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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치를 넘어서 객관화된 측정 표준으로 의료영상 정량화에 다가서다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2020-01-06 13:26
  • 분류With KRISSian
  • 조회수1877

경험치를 넘어서
객관화된 측정 표준으로 의료영상 정량화에 다가서다

 

KRISS 의료융합 표준센터 의료영상 정량화팀    

 

최근 뉴스를 보면 영상 진단 분야에서 의료 AI(인공지능)의 활약이 대단하다. ‘국내 의료 AI, 위암 조기발견 정확도 98.5 % 달성’ ‘국내 의료기기 AI 적용 박차, 진단의 정확성을 높인다’ 등의 헤드라인이 하루가 멀다하고 뉴스에 등장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대다수 사람은 조만간 진단 분야에서 의료 AI 시대가 열릴 것을 예측하고 있다. 인간의 경험치를 넘어, 정확한 숫자나 데이터로 병의 진단을 더욱 정확하게 할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의료 AI 기술은 현재 어디까지 왔는지, 의료 AI 진단은 언제쯤 대중화가 될 것인지 호기심을 잔뜩 안고 KRISS 의료융합표준센터 의료영상 정량화팀을 만나보았다.
[글: 김민영, 사진: 김병구]

 

 

 

영상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는 의료 빅데이터

 

우리가 실제로 병원에 가서 접하는 진단기기는 엑스레이·초음파·CT·MRI 등 영상기기가 대부분이다. 영상을 보면 병변은 보이지만 그것이 얼마나 큰지, 얼마나 단단한지는 알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영상을 보고 내리는 진단은 대부분 의사의 경험치에 의존한 것들이었다.  

 

영상기기가 개발된 후 병의 조기 진단율은 확실히 높아졌다. 그러나 그 병을 보고 진단할 만큼 정확한 데이터 값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만일 이런 데이터들이 모이고 모여 일정한 도식처럼 진단을 내릴 수 있게 된다면? 그 정확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의료 데이터가 많이 쌓이고 있는 요즘은 그래서인지 의료 AI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의료 AI 시대를 열기 위해 선결되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의료 AI 연구의 속성은 관찰이다. 정확한 데이터를 추출·비교하여 병을 진단하고 진행 상황을 관찰하는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동안 수없이 많은 진단 영상으로 쌓아온 정확한 데이터다. 다행히 현장에서 의료 데이터는 날마다 쏟아져 나오고 있다.  

 

병원뿐만 아니라 2만여 개가 넘는 검진센터에서 매일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들이 생산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데이터들이 정량화되지 않아 데이터로서의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병원 내에서도 MRI나 CT, 초음파 등의 영상에 일정한 기준이 없어요. 다양한 제조사들이 만든 장비들이라서 더 그렇죠. 병원마다 데이터를 얻는 방법들도 다 달라요. 데이터들이 너무 다양하다 보니까 이것을 어떤 기준으로 모아야 비교·분석이 가능한데 그 기준이라는 게 전무(全無)한 상태예요. KRISS가 하는 일은 여기에 어떤 기준을 제공해주는 거예요. 기준 물질이라든지, 팬텀이라든지 또 영상장비에서 새롭게 나온 기법에 정량적인 값을 정한다든지 하는 방법으로요” 이창우 선임연구원의 설명이다.  

 

의료융합표준센터의 대표적 성과는 2017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모듈형 팬텀이다. 진단기기를 사용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에 대한 신뢰성. 이를 위해 각 기관에서는 기계가 정량적인 값을 제대로 내고 있는지 늘 확인해야 한다. 기준 팬텀은 그 확인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었는데, 기존의 상용화된 팬텀들은 특정 장비에만 쓸 수 있었다. 즉 정확한 값을 얻기 위해서는 각 기능별로 고가의 팬텀을 전부 사야만 하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다. 이번에는 그것을 작게 모듈화하여 필요한 곳에 맞게 조립하여 쓸 수 있도록 했다.  

 

LEGO-compatible Modular Mapping 팬텀(MOMA 팬텀: 모듈의 특성을 이용하여 어떠한 형태든 조립/분해 할 수 있는 팬텀)은 측정 범위도 기존 팬텀에 비해 넓다. 90년대에 개발된 기 존 팬텀은 내부 구성물과 물질을 바꿀 수 없어 최신 고해상도 영상기기 성능측정에 적합하지 않았다. 반면 MOMA 팬텀은 모듈 내부에 발전된 구성물을 변경, 삽입하고 측정 물질 변경이 가능하여 인체 조직 모사 물질을 넣을 수도 있다. KRISS에서 개발된 기준 물질들을 모듈형 팬텀 안에 주입할 수 있어 정량적인 기준값을 알 수 있게 한 것이다.  

 

 

 

 

의료와 공학의 콜라보레이션. 의료융합
 

KRISS 의료융합표준센터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융합 연구시대를 열어가는 대표주자다. “융합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 팀은 물리, 의공학, 기계공학의 다양한 전공의 사람들이 협력·융합해서 결과를 만들어내요. 융합은 KRISS 내부에서만 그치지 않죠. 요즘엔 다양한 병원·의사들과 협업하여 문제를 해결합니다. 최근에는 신촌 세브란스와 협력해서 만든 팬텀으로 정상군 데이터를 얻고 있고 환자 데이터까지 14개 병원과 협력하여 데이터를 얻을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14개 병원이 제공된 팬텀으로 데이터를 뽑아 정량화된 데이터를 비교할 수 있게되면 이를 의료 AI까지 발전시키는 것이 이 콜라보레이션의 목표입니다.” 김용태 센터장의 설명이다.  

 

의료영상 정량화 기술의 현 주소를 묻는 질문에 조효민 선임연구원은 차근차근 설명을 했다. “어디까지 진행이 되었는지 설명하는 것은 간단하지가 않아요. 사실 병원마다 MRI나 CT 등 영상장비들도 다양하고 한 장비 안에서도 데이터를 보는 기법이 굉장히 다양하거든요. 또, 기준 물질이라고 하는 것도 간, 뇌, 심장 등 장기마다 달라요. 위치별로 보는 측정량이 다르기 때문이죠. 앞으로는 그 부분에 대한 기술개발이 더 중요해질 것 같아요. 현재는 심장에 대한 것, 한 가지에 대해 시도하고 있는데 이 기술이 의미 있다고 판단되면 다양한 장기의 다양한 적응증으로 확장될 겁니다. 팬텀은 이것을 보급하는 매체로서의 기능을 가져요. 그 안에 어떤 물질이 들어가야 하는가, 어떤 조직의 영상학적 특성을 모사하는가는 나중에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죠.”  

 

의료영상 정량화는,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것이나 다름없다. 의료 AI를 향한 모두의 협업은 앞으로도 계속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그만큼 할 일도 많다. 물론 가끔의 불협화음은 있을 수 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함께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경험치에 많이 의존하는 의료 현장의 골드 스탠다드(질병의 유무를 판단하는 것)는 때로 표준의 접근을 막는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의료현장에서는 의사의 경험치에 맞춘 골드 스탠다드가 표준처럼 활용되기도 한다.  

 

골드 스탠다드는 정확한 표준은 아니지만 현장에서 결코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의료융합표준센터의 연구원들은 의료 정량화를 위한 방법을 중간에서 찾아야 한다. 현장에서 제대로 사용되는 표준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기 때문이다.  

 

AI가 대세인 요즘은 의사들이 먼저 공학자들을 찾기도 한다. 데이터도 많고 하고 싶은 것이 많기 때문이다. 빅데이터나 AI에 관련한 학회도 많이 생기고 커뮤니티를 만들기도 한다. 최근에는 연세대 심장 내과에서 초음파 영상이 왜곡되는 부분을 해결해줄 수 있냐는 제안을 받고 이형진 선임연구원이 이를 해결할 기법을 분석 개발해 병원에 제공하기도 했다. 충남대 병원과는 정기적으로 만나 공동 협업을 하고 있고 서울 메이저 병원들과도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런 사례들이 잘 알려져 앞으로 다른 병원들과도 많은 교류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연구 결과가 임상에 곧바로 적용되는 그 날을 위해  

 

과학자로서 탐구할 거리가 많다는 것은 크나큰 복이다. 그런 면에서 KRISS 의료융합표준센터가 탐구하는 인체는 정말 훌륭한 연구 대상이다. 연구를 하면 할수록 무궁무진한 탐구 주제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체는 가장 정교하고 가장 복잡합니다. 앞으로도 탐구해야 할 것이 많은 대상이죠. 연구를 할수록 인체는 정말 잘 만들어진 구조물인 것 같아요. 그것을 파헤쳐 나가는 데 큰 즐거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백경민 책임연구원의 말이다.  

 

앞으로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묻자 의료융합표준센터 의료영상 정량화팀은 모두가 한목소리로 답했다. “우리가 개발한 기술이 병원에서 실제로 쓰이면 굉장히 뿌듯할 거예요”라고. 임상에 직접 적용되는 연구를 하기 위해 아직 아무도 가보지 못한 길을 열어가는 사람들. 모두의 바람처럼 의료융합표준센터 의료영상 정량화팀이 개발하는 의료영상 표준이 병원 현장에서 쓰이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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