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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적이어서 재밌는 연구, 유량표준으로 준비하는 수소자동차 시대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2020-06-25 11:38
  • 분류With KRISSian
  • 조회수991

도전적이어서 재밌는 연구,  

유량표준으로 준비하는 수소자동차 시대  

 

KRISS 물리표준본부 열유체표준그룹 유량측정팀 강웅 팀장

 

 

 

신뢰는 한 사회가 제 기능을 하고 문제없이 돌아가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KRISS의 연구자들은 그런 면에 있어서 사회가 정말 필요로 하는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라 말할 수 있다. 꼭 필요하지만 평소에는 그 소중함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물이나 공기에 비유되곤 하는 측정표준.
강웅 팀장 또한 KRISS에 들어오고 나서도 몇 년이 지난 뒤에야 그 연구 가치를 제대로 알 수 있었다. 석·박사 때 연구했던 것과 많이 달라 잘 적응하지 못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기 힘들었던 시절. 그 시기를 지나 이제는 자신이 하고 있는 연구, 앞으로 해나가야 할 연구에 대해 확신이 생겼다는 강웅 팀장. 한창 새로운 도전의 즐거움에 빠져있는 그를 만나봤다.  

 

 

 

 

 

연구도 타이밍? 방황의 끝에 찾아온 기회 

 

“과목 중에 과학을 좋아했어요. 실은 막연하게 의대에 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기계공학과에 가길 잘한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물이 흐르고 바람이 부는 현상들이 신기했었거든요.
대학에 가서 이러한 현상들을 가시화 하는 과목을 배웠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유체의 흐름을 레이저 등을 통해 볼 수 있다는 게 흥미로웠죠.” 

 

이런 학문이라면 더 깊이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는 강웅 팀장. 그는 대학원에 진학해 기계공학 중에서도 난류유동구조에 관한 실험 유체역학을 전공했고, 석·박사 학위 취득 후에는 굴지의 조선해양 기업의 연구소에서 일했다. 다들 부러워하는 직장이었지만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를 위한 가치를 위해 연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2011년 KRISS로 적을 옮겼다. 

 

“KRISS에 와서 맡은 분야가 유체와 관련된 양을 측정할 수 있는 표준을 만드는 연구였어요. 쉽게 말하면 천연가스가 각 가정에 도착하기까지 특정 구간(지점)의 가스양을 측정하는 것이죠. 아까 말씀드렸듯이 물이나 바람의 움직임을 가시화하는 게 재밌었고 그래서 유체역학을 계속 공부했던 건데, 사실 KRISS에 들어와 초반에는 연구가 생소하기도 하고 연구주제를 어떻게 잡아야 하나 갈피를 못 잡겠더라고요. 고민이 많았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방황(?)이었다.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찾는 과정 말이다. 강웅 팀장은 때마침 주어진 기회를 통해 그 방황을 극복할 수 있었다. 신입직원의 교육훈련의 일환으로 미국 표준기관인 NIST를 방문하게 된 것이다.  

 

“당시에 NIST가 세계적으로 가장 뛰어난 연구를 많이 하고 있었어요.
6개월간 NIST의 연구자들과 공동연구를 하면서 KRISS에서의 유량 연구를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흥미와 호기심을 다시 찾았죠.” 

 

NIST에서의 교육훈련은 강웅 팀장의 연구 인생에 전환점을 만들어주었고 KRISS에 다시 돌아온 그의 앞에는 새로운 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연구원에서 우연히 남승훈 박사님을 마주쳤어요. 남 박사님이 대수롭지 않게 ‘강 박사 수소유량 연구 한 번 안 해볼래?’라고 하신 거예요. 제 연구실로 돌아와서 생각해보니까 제가 갖고 있는 기술로 연구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겠다 싶더군요.”  

 

당시 수소에너지 연구를 기획하고 있던 남승훈 박사의 지나치듯 던진 말에 강웅 팀장은 큰 결심을 하게 된다. 그동안 해왔던 연구의 획기적인 전환점, 커다란 확장의 기회를 잡기로 한 것이다. 

 

“수소에너지가 주목받고 있을 때였기에 연구자로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전 원래 천연가스와 같은 고압기체 유량을 연구했었는데, 수소유량은 극한의 난이도가 필요한 분야거든요. 우리 연구원 고압기체유량동에서 다루는 압력은 50 기압 정도인데, 국내에서는 최고 압력, 최대 유량의 설비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수소연료는 700 기압 수준에서 연구해야 해요. 그 정도 압력의 유량을 연구하는 연구자가 흔치 않죠. 나중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이런 도전적이고 큰 과제에 한 번 참여해보고 싶은 욕심이었죠.”  

 

수소연료는 약 700 기압, 영하 40 ℃의 상태로 충전해야 한다. 유량을 다루는 연구자들에게는 도전적인 대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무리 연구 의욕을 일으키는 주제라 해도 단기간에 결과를 내야 하는 프로젝트였다면 선뜻 도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고 싶은 연구를 기간에 대한 부담 없이 해볼 수 있는 기회를 그는 놓치지 않았다.

 


믿을 수 있는 수소 상거래의 길 열다 

 

그렇게 시작된 그의 도전은 최근 큰 성과로 이어졌다. 강웅 팀장 연구팀은 수소충전소에서 정량의 수소가 충전될 수 있도록 유량계를 검증하는 ‘수소 유량 교정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시스템의 저장탱크에 고압·저온 조건으로 수소기체를 충전하고, 수소기체의 질량을 국가측정표준으로부터 소급된 정밀 저울로 측정하면 유량계의 정확도를 평가할 수 있다. 

 

1. 수소 유량 교정시스템으로 유량계 평가를 하고 있는 연구팀

 

 


“주유할 때 주유기 계기판에 숫자가 올라가는 것처럼, 수소자동차도 수소 충전 시 주입기(디스펜서)에 표시되는 숫자가 올라가고 그 양에 따라 돈을 지불하겠죠. 그 숫자를 정하는 유량계가 있는데, 이 유량계가 정확한지 부정확한지 교정이 필요해요. 그 교정을 현재는 700 기압의 수소기체로 하지 않고 상온과 상압(20 ℃ 1 기압)의 물로 하고 있어요. 그러니 교정 결과의 정확성이 보장되지 않는 겁니다.” 소비자가 지불한 금액만큼 정확한 양의 수소가 충전됨에 따라 상거래 신뢰도 보장의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수소에너지 연구를 시작한지 3년 만에 거둔 성과였다. 

 

“수소에너지소재연구팀에 합류를 결정할 때 제가 말씀드렸던 게 ‘전 아무것도 모른다’는 거였어요. 수소는 처음이니까요. 1년은 조사만 했어요. 교육이란 교육은 다 받고 현대자동차의 수소자동차 설계부서부터 수소충전소, 유량계 제작업체들까지 일일이 찾아다니며 현장 상황을 파악했습니다. 나중엔 유럽으로 나가 조사를 했어요. 사실 학회 참석이 아닌 이상 해외출장을 허용해주는 경우가 드문데 말이죠. 과제책임자이신 백운봉 팀장님은 그 시간을 재촉 한 번 없이 기다려주셨죠.” 

 

수소에너지소재연구팀에서는 강웅 팀장이 충분히 공부하고 고민하고 구상할 수 있도록 시간을 허락해주었고, 강웅 팀장은 유럽출장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도면을 그렸다. 그 도면을 발전시켜 2년 만에 수소 유량 교정시스템을 개발해냈다. 

 

2. 수소 유량 교정시스템은 기준점이 필요하기 때문에  

표준 분동을 함께 들고 다닌다. 

 

 

“올해 초 언론보도가 된 이후에 업체에서 연락이 많이 왔어요. 협력과제를 같이 해보자는 제안도 있었고요. 덕분에 기술이전까지 이루어질 수 있었죠. 백운봉 팀장님이 요청하신 게 더 소형화시키라는 거예요. 현재보다 더욱 간편하게 이동식으로 측정할 수 있을 정도로요. ‘수소 유량 교정시스템’ 연구는 완성이 아니라 이제 시작입니다.”

 

3. ‘ 수소 유량 교정시스템’ 연구는 완성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고 말하는 강웅 팀장 

 


수소 유량에 대한 연구를 계속 발전시켜 충전소 현장에서 시험까지 완벽하게 완료하는 것, 국제비교를 통해 국제적 동등성을 확보하는 것 등 개발한 시스템이 실제 적용되기까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

 

“어려운 분야지만 국내에서 제가 처음 한다는 게 뿌듯해요. 제가 개발하고 구현한 기술과 시스템이 표준이 될 수 있다는 것도요.”  

 

주어진 시간은 충분한 편이지만 분명 데드라인은 있다. 하지만 강웅 팀장은 그 이후, 본격적인 수소자동차 시대가 열리는 날을 바라보며 한 단계 한 단계 연구의 깊이를 더해나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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