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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붓한 학교에서 오순도순 나눈 꿈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2014-12-01 14:36
  • 분류지식을 나누다
  • 조회수1836

오붓한 학교에서 오순도순 나눈 꿈
도서 벽지학교 과학교실 원산도 광명초등학교
원산도 광명초등학교에서 진행된 도서 벽지학교 과학교실 사진  
 

“멀리 있다고 닿지 않는 것은 아니다.” 서해 대천항에서 배를 타고 30분 정도 들어가면 원산도라는 섬이 나온다. 부드러운 빛을 뽐내는 갈대밭과 빨갛게 번지는 바다 위 석양이 어우러져 고즈넉한 분위기를 내는 이곳에 작은 초등학교가 있다. KRISS는 매년 도시와 멀리 떨어져 있는 벽지학교를 찾아가 과학 강연을 한다. 10월 7일(화) 우리가 찾은 곳은 전교생이 30명도 되지 않은 작은 학교, 광명초등학교였다.

작은 섬마을 학교를 찾다
아침 일찍 찾은 학교는 깔끔하고 잘 정돈된 느낌이었다. 널찍한 강당에서는 과학 강연을 준비하기 위해 한창 분주했다. 학생들은 차례차례 모여 앉기 시작했다. 이제 한 반이 다 왔구나 하고 생각하는 순간 선생님 한 분이 “시작하시면 될 것 같아요.” 라고 말했다. 한 반이 모인 줄 알았더니 전교생이 다 모인 것이었다. 학교의 크기나 학생 수의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아이들의 눈은 처음부터 흥미로 가득 찼다. “표준이 뭔지 알아요?” 과학 강연은 양자측정센터 박세일 박사의 표준의 정의에 대한 질문에서부터 시작됐다.

1~6학년까지 모든 학년이 모여 있는 만큼 대답 역시도 다양하게 나왔다. 그 중에서는 “표준은 하나의 기준이에요.” 라고 하는 꽤나 지적(?)인 정의가 나오기도 했다. 박세일 박사가 초전도체를 액체 질소에 넣은 후 공중에 뜬 모습을 보여 주니 아이들의 함성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다가와서 만지고 싶지만 액체질소가 손에 닿으면 위험하다고 주의를 줘서인지 선뜻 다가오지는 못하는 모습이 귀엽기까지 했다. 이어서 풍선을 액체질소에 넣은 뒤 변화된 모습을 같이 관찰했다.

완전 쪼그라든 풍선이 상온에서 다시 제 상태를 찾는 모습을 보면서아이들은 연신 깔깔댄다. 박세일 박사는 마지막으로 액체질소에 초코과자를 넣고 딱딱하게 만든 뒤 호호 불면서 먹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면서 재미를 선물했다. 오순도순 즐기는 과학 체험강연이 끝난 후, 아이들의 체험 학습이 이어졌다. 중력탈출, 길이측정, 소리변화 체험 등 KRISS가 대전에서 직접 싣고 가져온 체험 학습 기계는 바쁘게 손님을 맞이했다.

체험물 중 단연 인기가 있었던 것은 공기대포였다. 10 m 앞 친구 머리 위에 종이컵을 세워놓고 대포 안에 스모그를 가득 채운 뒤 발사하면 도넛 모양의 공기가 나가 그 종이컵을 떨어뜨린다. 아이들은 마치 황야에서 만난 카우보이들처럼 비장하게 공기대포를 조준, 발사했다. 체험학습을 모두 마친 후 풍선헬리콥터 만들기, 종이 축구공 만들기 등의 순서가 진행됐다.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앉아서 각자가 맡은 물건을 조립했다. 전교생이 모였지만 모두가 한 가족 같은 느낌이었다. 6학년은 모두의 형, 누나였고 1, 2학년들은 모두의 동생들이었다. 서로 서로 챙겨주면서 만들기를 하는 것을 보고 있으니 도시 아이들에게는 찾아보기 힘든 정(情)이 느껴졌다.

아쉬움 그리고 희망
과학강연의 모든 과정이 끝나고 단체 사진을 찍은 뒤 아이들은 아쉬운 듯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집에 가기 위해 과학 교구들을 조용히 정리하고 있는 우리를 보고 한 아이가 다가와서 말했다. “대전으로 놀러가도 되죠?” “그럼, 당연하지. KRISS에 놀러오면 우리를 꼭 찾으렴.”“알겠어요! 안녕히 가세요.” 배꼽 인사를 마치고 그 아이는 저 멀리뛰어갔다. 그 발걸음에는 아쉬움이 담겨 있는 듯 보였다. 아니, 어쩌면 우리가 그곳을 떠나는 것이 아쉬웠기 때문에 그렇게 보였는지도 모른다.

과학은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준다. 한 CF의 카피처럼 산골짜기의 아이도 에디슨을 꿈꿀 수 있고 아인슈타인이 될 수 있다.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닌, 직접 과학을 보고, 듣고, 만지게 해주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과학의 참교육이다. 도서 벽지의 아이들이 과학에 좀 더 다가갈 수 있도록 KRISS가 2014년에 원산도를 찾았듯이, 2015년에는 더 먼 곳도 즐겁게 찾아갈 것이다. 단 한 명이라도 아인슈타인을 꿈꾼다면, 결코 멀리 있다고 닿지 않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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