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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급해 하지 않고 성심성의를 다해 자연의 섭리에 다가가다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2014-12-01 15:05
  • 분류With KRISSian
  • 조회수2105

조급해 하지 않고 성심성의를 다해 자연의 섭리에 다가가다
KRISS 밸브금속 양극산화 연구랩 
KRISS 밸브금속 양극산화 연구랩   
 

원자는 화학 원소로서의 특성을 일찌 않는 범위에서 도달할 수 있는 물질의 기본적인 최소 입자로, 원자들이 서로 결합하여 물질을 이룬다. 원자들이 어떻게 모여 결합하는가에 따라 물질의 성질이 결정된다. 이렇게 원자로 시작해 어떤 물질이 형성되는 과정은 매우 무질서한 듯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서 일정한 규칙성을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아주 ‘잘’ 관찰해야만 그 규칙성을 찾아낼 수 있다.  

‘Self Organization’의 원리를 찾아라
분자들이 모여 세포가 생성되고 세포들이 모여 기관을 형성하며 이 기관들이 서로 연결돼 하나의 생명체가 완성된다. 생명체뿐만 아니라 모든 물질은 이와 같이 외부 간섭 없이 기본단위의 자발적 결합에 의해 생성되는데, 이를 Self-Organization(자기조립현상)이라고한다. 이처럼 Self-Organization은 원자와 분자스케일에서 뿐만 아니라 생명체들 사이에서도 일어나며 태양계, 더 나아가 방대한 우주스케일에서도 일어난다. 이를 이해하는 것은 자연의 일부분을 이해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Self-Organization을 일으키는 힘, 즉 Driving Force는 무엇일까? 이것을 찾아낸다면 물질에 대한 많은 비밀이 밝혀질 것이며, 인류는 자연과 우주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바로 이것이 KRISS 밸브금속 양극산화 연구랩의 연구주제이자 목표이다.

스트레스를 이용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가다
“분자들의 자기조립 단층막 또는 리피드 멤브레인 형성처럼 대부분의 Self-Organization과정은 열역학적 평형상태에서 진행됩니다. 하지만, Self-Organization은 열역학적 비평형상태에서도 놀랄만큼 우아한 방식으로 일어나 아름답고 규칙적인 패턴이나 구조를 형성하기도 합니다. 돋보기로 들여다본 눈 결정들처럼 말이죠. 하지만, 결코 동일한 패턴을 갖는 눈 결정을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저희는 열역학적 비평형상태를 전기화학적으로 형성시키고 그 속에서 특수한 패턴이나 구조를 형성시키는 Self-Organization 과정의 Driving Force가 무언지 밝혀내려는 겁니다. 당장 실질적으로 도움 되는 건 별로 없을 거예요. 자연현상의 일부로서 그 원리를 이해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죠.”

자연의 법칙은 이해하기도, 설명하기도 쉽지 않다. ‘설명하기 참어려워요’라며 말문을 연 이우 박사. 이 주제를 가지고 연구해온 지 15년 가까이 됐지만, 아직까지도 일반인들에게는 기본개념조차 생소한 분야이다. 현재 상황에서 향후 어떻게 활용될 것인가도 뚜렷하지 않다. 하지만 불확실성을 확실성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바로 과학자의 역할이다.

“전 제가 연구하고 있는 열역학적 비평형계에서 Self-Organization을 일으키는 Driving Force가 ‘스트레스’라고 생각해요. 모든 사람이 스트레스를 갖고 살듯이 물질도 마찬가지예요. 그런데 사람에게 적당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삶의 원동력으로 작용하듯 물질들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스트레스를 잘 제어하면 의도하는 대로 물질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겁니다. 원하는 물성, 구조를 유도해 낼 수 있고, 규칙적인 패턴을 만들거나 색을 조정할 수도 있죠.” Self-Organization을 이용하면 다양한 가능성이 열린다. 스트레스를 이용해 물질의 특성을 더 좋게 개선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부여할 수도 있다.

현재 밸브금속 양극산화 연구랩은 금속 및 반도체의 전기화학적 산화반응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양극산화 과정 중 스트레스가 반응동력학 및 Self-Organization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 관련 연구를 정리한 논문이 화학분야 세계적 저널인 ‘케미컬 리뷰’에 실려 그 우수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2012년에는 대면적의 반도체 기판 위에 수십 nm 굵기의 극미세 나노선을 수직으로 정렬해, 전기적 접촉이 안정적으로 이뤄지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반도체를 전기화학적으로 산화시키고 산화반응으로 생긴 산화물질을 제거해 원하는 형태로 디자인한 것이다.

쉽지 않아 흥미롭고, 실패가 있어 깨달음이 있는 법
“글쎄요. ‘창의적연구사업’을 하고 있지만 특별히 창의적인 건 없는것 같아요. 저희 실험에는 종이랑 연필, 그리고 간단한 전기화학 장비만 있으면 되요. 이론을 모델링하고, 실험결과와 비교하는 거죠.”밸브금속 양극산화 연구랩의 연구에는 특별한 분석법이나 툴이 동원되지 않는다. 이들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방법으로 실험을 한다. 차이는 문제를 보는 관점에 있다. 규칙적인 패턴을 유도하는 Driving Force를 전기화학반응에 의한 스트레스에서 찾는 새로운 시각 말이다. 물론 새로운 시각에 앞서 다른 과학자들의 관점을 아는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이우 박사는 팀원들에게 리서치(Re-Search)를 강조한다. 자신의 연구를 수행함에 있어 문제에 부딪치면 그 해결책을 선배 또는 동료 과학자들의 선행 연구결과들을 찾아 철저히 공부하는 과정을 통해 찾으라는 것이다. 그 과정 속에서 새로운 해석을 얻어낼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자신만의 연구분야를 개척할 수 있다는 것이다.

“농부는 겨울에 내년에 무슨 농사를 지을지 정보를 찾아보고 분석해요. 그리고 봄이 되면 씨앗을 뿌려서 정성껏 키우죠. 물도 주고, 잡초도 뽑아주고, 비가 오면 피해를 입지 않게 돌봐주고요. 가을이 돼서 수확을 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상품성 있는 것을 골라 잘 닦고 포장해서 내놓죠. 연구라는 것도 농사랑 똑같아서 수시로 실험을 돌봐줘야 하고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데이터 속에 숨은 의미를 찾아내고,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기술로 상품화하는 것까지 말입니다. 그래야 자연이 감동해서 좋은 결과를 준다고 생각해요. 이제까지 15년 연구하면서 깨달은 게 이거 딱 하나예요”

인내심을 갖고 조르지 않는 한 자연은 결코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는다. 혹자는 “아직도 그 연구를 계속하고 있냐고, 더 연구할 게 있냐”고 물어보기도 하지만 밸브금속 양극산화 연구랩은 조급해 하지 않고 성심성의를 다해 자연이 숨기고 있는 답에 다가가고 있다.“동역학모델링을 시도하고 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단순하지가 않아요. 이 시스템의 경우 나노미터 스케일에서 국부적으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측정해야 하는데 계속 실패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실패를 통해 또 다른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아마 잘 될 것 같아요.” 이론과 실험결과가 다른 경우는 부지기수. 이 대상에는 적용이 되는데 다른 대상에는 적용이 안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럴 땐 왜 안 되는지, 뭐가 잘못됐는지 고민하고 수정하면 된다. 오랜 기간, 숱하게 반복해온 과정이지만 지겹거나 지치지 않는다. 실패도 거름이 되어 보람 있는 결실을 가져다 줄 거라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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