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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표준, 미래 첨단 바이오테크놀로지 개발에 과학적 기준을 제시하다

  •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2024-07-10 00:00
  • 분류With KRISSian
  • 조회수126


바이오와 헬스케어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최근 10년간 급부상한 연구개발 분야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은 글로벌 보건 위기를 겪은 후 바이오 연구개발의 전략적 가치를 인식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관련 정책을 마련하고 지원을 늘려가고 있다. 바이오 연구는 또 다른 이유에서도 중요해지고 있다. 급속하게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만성질환 및 난치질환 치료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으며, 공급 측면에서도 첨단기술을 이용한 신약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시장규모 증대가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 바이오 연구개발의 현주소는 어디일까? 바이오 물질과 헬스케어 기술의 표준을 만들며 그 최전방에서 뛰고 있는 바이오의료측정본부 그룹장들을 만나 현재 진행하는 연구주제와 우리나라 바이오테크놀로지가 극복해야 할 한계, 목표에 대해 물어보았다


▲ KRISS 바이오의료측정본부 (좌측부터)

이상원 나노바이오측정그룹장, 배영경 바이오물질측정그룹장, 도일 의료융합측정표준그룹장



바이오 연구개발의 현주소 


우리나라는 의약품 수출 등 바이오산업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그중 가장 큰 의미를 갖는 시장은 복제약 제조와 위탁개발생산 분야다. 그러나 신약과 첨단 바이오산업, 유전자 치료, 헬스케어 시스템 분야에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더 적극적인 R&D가 필요한 이유다. 현재 국가측정표준 대표기관 KRISS에서 첨단바이오의약품, 첨단의료기기, 첨단진단기술 개발에 탄탄한 측정의 근간을 마련하고 있는 그룹장들을 한자리에 모아 궁금했던 질문을 던져보았다. 과연 우리나라 바이오 연구 기술 수준은 얼마나 발전했을까? 진행하고 있는 연구 주제를 묻는 질문에 배영경 바이오물질측정그룹장이 말문을 열었다

 

배영경 그룹장  “바이오물질측정그룹은 생명체를 이루는 기본적인 물질, 핵산 단백질 세포의 측정 표준을 확립하려고 노력하는 그룹이에요. 정확한 표준을 세워야 유전자 검사, 세포 치료제의 정량 측정, 단백질 바이오 마커의 정밀 분석 등을 할 수 있는 거니까요. 이것을 통해 감염병, 유전자, 암 조기진단을 정확하게 할 수 있게 되죠.”  

 

도일 그룹장  “의료융합측정표준그룹은 임상 현장에서 진단을 위해 인체를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측정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개발을 하고 있어요. 혈압, 체온, 맥박, 뇌파 등과 같은 생체신호뿐아니라 CT/MRI 등의 의료영상기기에 대해서도 연구를 수행해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그룹 내에서 혈액, 타액 등과 같은 인체유래물을 이용한 체외 진단 기기에서도 민감도와 특이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도 시작했습니다

 

이상원 그룹장  “나노바이오측정그룹은 기본적으로 정밀 의료에 사용되는 나노바이오소재에 대해 광 이미징이나 질량 분석 이미징으로 물리적, 화학적 특성을 비롯하여 세포 또는 조직에서의 유효성을 측정하고요. 그 물질에 대한 안전성을 평가하는 일들을 진행하고 있어요. 나노- 메디신에 사용되는 나노-입자나 진단 키트에 활용할 수 있는 나노바이오센서 등이 여기에 해당되죠.”

 

첨단 바이오 연구라고 하면 막연히 신약 개발 정도만 떠올렸던 것이 무색하게도 연구 분야는 폭넓고 다양했다. 핵산이나 유전자, 첨단 의료기기와 나노바이오소재에 관련된 연구 등 생소한 단어들을 듣고 보니 바이오 기술의 발전이 새삼 피부에 와닿는 느낌이다





첨단바이오, 헬스케어, 나노소재 등 주목할 만한 이슈


바이오산업은 다른 어떤 과학기술 분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는다. 질병의 진단과 치료, 건강한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시장 규모도 엄청나게 크다. 자동차, 석유화학, 반도체 시장 규모를 모두 합친 것과 비슷하다고 말할 정도다. 이렇게 커져가고 있는 시장을 선도해가고 있는 바이오 연구계, 그 안에서 현재 주목받고 있는 이슈는 무엇일까?

 

배영경 그룹장 코로나 시대 비약적으로 성장한 바이오테크놀로지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는 첨단 바이오 의약품 연구가 여전히 주목을 끌고 있어요. 치료할 수 있는 질병도 정말 많아지고 있고요. 요즘은 유전자 치료제도 뜨거운 연구 주제예요. 한 가지 예를 들어볼까요? 세포가 자연스럽게 배출해내는 소포체가 있는데 이들은 메시지를 보내는 역할을 해요. 이것이 치료제의 형태로 각광을 받고 있죠. 핵산 단백질 세포 측정기술과 접목시켜 바이오 입자라고 통틀어지는 이런 물질들의 측정표준을 만드는 것이 저희 그룹의 목표입니다.“

 

바이오물질측정그룹에서는 바이오 물질 정량에 대한 기준을 세울 수 있도록 표준물질도 개발, 제공하고 있고 자체적으로 장비도 개발하여 바이오물질 측정표준 확립에 활용하고 있다. 이런 측정 기술은 차세대 표적 항암제, 첨단 백신, 유전자 치료제 등 미래 의약품 개발과 규제에 과학적 기준을 제시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바이오 연구는 기술 응용분야도 급속하게 확장되고 있다. 진단과 치료, 신약 시장에 그치지 않고 DNA시퀀싱, 세포기반치료, 나노바이오테크놀로지, 조직 및 재생, 헬스케어 분야까지 넘나들고 있는 것이다. 의료융합 산업의 트렌드에 대해 도일 그룹장에게 물었다.

 

도일 그룹장 의료기기 부분에서 현재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것은 퍼스널 헬스케어 분야예요. 초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개인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예를 들자면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개인 건강관리용 생체 신호 측정 같은 건데요. 이게 사실 진단값으로 활용될 만큼 신뢰성이 높지는 않거든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의료융합측정그룹에서는 미세유체 기술을 이용해 자가진단이 가능한 체외진단기기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가진단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측정이 간편하면서도 민감도가 우수해야 한다. 의료융합측정 그룹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최근에는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베타 아밀로이드를 세계에서 가장 낮은 농도에서도 검출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진단법이 계속 개발되면 언젠가는 정복되지 않을 것 같았던 질병도 관리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희망이 희미하게나마 보이는 것 같다.

또 하나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나노 바이오 소재의 개발이다. 이상원 나노바이오측정그룹장의 말을 들어본다.

 

이상원 그룹장 저희는 나노메디신이나 진단키트 등에 활용되는 나노바이오소재에 대한 특성 평가나 유효성 평가를 하고 있는데요. 이런 소재가 잘 개발되면 암에 직접 전달되어 조영제나 치료제의 역할을 할 수 있고요. 유전자 치료제 같은 경우에도 유전적 희귀질환이나 난치질환 부위에 직접적으로 치료 유전자를 전달할 수 있게 될 것 같아요.“

 

최근 이상원 그룹장의 나노바이오측정그룹에서는 세포군집을 3차원적으로 만들어 장기와 유사한 기능을 갖는 오가노이드를 나노물질에 대한 독성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도록 하는 배양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나노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독성을 평가할 수 있는 길을 열기도 했다. 이로써 나노물질 및 나노의약품 안전성 표준 평가절차 확립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표준 확립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성 높여


혹자는 표준을 연구실에서 다루는 단순한 데이터 정도로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다루는 데이터들은 의료기관에서 만나는 바이오의약품, 표적치료제, 유전자치료제, 질병 진단키트, 헬스케어기기 등의 신뢰성을 담보하는 기준이 된다. 표준은 이렇게 대중들의 일상에 밀접하게 닿아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 현재 우리나라의 바이오산업이 극복해야 할 한계 또한 의약품의, 의료기기의, 진단 및 치료 시스템의 신뢰성을 높이는 일이다.

 

도일 그룹장 연구 개발이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음에도 우리나라 의료기기의 세계 점유율은 2%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바이오, 의료 시장이 그만큼 보수적인 거죠. 아무리 잘 만들고 기능이 많다고 해도 신뢰성이 최우선으로 담보되어야 임상 현장에서 쓰일 수 있거든요. 국내 의료기기의 세계 진출을 위해서라도 신뢰성을 높여야 할 것 같습니다.”

 

KRISS는 바이오 연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국제 표준기관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나노바이오측정그룹은 안전성 평가 연구소, KIST Europe, NIST 등과 공동 연구를 하며 국제 표준 ISOOECD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기 위한 연구를 일정 부분 진행하고 있고 바이오물질측정표준그룹은 자체 개발 시스템으로 측정값을 낼 수 있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기관 중 하나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의료융합표준그룹은 의료 전담 측정 부서로 세계에서 유일한 조직이기도 하다. 연구 개발 과정에서 최대의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 수 있는 환경인 셈이다.

 

바이오물질측정그룹, 의료융합측정표준그룹, 나노바이오측정그룹은 6월에 출범하는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으로도 선정된 상황이다. 연구단은 희귀난치질환 극복을 위한 k-유전자치료 기술 개발을 위해 꾸려졌고 표준연구원은 그 안에서 연구주제에 따른 정밀측정 및 표준 분석 기술을 제공할 예정이다. 유전자 세포기반 차세대 정밀의료기술 개발을 목표로 새롭게 출발하는 연구단의 노력이 희귀 난치성 질병 극복의 씨앗이 되기를 바란다. KRISS를 대표하는 바이오물질측정그룹, 의료융합측정표준그룹, 나노바이오측정그룹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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