하면 서로 확인하곤 해요. 예전에는 세계적 표준을 쫓아가는 상황이었지만이제는 우리가 선두에 서서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내야 한다. 대한민국의 힘표준이라는 가치를 공유하고 여러 가지 기획 미팅을 갖곤 합니다. 서로 문제를 던지고 동의를 구하면서 공감대를 넓혀가는 거죠. 그것이 우주가 되었든 만유인력 상수가 되었든, 무중력 상태에서의 환경에 대응하는 힘이든, 무엇이든지 간에요.” 구성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대한민국의 힘표준을 위해 땀 흘리고 있는 곳, KRISS 역학동. 그들의 도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가치를 공유하고 함께 한 길을 가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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