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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정밀한 측정으로 세우는 정확한 표준의 정의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2018-08-07 11:15
  • 분류With KRISSian
  • 조회수6145

우리는 어떤 물질의 양을 재는 행위를 ‘측정’이라고 한다. 정확한 측정을 위해 만든 측정표준은 우리 일상생활에서부터 산업체 전반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활용된다. 측정표준은 원천적인 공공기술로 그 분야도 매우 다양하며 민간이 수행하기 어려운 국가 고유의 업무이다. 분석화학표준센터 무기분석팀은 원소성분 측정의 엄격한 기준을 만든다. 삶과 안전에 밀접한 측정의 엄격한 기준을 만들기 위한 그들의 어깨가 무겁다. 때론 서로에게 가르침을 주기도 하고 좌절 속에서 배움을 얻으며 고유 미션을 함께 이뤄나가는 이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글. 윤수이 사진. 김병구  

사진 : 화학의료표준본부 분석화학표준센터 무기분석팀 멤버들

원소성분 측정표준을 주도하는 국가대표 KRISS는 헌법 제127조 제2항 “국가는 국가표준제도를 확립한다.”를 근거로 1975년에 설립됐다. 이후 국가측정표준 대표기관으로써 측정표준을 정하고 이를 국민들에게 보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민 삶의 질 개선에 부응하고자 식품, 환경, 보건·의료, 산업 분야에 대한 표준까지 연구 중이다. 분석화학표준센터 무기분석팀은 이 모든 분야에서 화학성분 측정 신뢰성 향상을 위해 표준을 확립하고 인증표준물질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쉽게 말해 화학측정 분야의 기초를 다지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기초를 다지는 업무가 많다보니, 다른 여러 센터에서 협력요청이 많이 들어옵니다. 연구소 전체를 봤을 때 이슈가 되는 여러 분야가 있어요. 그런 연구를 하시는 분들도 저희에게 상호비교 검증을 위한 협력 요청을 많이 하십니다.(허성우 박사)” 원자는 물질이다. 무기분석팀은 어떤 물질에 몇 개의 원자가 있는지 알고 싶은 센터에 최대한의 해답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황을 정량하여 단백질의 양을 정확히 측정하는 방법을 바이오분석표준센터 방법과 비교해 상호 검증하는 작업을 한다. 또 나노 입자 중 원소의 함량을 측정한 데이터와 나노바이오센터의 데이터를 결합하여 최종결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다. 필요로 하는 곳이 많다는 것은 곧 무기분석팀의 자랑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연구들은 무기분석팀 업무의 일부일 뿐이다. 무기분석팀은 주기율표 상 다양한 원소의 표준용액을 국가표준으로 개발하여 보급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표준용액이란 원소의 함량 측정에서 기준값을 제공해주는 용액으로 원소의 농도가 정확하게 결정된 것을 말한다. 말 그대로 비교하고자 하는 물질의 표준이 되는 용액이다. 그리고 무기분석팀은 원소 표준용액에 관한 국제비교에서 세계 최고의 결과를 자랑하는 팀이다. “다른 나라의 표준기관과 측정결과가 동등한지 확인하기 위해 국제비교를 하는데, 저희 성적은 항상 좋은 편입니다. 저희의 측정결과가 국제적으로 다른 나라의 표준기관과 동등 하다는 증거를 바탕으로, 국제적으로 측정능력을 인정받고 있어 더 열심히 연구에 임하고 있습니다.(임용현 센터장) ” 한국이 화학측정 표준분야를 선도하는 독일, 미국, 영국, 일본, 중국과 동등하거나 더 우수한 측정표준을 확보한 것은 기술적으로나 국가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사진 : 화학의료표준본부 분석화학표준센터 무기분석팀 멤버들

확립된 표준으로 평균값을 재평가하다
객관적으로 입증된 국제적 동등성과 측정능력을 통해 무기분석팀 황의진 박사가 주도하는 과제가 있다. 바로 식약처의 검사능력관리 숙련도 시험이다. 이는 우리나라 식품을 분석하는 시험소들의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무기분석팀은 기준 시료와 기준 값을 12년 연속 제공했다. 이로써 국제적 동등성이 확보된 엄격한 기준값을 제공하여 우리나라 시험검사 기관들이 항상 정확한 값을 낼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인 숙련도 시험에서는 시험소들끼리 평균값으로 평가를 합니다. 하지만 10개 기관이 미지 시료의 측정값을 낸다고 할 때 9개 기관이 값을 1이라하고, 1개 기관이 값을 2라고 하면 보통 소수를 틀렸다고 하잖아요.  

사진 : 원심분리기로 작업중인 모습
 

사실 소수가 맞고 다수가 틀렸을 수도 있어요. 그러니 저희가 잘 확립된 표준을 바탕으로 기준값을 주면 소수가 더 정확한 측정을 한 경우에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죠. 이런 실험도 하고 있습니다.(이종화 박사)” 이종화 박사의 말대로 시험소들 끼리 비교를 했을 때 한꺼번에 측정값이 다 틀려버리는 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 이 때문에 무기분석팀에서 국제비교에서 인정받은 확립된 표준을 가지고 평가를 진행한다. 또한 무기분석팀은 지난 3년 동안 황의진 박사 주도아래 아시아·태평양 측정표준 협력기구(APMP), 아시아·태평양 시험소 인정협력체(APLAC)와 합동으로 국제 숙련도 시험을 4차례 진행했다. 전 세계 나라가 참여하는 숙련도 시험은 한 국가에 2~4개 기관이 참여할 수 있으며, 참여 기관에 대한 시험소평가를 무기분석팀이 수행했다. 이는 측정표준기관과 시험소 인정기구가 상호 협력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이 시험소평가는 국제적으로 KRISS의 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사진 : 원심분리기

무기분석팀의 무한도전
“무기분석팀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를 물었을 때 황의진 박사로부터 의외(?)의 답변을 들었다. “최종 목표는 없어요.”라는 대답이다. 조금 당황했지만 다시 그 이유를 물었을때, 정신이 번쩍 드는 답변이 돌아왔다. “국가가 있는 한 국가표준은 유지되어야하고, 더 발전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저희에게 최종은 없습니다.”라는 말이다. 덧붙여 황의진 박사는 1999년 연구 과제를 수행 중 한 심사위원으로부터 들은 말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말을 이어갔다. “표준물질은 해외에서 사오는 게 더 싼데, 왜 만들어요?”라는 다소 충격적인 말이다. 황의진 박사는 덧붙여 말했다. “그때 제가 무슨 말씀을 드렸냐면, 국가표준은 주권입니다. 국가표준을 남에게 맡긴다는 것은 주권을 포기한다는 말입니다.” 무릎이 탁! 쳐질만큼 명쾌한 답변이다. 국가가 세워지면, 국가 내·외적으로 서로 다르면 안되는 것들이 있다. 국가의 근간이 되는 화폐와 도량형 같은 기준들이 그것이다. 역사적으로 각 국가에서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이러한 기준들을 확립했는데, 이를 다른 국가에 맡기는 행위는 우리의 주권을 다른 곳에 맡기는 것과 다름없다. 우리나라에서 KRISS만큼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곳이 드물다. 기초과학은 화려하지도, 대중이 알아주는 연구도 아니다. 이 때문에 경제성도 없으니 기업에서는 기피하는 일이다. 하지만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 꼭 해야 하는 일이 바로 기초과학연구이다. 삶과 산업에 밀접한 표준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그들의 어깨에 기대와 부담이 실려 있다. 길어지는 실험과, 예상 밖의 결과 속에서도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며 다시 전진하는 그들은 진정한 과학자가 아닐까. 무기분석팀은 오늘도 더 정확한 측정값을 내기 위한 고군분투를 이어가는 중이다. 그들의 열정으로 정밀하게 확립된 측정표준이 세계를 주도하길,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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