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ISStory
TOP세계를 이끄는 위대한 실험실을 꿈꾸며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2019-01-22 10:42
- 분류함께 걸어가다
- 조회수1856
어떤 물질의 온도를 ‘뜨겁다’ 혹은 ‘차갑다’라고만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이런 고민에서 탄생한 것이 우리 생활과 밀접한 온도계이다. 과학자들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온도의 본질을 반영한 보다 정밀한 온도 측정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KRISS 열유체표준센터 양인석 센터장 역시 더 정밀한 온도 측정표준 확립을 위해 노력 중이다. 글. 김민영 사진. 이용국
볼츠만 상수를 이용한 켈빈 재정의
흔히 온도의 단위를 물어보면 섭씨(°C)나 화
씨(°F)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국제단위계
(The International Systems of Units, SI)는
켈빈(Kelvin, 기호 K)을 온도의 표준단위로 정
의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섭씨가 먼저 생겼고 많이
쓰였습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온도의 본질
을 연구하기 시작하면서 좀 더 과학적인 온도
단위가 필요해지자 이를 보완한 절대온도 단
위-켈빈(K)이 등장했습니다. 전에 쓰던 섭씨
는 이제 켈빈의 정의에 종속돼 있어요. 켈빈에
서 273.15를 빼면 섭씨온도가 나오니까요.”
과학자들은 온도가 분자 운동 에너지의 평균
값이라는 것을 알아냈고 다른 물리량과 온도
를 연결 짓는 법칙을 발견했다. 이후 열역학
방정식을 이용해 이전에 경험적으로 정의했
던 온도와 구분지어서 열역학 온도라고 불렀
으며 그 단위가 켈빈인 것이다. 우리가 온도라
고 부르는 것은 열역학 온도의 줄임말 혹은 열
역학 온도에 가까운 온도 눈금을 말한다. 이
같은 켈빈의 정의가 내년 5월을 기점으로 기
본상수의 값을 지정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켈빈 재정의에 대한 논의는 10년 전부터 나왔습니다. 켈빈은 물의 삼중점으로 정의가 돼 있는데 온도를 물이라는 특정한 분자를 이용 해 정의하는 것이 만족스럽지 못했죠. 물은 흔 하고 누구나 충분한 기술력만 있으면 물의 삼 중점을 만들어서 켈빈을 구현할 수 있거든요. 문제는 물을 채취한 지역과 계절에 따라서 물 의 동위원소 함량이 달라진다는 겁니다. 동위 원소 함량에 따라 물의 삼중점 온도가 미세하 게 달라지기 때문에 켈빈의 정의가 불완전하 게 되는 거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선진표준기관들은 볼츠만
상수(온도를 열에너지로 변환하는데 필요한
기본상수)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마침내 100만분의 1에 접근하는 결과가
프랑스 LNE와 영국 NPL에서 나왔는데 문제
는 두 기관의 값이 100만분의 3 정도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다. “어느 값이 더 정확한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죠. 켈빈의 재정의가 예정대
로 가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학적으로 볼츠만 상수가 물의 삼중점으
로 측정하는 것보다 더 아름다워야 하는데 정
확도가 떨어지면 안 되니까요. 그래서 두 값이
왜 틀린지 빨리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죠.”
거짓말을 하지 않는 물리학의 세계
양인석 센터장은 프랑스와 영국의 볼츠만 상
수 측정결과 차이가 ‘아르곤의 평균 분자 질
량 측정 오류’라고 가정하고, 2015년 독일에
서 열린 기본상수 워크숍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해 불일치를 해소하는데 기여했다.
“아르곤의 평균질량을 추정하는데 차이가 있
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두 기관을 포함해서
상수를 측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관들을 모
두 포함해서 아르곤 샘플을 구했습니다. 측정
을 해보니 영국의 아르곤 평균질량 측정결과
가 100만분의 3만큼 더 높게 측정된 것을 발
견했죠. 영국에서도 측정결과를 정정했고 불
일치가 해소돼 켈빈 재정의가 예정대로 발효
될 겁니다.”
켈빈 재정의에 따라 물의 삼중점 열역학 온도
는 273.16 K로 정해진 값에서 0.1 mK의 불확
도를 갖는 측정값으로 지위가 변할 것이다.
양인석 센터장은 이후 영국 국가표준기관
(NPL)에서 1년 동안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
었고, 이제 배운 것을 빨리 적용해보고 싶다
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일 자체가 유럽, 미국의 몇 개 기관이 공동연구를 해서 발전
해왔거든요. 혼자 따라잡기 힘든 일인데 영국 표준기관이 볼츠만 상수 열역학 측정을
굉장히 잘하거든요. 많이 보고 배운 것을
적용하면서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하고 싶
습니다.”
양인석 센터장에 따르면 켈빈의 재정의가
발효되면 볼츠만 상수를 기반으로 한 열역
학 온도 측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연
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이
다. 하지만 볼츠만 상수에 기반 한 열역학 온
도를 측정할 수 있는 독자적인 기술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KRISS가 세계를 이끄는 선
진표준기관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력 확보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
“앞으로 나아가야할 길은 물리법칙에 기반
한 열역학 온도의 구현과 측정이 될 겁니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온도눈금은 1990년
도에 만들었거든요. 어떤 온도에서 어느 정
도 틀렸는지 알려져 있는데 KRISS가 열역학
온도와 온도눈금의 차이를 측정하는데 기여
를 할 수 있다면, 세계를 이끄는 기관이 될수 있을 겁니다. 사실 지금 당장 좋아지는 예
를 찾기는 힘들어요. 우리가 하는 일은 과학
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변화입니다.”
100만분의 1의 정확도와 씨름하는 물리학자, 그의 연구노트에 세상을 이롭게 할 아이디어가 넘쳐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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