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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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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척도는 자연에서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자2016-03-02 19:31
  • 분류카드뉴스
  • 조회수379

도량형 개혁에 나선 프랑스 과학 아카데미는 학자와 시민의 의견을 모았다. 일부에선 프랑스 국내로 범위를 좁혀 파리의 도량형을 표준으로 삼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만약 당시 분위기가 프랑스의 국내 도량형 통일을 목표로 했다면 파리를 기준으로 하자는 이 같은 주장은 쉽게 받아들여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프랑스 과학자들은 이보다 훨씬 원대한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합리적인 도량형 체계를 제대로 만들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 삽화 (프랑스 과학 아카데미 : 도량형의 표준은 인류 전체의 공통 유산인 ‘자연’에서!) / 이에 도량형은 인류 전체의 공통 유산인 ‘자연’에서 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새로운 질량과 길이의 표준은 어느 한 시대나 권력자에 속해서는 안 되며, 특정한 일부 사람에게 이로워서도 안 되는 것이었다. 나아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아야 했다. 그래서 당시 학자들은 오직 자연에서 구한 표준만이 영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것 중 무엇을 표준으로 삼으려 했을까? 당시 이 문제는 학자들 사이에 갑론을박으로 논의됐던 핵심적인 사안이었다. 프랑스 과학자들은 오랜 고심 끝에 지구의 크기에서 표준을 얻기로 결정했다. 지구의 둘레를 바탕으로 길이의 단위를 정하자는 주장이었다. 지구의 자오선을 기준으로 삼고, ‘북극에서 적도까지의 거리’의 1000만분의 1을 길이의 단위로 삼는 것이었다. 물론 여기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표준을 제쳐놓고 그렇게 멀리서 찾을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이었다. 하지만 세상 모든 사람을 위한 척도를 세상의 크기에서 구하는 것만큼 적절한 게 없어 보였다. 그것은 프랑스 혁명의 대의와도 잘 들어맞았다.

연구원님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