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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S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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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찰을 줄이고 저항을 이겨라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2018-08-03 13:07
  • 분류지식을 나누다
  • 조회수2566

주로 속도를 겨루는 동계올림픽은 스포츠 과학의 결정체다. 눈과 빙판 위를 달리는 경기가 대부분인 만큼 마찰력이 기록을 좌우하는 종목이 많다. ‘빙판 위의 체스’ 컬링과 ‘얼음 위의 F1’ 봅슬레이가 바로 그것! 마찰력은 물체가 어떤 면과 접촉하여 운동할 때 그 물체의 운동을 방해하는 힘. 접촉면의 거칠기, 물체의 무게에 따라 마찰력의 크기가 좌우된다. 결국 이들 종목의 경기는 마찰력을 줄이기 위한 싸움이기도 하다. 기록을 향한 열정이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해주는 스포츠에 깃든 과학의 비밀을 들여다보자 . 글. 윤수이

사진 : 봅슬레이

겨울 스포츠의 대명사 ‘봅슬레이’
얼음 위의 슈퍼카라 불리는 봅슬레이는 쉽게 설명해 선수들이 썰매를 타고 1,200~1,300 m 길이의 트랙을 120~130 km/h의 속력으로 미끄러지듯 내려오는 경기다. 봅슬레이는 무게와의 싸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무게’가 승부를 좌우한다. 스타트 이후 중력가속도를 더하기 위해서 선수들은 무거워야 한다.

  봅슬레이 경기의 무게제한 : 남자 선수2명과 기구 합계 390kg, 남자 선수 4명과 기구 합계 630kg, 여자 선수 2명과 기구 합계 350kg

덕분에 봅슬레이 선수들의 단골 멘트는“몸무게 많이 늘렸어?”라는 질문이다. 봅슬레이는 경기를 공정하게 치루기 위해 선수, 썰매를 합한 무게를 제한한다. 선수와 썰매를 합친 무게가 남자 2인승 390 kg, 남자 4인승 630 kg, 여자 2인승 350 kg 이다. 선수들은 제한된 기준 안에서 최대한 체중을 늘린 후 폭발적인 스피드를 내기 위한 훈련을 진행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먹고, 자기 전까지 먹었어요.” 한 인터뷰에서 김유란(26) 선수는 “체중을 불리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이야기 한 적도 있다. 그녀는 경기를 위해 20 kg 가까이 찌웠다. 봅슬레이 대표팀은 선수들의 체중관리를 위해 전담 영양사까지 영입했다. 단순히 살만 찌우는 것이 아닌 균형 잡힌 식사로 건강까지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진 : 파란색 드레스를 입은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선수

동계올림픽의 꽃 ‘피겨스케이팅’    

“야식이 뭐에요? 태어나서 한 번도 야식을 먹어본 적이 없어요.” “간식이요? 먹고 싶지만 먹지 않아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한 방송사 예능프로에 출연한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의 명언이다. 다이어트를 해본 사람 이라면 한 번쯤 그녀의 다이어트 식단을 검색해 보았을 만하다. 아침은 한식, 점심은 샐러드나 과일, 우유, 저녁은 과일과 시리얼 등 식물성 단백질 위주로 섭취한다.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의 혹독한 체중관리는 피겨스케이팅만의 특별한 요인 때문이다. 피겨스케이팅의 주요 기술 중 하나인 점프는 중력의 힘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체중이 가벼울수록 점프는 물론, 스핀이나 턴이 부드러워지고 아름답다. 2 kg 정도만 가벼워도 점프가 달라진다. 피겨 선수들이 체중에 집착하는 건 당연할 수밖에 없다. 여자선수들 뿐 아니라 남자선수들도 체중 압박을 받는 건 마찬가지다.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간판으로 부상한 남자싱글 국가대표 차준환. 그는 키 176 cm에 몸무게는 60 kg이 채 나가지 않는다. 종목 특성상 체중관리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착지할 때는 몸무게의 7배에 달하는 힘을 버텨야 매끄럽게 착지할 수 있다. 체중이 늘면 점프 동작이 어려울 뿐 아니라 훈련 중 부상이 잦아진다. 동계올림픽의 ‘꽃’이라 불리는 피겨스케이팅은 선수들의 피나는 훈련과 노력이 빚어낸 아름다운 결과물이다. 우리는 혹시 선수들의 화려한 의상과, 아름다운 외면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빙판에 오르기 전에 흘린 선수들의 땀과 노력을 알아주는 것이 스케이팅을 바라보는 올바른 관점이 아닐까.  

사진 : 컬링 스톤

한 경기에 쓰이는 무게 ‘160 kg’  

‘빙판 위의 체스’라 부르는 컬링은 16세기 중반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추운 겨울 얼음 위에서 심심풀이로 돌을 던지는 것에서 유래됐다. 컬링의 승부는 ‘스톤’이 하우스(표적)의 버튼(중앙)과 얼마나 가까운지 여부에 달렸다. 한 팀은 2명 또는 4명으로 이뤄지며, 각 팀은 번갈아 가며 8개의 스톤을 투구한다. 스톤이 가볍게 미끄러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컬링 스톤의 무게는 17.24~19.96 kg 사이여야 한다. 20 kg에 가까운 스톤은 얼음 위에서 충돌할 때 마다 엄청난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50년 이상 수명을 유지할 만큼 견고하다. 스톤은 어떤 돌이기에 단단할까? 올림픽처럼 규모가 큰 국제대회에서는‘특별한 돌’로 만들어진 스톤만 경기에 오를 수 있다. 스코틀랜드의 무인도 에일서 크레이그(Ailsa Craig)에서만 채굴할 수 있는 화강암이다. 이 돌은 수분흡수율이 낮아 빙판을 녹이는 속도가 느려 2시간 30분에서 3시간 정도 소요되는 컬링 경기에 사용하기 적합하다.
이 경기의 핵심은 ‘마찰’에 있다. 선수 두 명이 스톤의 이동 경로를 따라 빗자루로 길을 닦는데, 이 ‘스위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동거리가 3~5 m 정도 차이가 난다. 경기 시작 전 얼음판에 물을 뿌려 얼음 알갱이(페블)를 만드는데, 열심히 닦아야 오돌토돌 튀어나온 이 알갱이들이 깎이면서 평평해지고 온도도 높아져 녹아내린다. 얼음이 녹으면서 마찰력이 줄어들면 스톤 속도가 빨라지고, 마찰력이 클수록 속도가 느려진다. 스톤을 왼쪽으로 휘게 하고 싶다면 진행 방향에 강한 비질을 하면 된다. KRISS 조완호 박사는 “스위핑을 통해 왼쪽과 오른쪽의 마찰을 다르게 하면 기울기가 생기면서 마찰이 큰 쪽을 축으로 스톤의 이동 경로가 휜다”고 설명했다. 쇳덩이처럼 단단한 스톤에도 양면이 있다. 한쪽 면은 거칠어 마찰력이 높고, 다른 한쪽 면은 부드러워 마찰력이 낮다. 스톤의 어느 쪽 면을 이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스키의 길이, 썰매와 컬링스톤 무게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이유 없이 설계된 건 없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바뀌는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선수들은 단 한 뼘을 앞서기 위해 수천 번 훈련한다. 기록을 단축하기 위한 힘겨운 사투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지난 2월 25일 17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 했다. 하지만 축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3월 9일부터 평창 장애인 동계올림픽대회가 개최된다. 이 제 장애인 동계올림픽 참가 선수들이 전하는 감동을 느낄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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