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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수소에너지시대, 측정표준 기반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2020-06-25 10:50
  • 분류With KRISSian
  • 조회수1537

다가올 수소에너지시대 
측정표준 기반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KRISS 안전측정연구소 수소에너지소재연구팀
 

 

 

세계 에너지 패러다임이 화석연료에서 수소에너지로
바뀌고 있다. 지금 주요 선진국들은 너도나도 ‘수소사회’를
외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미래 에너지원으로 수소를 주목
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파리협정에서 2030년 배출
전망치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 37 % 감축을 목표로 내세워
친환경 에너지 활용 확대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수소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비용 절감 그리고
안전성 제고라는 큰 숙제가 남아있다.

 

 

 

 

 

 

소재 연구의 확장, 수소에너지 연구의 시작으로… 

 

석유의 100년 전성시대가 저물고 있는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꼽히는 수소에너지. 그 전환점에서 수소에너지시대의 측정표준 기반을 마련해나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KRISS 안전측정연구소 수소에너지소재연구팀은 12년 전 만들어졌다.  

시작의 계기는 거창하지 않았다. 

 

“저희 연구분야는 대부분 역학물성이라고 해서 어떤 소재의 강도나 파괴 같은 걸 연구하는 팀입니다. 역사가 무척 오래된 조직이죠. 그러다 보니 기존 산업에 사용되는 소재와 관련된 측정표준은 상당부분 확립된 상태이고 일반적인 측정분야도 웬만큼은 다른 연구소나 기업에서도 다 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저희는 국내 산업체나 연구소에서 하다가 잘 안 되는 것들, 이런 분야 연구 위주로 해왔어요. 그런 소극적인 연구 말고 뭔가 새로운 걸 해보자, 해서 찾은 게 바로 수소에너지분야였던 겁니다. 

(남승훈 박사)” 

 


수소에너지소재연구팀에서 진행 중인 연구의 정확한 명칭은 ‘수소스테이션 신뢰성 측정기술 개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BIG사업의 일환으로 진행 중이다. 물론 수소에너지 연구는 BIG사업에 선정되기 오래 전부터 이어져왔다. 

 

2000년대 중후반, 미 정부는 수소자동차산업을 밀고 있었고 다른 선진국들도 하나 둘 수소에너지 기반 마련에 서서히 시동을 걸고 있었다. 해외학회만 가도 그런 변화를 파악할 수 있었고, 수소로의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을 예측할 수 있었다. 

 

“차분히 살펴보니, 수소산업에서 가장 문제가 될 부분이 소재라고 판단했고 우리 분야와 잘 맞는 것 같더군요. 가능성이 큰 분야인 게 확실했죠. 그래서 앞도 뒤도 보지 않고 시작했는데, 이렇게 어렵고 복잡할 줄 알았다면 그때 시작조차 못 했을 겁니다. 달리는 호랑이 등에 탔으니 중간에 뛰어내릴 수가 없잖아요. 그래도 이제는 오래 타고 와서 어느 정도 여유도 생겼습니다.(백운봉 팀장)”

 

잘 몰랐기에 용감했다. 주변에서 만류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지만 소신껏 시작한 수소에너지 연구의 역사는 어느덧 12년이 되었다. 

  

 

성공적인 융복합 연구의 선례를 만들었으면… 

 

“수소 재료로 연구를 시작했는데, 타깃이 수소충전소로 넓어졌어요. 그러다 보니 수소의 순도부터 수소충전소에 필요한 디스펜서(dispensor)의 유량계, 수소 용기의 라이너 소재, 오링용 고무 등에 대한 특성 측정 데이터들이 요구됐죠. 기존에 재료 분야에서는 금속 위주로 연구를 했는데 비금속까지 확장하게 됐고, 재료 외의 측정표준들도 필요해지면서 3년 전에 우리 연구원 내의 기반표준본부(유량, 열물성 등 물리표준)와 산업측정본부, 삶의질표준본부(수소가스순도 등)에서 팀원이 더 합류했습니다.(백운봉 팀장)” 

 

1. 금속 내 수소량 측정 장치

 

2. 수소 충전소용 Type I 압력용기 소재의 신뢰성 평가를 위해 875 bar 고압
수소환경에서 피로균열성장을 실험하는 모습

 

 

금속 소재팀, 비금속 소재팀, 유량팀, 가스 순도팀, 열 물성팀 등 5팀으로 이루어진 수소에너지소재연구팀은 재료뿐만 아니라 여러학문 분야의 전공자들, 각기 다른 연구부서에 소속된 연구원들이 모인 융복합 팀이다. 당연히 맨파워가 강할 수밖에 없고, 분업화도 체계적으로 잘 되어 있다. 하지만 초창기에는 그로 인한 어려움도 있었다. 

 

“부서 간의 벽을 넘어서 연구하는 사례가 거의 처음이에요. 국내외적으로 융합연구가 강조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부서별 평가 체제에서는 융합연구를 한다는 게 쉽지가 않아요. 왜냐면 부서의 자원 일부가 다른 부서로 넘어가는 거니까 반기는 사람이 없는 거죠.
그래도 수소에너지가 사회적으로 빅 이슈라서 최초로 융합연구를 시도할 수 있었고, 그 어려운 상황에서 강웅 팀장이 좋은 성과를 냈죠.(이정순 박사)” 

 

 

 

 

3,4.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인터뷰에 참여하고 있는 수소에너지소재연구팀

 

 

“물론 ‘수소스테이션 신뢰성 측정기술 개발’ 과제가 큰 사업이기도 하고 융합연구 초창기보다는 조금 분위기가 바뀌어서 지금은 예전에 비해 융합연구가 조금 더 수월해졌어요.(정재갑 박사)” 

 

하지만 융합연구에는 또 다른 장애물이 있었다. 연구 분야가 다르기에 관점에도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소통에 장애물이 있었다. 

 

“전 화학 전공자라 공학을 하는 분들의 말이 어려울 수밖에 없잖아요. 모여서 발표를 하면 80 %는 못 알아들었죠.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 테니 전 발표할 때 매번 인트로부터 다시 합니다. 무조건 처음부터 얘기하는 거죠.(이정순 박사)” 

 

“팀장님이 정말 어려운 숙제를 굉장히 쉽게 얘기하실 때가 있어요.
그럼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죠. 그래도 책임자로서 과제를 살리기 위해 그렇게 하시는 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리더십에 팀원들이 잘 따라줘 왔고요. 앞으로도 이런 사례가 많이 생겨야 하기 때문에 융합연구의 어려움들을 잘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박재영 박사)”

 


산업을 뒷받침하고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기대하며… 

 

“수소를 대상으로 직접 실험을 할 수 없는 부분들도 있어요. 그런 실험들은 금속에 수소를 넣어서 다른 환경에서 실험을 하게 됩니다.
연구를 진행해나갈수록 이런 필요한 시설이나 환경들이 계속 나타나는 거죠. 그러다 보니 이제까지는 시설 구축과 장비 개발에 많은 시간과 인력을 투자했습니다.(백운봉 팀장)” 

 

컴퓨터처럼 완벽하게 조립되어 있는 연구장비는 없다. 뭔가 없는 것은 구입하거나 가공해서 그것을 조합하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도 하는 등 많은 작업들을 필요로 한다. 수소에너지소재연구팀은 국내 최초의 연구를 하기에 모든 기반을 스스로 다져야 했다. 

 

5. DMA(Dynamic Mechanical Analysis)를 이용하여 고분자 소재의
모듈러스(Modulus)를 측정하는 장비

 

6. 고압수소가스에 담근 고무 소재의 시간에 따른 치수 변화를  

카메라로 기록하여 수소 침투량을 측정하는 모습 

 

7. TGA(Thermo Gravimetric Analysis)를 이용하여 고무소재의 열분해
온도(Tg)를 측정하는 모습

 

 

지금 주력하고 있는 연구 주제를 몇 가지 소개하자면, 수소용 비금속 소재팀에서는 수소가스가 새는 것을 방지하는 기술 개발을, 가스 순도팀에서는 충전소에서 고순도의 수소를 공급하기 위한 순도측정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쉽게 얘기하면 자동차에 ABS 브레이크와 에어백 중 하나만 달아야 한다고 하면 뭘 달겠습니까? 다들 ABS 브레이크를 달 겁니다. ABS 브레이크는 사고 나는 걸 방지하고 에어백은 사고가 났을 때 덜 다치게 하는 장치이기 때문입니다. 수소에너지도 마찬가지예요. 국민들이 수소 폭발에 대해 걱정하는데, 수소가 새지 않도록 하면 수소 폭발은 절대 일어나지 않습니다. 수소는 금속과 만나면 취화를 일으켜 잘 깨지는 성질로 바뀌게 한다든지, 고무나 폴리머의 경우 침투해서 새게 만든다던지, 이런 문제들을 발생시킵니다. 그래서 수소가 새는 것을 방지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정낙관 박사)” 

 

“국민들이 수소를 충전할 때 도대체 내가 낸 수소 값이 제대로 된 건지 정말 정량이 들어간 건지 의심스러울 수 있겠죠. 그걸 정확히 측정하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습니다.(강웅 팀장)” 

 

“또 수소전기차는 연료전지 스텍(수소와 산소를 결합시켜서 전기와 물을 생산하는 장치)에 99.97 % 이상의 수소순도를 요구해요. 순도가 그 이하로 떨어지면 전기를 만드는 연료전지의 스텍이라는 부위의 수명이 확 줄어들죠. 그걸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순도의 수소를 공급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 등이 연구에 포함되어 있습니다.(이정순 박사)” 

 

현재 순도측정은 보온병처럼 생긴 압력용기에 수소가스를 담아 와서 실험실에서 분석하는 방식이다. 수소에너지소재연구팀은 현장에서 바로 측정할 수 있는 수소순도 현장 진단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순도가 국제규격 이하로 떨어지면 이를 감지해 나타내주는 기술도 고안중이다. 물론 말처럼 쉬운 숙제는 아니다. 하지만 국민들 피부에 와 닿는 연구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수소에너지소재연구팀의 목표이다. 대형과제, 장기과제이기에 욕심을 크게 가질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형과제, 장기과제로 지원해줬더니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는 선례를 만들고 싶어요. 그래야 우리 후배 연구자들도 그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지금 사명감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해나가고 있습니다.(류권상 박사)”

 

“저는 정부의 R&D 자금이 투입되는 연구들이 결국은 국가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봅니다.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면 그걸 통해 벤처창업이 이루어지든 기업에 이전이 되든 해서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거죠. 또 하나의 바람은 우리 팀에서 개발한 기술이 세계 표준이 됐으면 하는 겁니다. 수소에너지 분야는 대부분의 나라들이 비슷한 수준에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후발주자지만 그 뒤를 바짝 따라가고 있습니다. 일부 부분은 선도하는 분야도 있어요.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시나리오라고 생각합니다.(백운봉 팀장).” 

 

국가 산업과 경제,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성과를 만드는 것. 수소에너지소재연구팀은 허락된 모든 자원과 시간을 아낌없이 쏟아 그 막중한 미션을 달성해나가고 있다. 호랑이 등에 타고 달려온 10여 년, 훗날 그들이 도착할 그곳에 기대했던 성과가 기다리고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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