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KRISStory

TOP

꾸준한 나눔 오랜 인연, 그 시간이 말해주는 진심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2015-11-13 10:20
  • 분류With KRISSian
  • 조회수1639

꾸준한 나눔 오랜 인연, 그 시간이 말해주는 진심
성별, 인종, 나이, 직업 등등 사람의 부류를 나누는 기준은 무한히 많다. 종교인과 비종교인으로 구분할 수도 있다. 그리고 종교인 중에서는 나 자신만을 위해 복을 구하는 사람과 나뿐만 아니라 남을 위해, 이웃을 위해 복을 나누는 사람도 있다.  올해 초 한국을 다녀간 프란치스코 교황. 세상의 약자들과 함께 하는 그의 행보는 종교를 떠나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처럼 특별한 사람만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내가 가진 작은 것, 작은 시간, 작은 마음을 나누는 일. 표준성우회는 그런 ‘소소한’ 나눔을 꾸준히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30여 년 동안 쌓인 마음
인터넷에서 ‘나눔’을 검색하면 플래카드와 함께 2열횡대로 서있는 봉사자들의 기념사진이 우르르 모니터에 뜬다. 그런데 왠지형식적인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물론 그 모두가 진정성이 없다고 치부할 순 없지만‘일회성’,‘행사성’봉사가 적지 않은 건 사실이다. 어떻게 보면, 나눔에 있어선 많은 걸 나누는 것보다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더 어려운 것 같다. 나눔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려면 남에게 주려는 의지보다 내가 얻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더 필요하다. 표준성우회의 오랜 나눔 실천 역시 30여 년 동안 쌓인 그런 마음 때문일 것이다. 표준성우회는 KRISS의 가톨릭신자 모임으로 1980년대 초 결성됐으며, 현재 30여 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활동으로 정기미사와 친교모임이 격월로 진행되며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동안 독거노인과 형편이 어려운 지역주민들에게 100원에 점심식사를 제공하는 빈첸시오의 집과 가정해체로 비행에 빠진 청소년들을 사회로 복귀시키는 천양원 등 대전지역 사회복지시설들을 지원 해왔다. 도움이 꼭 필요한 곳을 돕는 것, 참가인원이 단 한명일지라도 거르지 않는 것, 그리고 여러 시설을 지원하기 보다는 한 곳에 집중해 ‘오래’ 돕는 것이 표준성우회가 지향하는 봉사의 방식이다. 

한 달에 한 번, ‘힘 쓰는’ 날 
약 3년 전부터 지원하고 있는 나자렛집을 돕는 모습도 마찬가지. 인원이 적어도, 특별히 도울 일이 없어도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나자렛집을 찾는다. 나자렛집은 살레시오수녀회에서 요한보스코 신부 서거 100주년을 맞아 1990년 설립한 아동양육시설로, 이혼 등으로 가정이 해체되면서 갈 곳이 없어진 소녀들이 수녀님들의 보살핌 속에 생활하고 있다.  6월 마지막 토요일, 표준성우회 회원들은 어김없이 나자렛집을 찾았다. 이번 참여인원은 필리핀에서 온 석사과정 연구생을 포함해 세 명, 적은 수지만 일당백은 안 되도 두세 명의 몫을 하겠다는 각오로 나자렛집으로 향했다. 안신자 원장을 비롯한 나자렛집 수녀님들은 늘 그랬듯이 환한 미소로 회원들을 반겼다. 오늘은 어떤 일거리를 준비해 놓았을지궁금하다.  표준성우회가 돕는 일은 그야말로 ‘잡다’하다. 무엇이든 그때그때 필요한 일을 한다. 3년 전 처음 한 일은 이삿짐 나르기였다. 수해를 입는 바람에 보금자리를 잃은 나자렛집은 정부 보조금과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됐고 이때 성우회도 이사를 도운 것이다. 그 후로 화단의 잡초 제거부터 가구 옮기기, 마당 쓸기, 유리창 닦기, 간단한 보수 등 힘 쓸 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해왔다. 지난달에는 분리수거통의 묵은 때를 깨끗이 닦고 현관은 타일 틈새까지 구석구석 청소 했다.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해야지 생각하면서도 오랫동안 미뤄 뒀던 일을 주로 대신 해준다. 오늘의 미션이 공개되는 순간, 마당 한쪽에 크고 작은 독과 도자기, 화분들이 목욕재계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분홍색 고무장갑과 꽃무늬, 땡땡이무늬 등등 각양각색의 앞치마들이 인원수에 맞게 세팅돼 있었다. 수녀님들의 주도 하에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됐다. 겉과 안, 바닥까지 수세미로 비누칠을 하고 대야에 물을 받아 말끔히 헹구고…,  말은 쉽게 들리지만 꼬박 2시간 여름 볕 아래서 작업(?)을 하다 보니 이마에 땀이 맺혔다. 자리를 편 김에 플라스틱 의자들도 내와 의자 바닥과 다리까지 꼼꼼히 닦아냈다.  미션을 완수하고 나니 12시 쯤. 옷은 다 젖어 있고 여기저기 거품이 묻어있었지만 햇빛 아래 반들반들 윤이 나는 독들을 보니 흐뭇한 마음, 오늘 제대로 힘 쓴 세 남자의 얼굴엔 싱글벙글 미소가 가득했다. 

 

표준성우회가 세워나가는 나눔의 표준 
“저희가 나자렛집에 오는 건 기껏해야 한 달에 한번, 두세 시간 밖에 안 돼요. 그 짧은 시간에 많은 일을 할 순 없지만 이웃과 함께한다는 것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해요.” (전세종 표준성우회 총무) 
“사실 처음엔 내가 남을 도와준다는 생각으로 왔었어요. 그런데 한 번 오고 두 번 오고 하다보니 오히려 내 자신이 도움을 받는 느낌이 들더군요. 큰 기쁨과 위안을 받아요.” (김국진 표준성우회 회장) 
한 달에 두세 시간, ‘고작’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 정성은 시간에 비례하지 않는다. 마음이 없다면 1년에 한 시간도 내기 어렵다. 표준성우회 회원들은 나눔에 중독(?)돼 잘 못 느낄지 몰라도 그들이 실천해온 나눔은 주변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표준’이란 기준이 되는 것, 따를 만한 것이다.  표준성우회가 이어온 나눔의 모습은 의미 있는 삶이 어떤 것인지 본(本)이 되어주고 있다.
 

QUICK MENU

QUICK MENU 원하시는 서비스를 클릭하세요!

등록된 퀵메뉴가 없습니다.

등록된 배너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