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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헌법조문 간판석, KRISS의 새로운 얼굴이 되다!
- 작성자홍보실(권혜진)
- 작성일자2025-06-23 10:34
- 조회수255
헌법조문 간판석, KRISS의 새로운 얼굴이 되다!
- 창립 50주년 기념, 국가표준 헌법조문을 새긴 간판석을 정문 화단에 설치-
▲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롭게 설치된 헌법조문 간판석의 웅장한 모습
KRISS는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최근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정문을 들어서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헌법조문 간판석’이다.
연구원 정문을 지나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이 간판석에는 KRISS의 설립 근거이자 국가표준제도의 중요성을 담은 헌법 제127조 제2항, “국가는 국가표준제도를 확립한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KRISS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헌법조문 제127조 제2항이 새겨진 간판석을 연구원을 지나는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설치한 것이다. 간판석은 연구원의 첫 인상인 정문 앞에 웅장하게 자리하며, KRISS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얼굴이자 정신적 이정표로 당당하게 자리 잡게 되었다.
▲ 기존 판석(좌), 노후화된 모습(우)
기존의 판석은 연구원의 설립 근거를 담겨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동 동선상 다소 외진 장소에 위치해, 오가는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또한 중국산 석재를 사용하였고 노후화도 심각해 개선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에 창립 50주년을 계기로 새 간판석 설치가 결정되었다.
▲ 정문 화단에 식재돼 있던 향나무 이식 모습
새로운 간판석의 위치는 방문객의 시야에 가장 잘 들어오는 정문 진입부 화단으로 선정되었다. 이곳에 오랫동안 자리하던 향나무는 1978년 본원 공사 당시 식재된 의미 있는 수목으로, 정성을 들여 연못가 정원 쪽으로 이식되었다. 이번 현판석 설치에서 △ 정문-화단-행정동의 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 연구원을 상징할 수 있는 형상 및 재질의 석재를 발굴하고, △ 연구원을 상징하는 석물로서 국산석 사용을 우선 고려할 것이라는 경영진의 특별 당부사항이 있었다.
이처럼 최적의 원석을 찾기 위한 끈질긴 노력 끝에 오늘의 간판석이 완성되었다. 이제 그 과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창립 50주년을 맞아 헌법에 명시된 국가표준제도의 의미를 되새기며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KRISS의 사명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겨보고자 한다.
# 캔버스 선택, 천 년을 담을 돌을 찾다
콘크리트 건물의 수명은 길어야 100년이라면, 돌은 천 년을 버틸 수 있다. 어쩌면 우리가 근무하는 건물보다도 더 오래 남게 될 간판석의 돌을 찾는 일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였다. 간판석 설치 전반을 맡은 시설실은 약 두 달간 전국을 돌며 최적의 돌을 찾기 위해 발품을 아끼지 않았다.
가장 먼저 고려한 요소는 돌의 종류와 원산지였다. 깎고 연마한 가공석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원석을 선택하고자 했으며, 특히 국산석을 우선 기준으로 삼았다. 또한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고려해 밝은 색상에 너비 4.5m 이상의 원석을 기준으로 삼고 돌을 찾아 나섰다.
▲ 보령에서 발견된 애석(艾石)
오랜 기간의 탐색 끝에 최종적으로 선정된 간판석은 보령산(産) 애석(艾石)이었다. 애석은 쑥잎을 닮은 검푸른 빛을 따는 화강암으로, ‘쑥돌’이라고도 불린다. 이번에 사용된 원석은 1990년대 보령 인근에서 발견되었지만 오랜 세월 동안 주인을 만나지 못한 채 30년 가까이 자리를 지켜온 돌이라고 한다. 마침내 KRISS와 인연을 맺게 된 이 돌을 보며, ‘모든 것은 때와 인연이 있다’는 말이 떠오른다.
# 글씨를 새기다. 판본체와 비백의 조화
▲ 해농 이상온 선생의 판본체 글씨(좌), 음각으로 표현된 비백(우)
멋진 캔버스가 준비되었으니 이제 글을 쓸 차례이다. 헌법 조문의 권위와 KRISS의 정체성을 조화롭게 담아내기 위해 여러 서체가 검토된 결과, 판본체가 선택되었다. 판본체는 훈민정음의 창제와 함께 형성된 한글 글씨체로 고유의 균형적이고 반듯한 서체가 특징이다.
이번에 사용된 글씨는 일반적인 서체가 아닌, 서예가 ‘해농 이상온’ 선생의 자필이다. 특히, 붓이 지나간 자리에 먹이 고르게 묻어나지 않아 질감이 살아 있는 비백(飛白)* 기법까지 돌에 정교하게 음각하여, 원필의 힘과 생동감을 그대로 표현하였다.
* 비백(飛白): 붓이 지나간 자리에 먹이 고르게 묻어나지 않고 희끗희끗한 부분이 드러나도록 하는 기법
# 간판석 설치와 공간의 완성
▲ 설치가 완성된 간판석, 하단부의 공간이 보인다
설치를 마친 간판석은 색상과 수평적 형태가 정문 경관과 조화를 이루며 시각적 안정감을 준다. 특히 간판석 하단 중앙부는 완만한 아치형 구조로 하단 기초석에서 약간 들려 있는데, 이 틈은 공간을 시각적으로 차단하지 않으면서 정문–진입광장–본관동을 연결하는 ‘소통의 통로’ 및 ‘통경축’으로서 기능한다. 또한 간판석 뒷면에는 보령석 특유의 나무색 물결 무늬와 나이테 형태의 문양이 살아 있어 보는 즐거움도 더한다.
간판석 서측에는 오는 7월까지 헌법 조항과 간판석의 의미를 담은 석재 안내문이 설치될 예정이다. 또한, 기존 헌법 판석이 있던 자리에는 국가표준기본법 조항을 새긴 새 판석이 들어설 계획이다. 기존 판석에는 중국산 고흥석이 사용되어 이를 교체하려 하고 있으나, 국산 고흥석은 색상이 다소 연한 점이 있어 추가적인 검토가 현재 진행 중이다.
설치 전 과정을 담당한 시설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합리적인 예산 안에서 최상의 결과물을 완성할 수 있었다. 실제 원석 구매 비용을 주변에 물어보면 대부분 예상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말한다는 점에서, 시설실 담당자는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 KRISS, 최상위 법인 헌법에 뿌리내린 사명
1980년, 대한민국은 세계 최초로 헌법에 ‘국가표준제도의 확립’을 명시하였다. 지금까지도 우리나라 헌법에 과학기술의 특정 분야가 직접 언급된 사례는 ‘표준’이 유일하다. 이는 표준이 과학기술 분야에서 차지하는 핵심적 중요성을 보여줄 뿐 아니라, 당시의 사회적 배경과 초대 원장인 故 김재관 박사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970년대, 우리나라는 국가 주도로 중공업 중심의 산업 구조 개편을 추진하며 국립연구소와 과학자를 국가 성장의 핵심 자원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지원하였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대덕연구단지가 조성되었고, 그 기반 위에서 과학기술과 산업의 모든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측정표준’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이에 따라 KRISS는 대덕연구단지 제1호 입주기관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 초대 원장 故 김재관 박사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김재관 박사는 ‘헌법에 국가표준제도를 신설’하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였다. 그는 기존의 상거래 중심 계량법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과학 측정표준까지 포괄하는 법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우리나라 과학기술, 나아가 국가 경제의 도약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그의 주장에 국회가 공감하면서, 헌법 개정안에 ‘국가표준제도의 확립’ 조항이 포함되었고, 이는 KRISS의 내실 있는 연구 활동을 가능케 한 제도적 초석이 되었다.
퇴임 이후에도 김재관 박사는 “정의사회 구현의 가장 기본적인 잣대인 국가표준을 헌법에 명시한 것은 제2의 건국에 버금가는 일”이라며, “헌법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하위법을 만들지 않는 것은 국가적 직무유기”라는 논조의 칼럼을 지속적으로 게재하였다. 그의 끈질긴 노력은 결국 ‘국가표준기본법 제정’으로 이어졌다.
헌법이 법체계 안에서 측정표준의 권위를 인정하는 틀이라면, 국가표준기본법은 이를 실생활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해주는 법적 기반이다. 그 결과, 법적 근거가 없어 난항을 겪던 여러 프로젝트가 추진력을 얻었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지금의 KRISS가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 행정동 앞 도로와 간판석의 모습
헌법 조항과 국가표준기본법의 제정은, ‘국가 측정표준 확립’이라는 KRISS의 핵심 가치를 우리 사회의 최고 규범 속에 자리 잡게 하려는 김재관 박사의 깊은 신념과 끈질긴 노력의 결실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우리가 가진 가치를 스스로 제대로 인식하고, 그 신념을 법과 제도로 확고히 다져 지속해서 발전시켜 나가려는 노력은 우리 모두가 본받아야 할 자세일 것이다.
이번 간판석 설치는 단순한 조형물을 넘어, KRISS의 존재 가치를 다시금 되짚게 하는 상징적인 계기가 된다. 출근길마다 마주치는 간판석을 마주하며, 헌법에 명시된 KRISS의 사명과 이를 현실로 이끌어낸 김재관 박사의 깊은 신념을 마음에 새기는 일은, 창립 50주년을 맞은 우리 모두가 꼭 한 번 되새겨야 할 소중한 가치일 것이다.
글/사진 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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