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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과전자현미경 : 꿈을 보다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2014-12-01 14:42
  • 분류Issue Report
  • 조회수4030

투과전자현미경 : 꿈을 보다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하여 관찰한 비스무트 페라이트(BiFeO3, BFO) 박막의 원자 구조.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하여 관찰한 비스무트 페라이트(BiFeO 3 , BFO) 박막의 원자 구조. 
 

석사과정. 1년 남짓 투과전자현미경 시편 제작에만 몰두하다 처음으로 투과전자현미경 앞에 앉았다. 이후 나는 꿈에서라도 원자 구조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열망에 한동안 들떠 있었다.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한 원자 구조 관찰은 직업병을 만들었다. 특히, 가을이 되면 길거리를 걸어 다니는 다양한 체크무늬 옷들에서 대칭성을 찾아내느라 바빴다. 지금은 시시디(CCD) 카메라 등 새로운 장치의 발전으로 인해 너무나 쉽게 물질의 원자 구조를 관찰할 수 있지만, 아날로그 투과전자현미경 시대의 막차를 경험했던 그때에는 형광판 위에서 원자들을 관찰하기 위해 정말 눈이 빠지게 현미경(binocular)을 바라보곤 했다.

투과전자현미경과 KRISS
투과전자현미경은 이름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물질을 투과한 전자들을 이용해서 고분해능으로 원자 구조를 이미징 할 수 있는 장비이다. 투과전자현미경은 1989년 일본국제협력기구(JICA) 사업의 일환으로 KRISS에 처음 설치되었다. 최초 설치된 투과전자현미경은 가속 전압이 300 kV인 일본 히타치사의 H-9000NAR 모델이었다. 설치 이후 최근까지 많은 연구결과를 내며 제자리를 지켜 왔으나 근래 들어 잦은 고장과 부품 조달의 어려움으로 올해 철거 작업이 진행되었다(2014년 6월).

1950년대 파인먼(Richard Phillips Feynman) 교수는 그의 강의‘There’s plenty of room at the bottom’에서 전자현미경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으며, 1986년 투과전자현미경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연구한 공로로 독일의 루스카(Ernst Ruska) 박사는 노벨상을 수상하였다. Ultramicroscopy, Microscopy, Microscopy and Microanalysis, Journal of Microscopy 등의 저널은 현미경 관련 내용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우수한 연구 결과들이 투과전자 현미경 측정의 밑바탕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나노과학기술의 도래가 전자현미경의 발전에 기반하고 있음을 우리는 인지해야 한다.

투과전자현미경은 측정과학의 ‘꽃’이 될 수 있을까?
우리 몸의 감각 기관들은 그 자체로 매우 우수한 측정 장치라고할 수 있다. 그러한 감각 기관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하나의 장치는 ‘눈’이다. 우리에게 ‘본다’는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 심지어 우리는 마음도 들여다 ‘본다’라고 표현을 할 정도이니 말이다. 이러한 눈으로 더 많은 것을 보기 위해 인류는 부단히 노력해 왔다. 더 작은 것을 보고자 하는 욕구와 필요성은 전자현미경의 발전을 재촉해 왔다. 우리가 전자현미경이라고 하면 쉽게 주사전자현미경을 떠올리지만, 주사전자현미경은 전자소자의 개발이 이루어진 1960년대 이후에 실제 활용이 가능해졌다. 많은 물리학적 발견에 기반 해 1930년대 최초로 투과전자현미경이 만들어졌고, 이후 의학, 생물학, 화학, 물리학, 재료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 실제로 활용되었다. 그 이후 확립된 물리학적 이론의 토대 위에 공학적 접근을 통해 전자현미경의 성능 개선이 이루어져 왔다. 그 결과 현재 투과전자현미경의 공간분해능은 50 피코미터(picometer, 1×10 -12 m)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연구에 사용되는 투과전자현미경에서 전자를 가속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전압이 수백 킬로볼트(kV) 정도이고, 이때 전자가 가질 수 있는 파장이 수피코미터 수준이기 때문에 구현 가능한 분해능의 한계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원자의 반경이 수십에서 수백 피코미터 수준이기 때문에 우리가 필요로 하는 극한의 분해능에도 근접하고 있다. 이러한 분해능은 우리가 측정하고자 하는 모든 대상 물질의 구성 요소인 원자의 관찰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게다가 투과전자현미경에서 주사 모드와 전자에너지손실분석을 이용하면 수십 피코미터 수준의 공간분해능에서 0.1 eV 수준의 에너지 분해능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원자 구조와 전자 구조를 동시에 측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리고 전자현미경의 활용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진공 내 관찰 문제를 극복하려는 연구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미 액상 내에서 물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장치들의 개발이 이루어졌고, 기체 상태의 물질을 이용하여 새로운 물질을 합성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시간분해능 구현을 위하여 레이저와 결합한 전자원의 개발과 고속 카메라와 같은 검출기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측정과학과 표준의 미래 -주사투과전자현미경
투과전자현미경에서는 주사모드와 투과모드를 병행함으로써 새로운 현상들을 측정할 수 있고, 전자에너지손실분석을 이용해서 화학적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실시간 측정 장치들을 활용하여 원자 거동을 관찰하면서 전기적, 기계적 특성 평가가 가능하다. 현재 투과전자현미경에 사용가능한 검출기는 얼추 십여 개에 달하고, 기계적-전기적 특성 평가 장치와 액상-기상 구현 장치 등 많은 부가 장치들을 장착하여 사용할 수 있다. 이 기능들은 측정 과학의 범위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머지않아 표준화의 영역까지 도달할 것이다. 실제로 최근 나노입자 크기 및 분포 측정과 소재의 결정립 크기 측정 표준화 등의 작업에 투과전자현미경이 필수 장비로 인식되고 있다. KRISS도 APMP, VAMAS, ISO 등에서 주관한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한 나노입자 크기 및 분포 측정관련 국제 비교 연구에 참여하여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전자현미경 관련 연구는 매우 위축되고 있다. 전자현미경 연구는 일정 규모 이상이 유지되지 않으면 발전하기 어렵다. 특히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다양한 검출기 기술과 장치들의 융합이 이루어져야 새로운 연구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장비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투과전자현미경 관련 측정 기술 확립의 부재가 새로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수입된 장비를 이용하여 기존 측정 기술을 바탕으로 한 결과는 양산하고 있지만, 새로운 측정 기술의 개발과 해석은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KRISS는 투과전자현미경 기반 표준화와 측정 기술 개발을 체계적으로 진행함은 물론 다른 측정 기술과의 융합을 통하여 새로운 측정 과학 분야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리고 체계적인 계획 수립에 따른 투자가 요구되고 있다.

글_김영헌 (첨단측정장비센터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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