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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승부사’ 영토를 점령하라!-땅따먹기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2017-08-18 14:44
  • 분류지식을 나누다
  • 조회수2972

가지고 놀 장난감이 많이 않았던 어린 시절 , 학교가 파한 후에는 운동장 한 구석에서 친구들과 땅따먹기 놀이를 하곤 했다 .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 평평한 땅이 땅따먹기의 명당이었다 . 땅바닥이 그림이 잘 그려지는 흙인데다가 느티나무가 그늘까지 드리워주니 명당으로 손색이 없었다 . 그 시절 나는 가위바위보를 잘해 , 특별한 장기가 있는 것도 아닌데 땅따먹기를 하면 곧잘 이겼었다 . 그렇게 차지한 내 땅 은 보는 것만으로도 든든하고 듯함을 안겨줬다 . 결국 배가 고파 더 이상 할 수 없을 때 우리는 일어났지만 학교 운동장은 모두 나의 땅이었다 .  

  그림 - 땅따먹기 선 그림 - 땅따먹기 손으로 호를 그리는 남자

민중의 소박한 꿈과 희망이 응축된 놀이

두꺼비 집 만들기 , 모래성 쌓기 , 흙 그림 그리기 등 흙으로 할 수 있는 놀이는 무궁무진하다 . 그 중에서도 땅따먹기는 동네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 중 하나였다 . 땅따먹기는 땅뺏기 라고도 하며 전라북도에서는 꼭꼬락 ( 둥근 돌치기 )’, 제주도에서는 뽐을 땅 이라고도 불린다 . 한쪽에 책가방을 던져 놓은 아이들이 허리를 굽히고 놀이도구를 찾아 두리번두리번 거린다 . 모양이 고르고 크기가 적당한 도구를 찾는 것부터가 이 놀이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 지방에 따라 놀이도구의 재질은 사금파리 , 유리조각 , 병마개 , 조개껍질 , 타일조각 , 작은 돌 등 다양하다 . 크기는 손가락으로 튀겼을 때 잘 나갈 수 있는 직경 1.5~2 cm 정도 되는 것을 쓴다 . 이를 부르는 명칭도 목카 , 목자 , 막자 , 따별 , 꼴꾸락 등 다양하다 .

그렇다면 땅따먹기란 놀이가 이처럼 전국적인 분포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 옛날에는 지금보다 농사에 의존하는 정도가 훨씬 심했고 , 우리 조상에게 농사는 삶의 가장 기본이었다 . 그래서 농사를 짓기 위해 땅이 필요했고 , 만약 그 땅이 내 땅이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되었다 . 그래서 실제로는 갖지 못한 땅을 갖고 싶어 하는 마음이 놀이로 구현된 것으로 보인다 .

성취감과 즐거움을 동시에 얻는 놀이

놀이방법은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 서울 · 전라북도 등지에서 가장 많이 행하여지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 지면에 원 또는 네모를 지름 1~2 m 정도의 크기로 그려놓아 경계를 정해놓고 그 안에서 각각 자기 뼘으로 반원을 그려 자기 집을 정한다 . 가위 바위 보를 하여 이긴 순서대로 먼저 공격을 하는데 , 이때 둥글납작한 돌이나 사금파리로 만든 을 가지고 엄지손가락으로 세 번 튕겨서 자기 집으로 되돌아오면 세 번 말이 지나갔던 선 안 이 자기 땅이 된다 . 너무 세게 튕겨서 자기 집으로 되돌아오지 못하거나 경계선 밖으로 말이 나가면 공격권을 상대방에게 넘겨주게 된다 . 이렇게 하여 땅을 많이 차지하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다 . 이때 공격하는 편이 실수할 때까지 계속 반복하여 땅을 따는 경우도 있고 , 한번 집으로 돌아오면 자동적으로 상대방에게 공격권이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 또 다른 방법으로는 , 지면에 경계를 그어 범위를 정한 다음 말을 사용하지 않고 가위 바위 보를 하여 이긴 사람이 자기 뼘만큼 땅을 재서 차지해나가는 방법이 있다 . 많이 차지한 쪽이 이기게 되는데 여기서는 가위 바위 보를 잘 하는 쪽이 유리하게 된다 . 교대로 자기 말을 손가락 끝으로 쳐서 상대방 말을 맞히면 한 뼘씩 재어 먹어나가는 방법으로 할 수도 있다 . 일반적으로 가위 바위 보를 계속해서 땅을 둘이서 모두 차지한 뒤에 서로 말을 튕겨서 맞히는 대로 상대방 영토를 따먹어 들어가기도 한다 . 자기 말을 손가락으로 튕겨서 상대방 말을 맞혀나갈 때 , 두 번 튕겨서 가까이 접근하고 세 번째에 맞히기로 하는 수도 있다 . 그러나 세 번째에 맞히면 상대방 땅을 한 뼘 따먹고 , 두 번 만에 맞히면 두 뼘을 , 한 번에 맞히면 세 뼘을 재어 먹기도 한다 . 하지만 이 모든 방법에는 공통점이 있다 . 멀리 가는 것보다 결국 제 집으로 돌아오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  

사진 - 땅따먹기 게임중인 아이들

비슷하지만 다른 놀이

땅따먹기 로 불리는 또 다른 놀이도 있다 . 흔히 땅따먹기 로 알려져 있지만 원래 이름은 사방치기 . 이것은 땅따먹기와는 달리 손 대신 발을 주로 사용한다 . 해당하는 칸에 망을 던져놓고 깨금발을 한 상태로 끝까지 다녀오는 방식이다 . 1 단을 할 차례라면 망을 1 번 칸에 던진다 . 1 번 칸에 망이 잘 들어갔다면 , 2 번 칸부터 시작해 한 발 혹은 두 발의 형태로 이동하는데 2·3 번은 깨금발로 들어가고 , 4·5 번은 양 발을 동시에 디디며 , 6 번은 다시 깨금발 , 7·8 번은 양 발을 다시 동시에 디딘다 . 그리고 다시 뒤를 돌아서 들어갈 때의 반대 순서대로 나오면 되는데 , 2 번 칸에서 다시 망을 주워 가지고 들어오면 성공이다 . 움직이는 중간에 손이나 발로 금을 밟으면 실격 처리된다 . 또한 망을 던질 때 다른 칸에 떨어진다거나 금에 망이 닿아도 다른 사람에게 기회가 넘어간다 . 이렇게 해서 1 단부터 8 단까지 진행하는데 , 마지막 8 단까지 성공하고 나면 등놀이판 반대편을 향해 뒤돌아서서 놀이판으로 망을 던지는데 , 놀이판 밖으로 나가거나 금에 걸리지 않으면 망이 떨어진 칸이 그 사람의 땅이 된다 . 어느 한 사람의 땅이 되면 그 땅의 주인은 자기가 할 차례에서는 두 발로 편히 갈 수 있고 상대는 그 칸에 발이 닿지 않게 뛰어 넘어가야 한다 .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1 단부터 하늘까지 성공할 때마다 땅을 따먹을 수 있는데 더 이상 따먹을 땅이 없으면 끝이 난다 . ‘ 뱀모양 땅따먹기 도 있다 . 땅을 많이 차지하기를 겨루는 것이 아니라 망을 튀기며 목적지를 돌아오는 놀이이다 . 먼저 뱀처럼 구불구불한 모양의 놀이판을 땅에 그린다 . 구불구불하게 그려진 땅 위에 길을 그려 넣고 순서를 정한 다음 출발선에서 한 명씩 차례로망을 튀기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 튀긴 망이 그려놓은 선 밖으로 나가면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와 차례가 되면 시작해야 한다 . 자기의 망으로 상대방의 망을 맞혀 선 밖으로 밀어내 죽게 할 수도 있다 . 죽은 사람은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와 새로 시작해야 한다 . 가다가 길옆에 있는 섬에 들어가면 마음대로 쉴 수 있고 , 상대방의 망에 맞아 망이 밀려날 위험도 없다 . 반환점의 함정에 빠지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  

사진 - 사방치기 중인 아이들

세살 적 놀이 , 여든까지 간다  

전지 한 장과 바둑알 , 펜 한자루만 있으면 신나는 땅 따먹기 놀이를 집에서도 해볼 수 있다 . 거실 바닥에 전지를 깔고 엄마 아빠 , 아이가 각각 전지 모서리에 자리를 잡는다 . 배를 깔고 엎드려 가위바위보를 한 후 이긴 사람이 전지의 모서리부터 바둑알을 알까기를 하듯 손가락으로 튕겨 그 바둑알이 움직인 거리만큼 펜으로 줄을 긋는다 ( 상대방과 다른 색 펜으로 사용하면 구분하기 쉽다 ). 매번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사람이 바둑알을 손가락으로 튕기면 되는데 그때마다 줄을 그어 땅을 넓혀간다 . 더 이상 따먹을 땅이 없다고 서로 동의하면 땅의 크기를 비교하여 승부를 판가름한다 . 땅따먹기는 손가락 힘 조절을 통해 정교함을 뽐내는 놀이이다 . 아이는 손가락으로 바둑알을 튕기며 힘조절 능력 , 집중력 , 손과 눈의 협응력 등 다양한 신체 능력을 기를 수 있다 . 정확하게 원하는 곳에 알을 튀기기 위해 손의 조정력도 필요하고 , 힘의 강약과 침착성도 필요하기 때문에 이 놀이를 하면서 이런 요소들이 저절로 길러지게 된다 . 뿐만 아니라 물체 운동의 원리를 터득하게 된다 . 만약 아이가 이 놀이에 재미를 붙인다면 다소 많은 양의 종이를 준비해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온 가족이 함께 잊혀져가는 추억의 놀이를 즐겨보는 것은 상당히 유익하고 재미있다 . , 이제 옛 기억을 되살려 아이와 함께 마음껏 즐겨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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