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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양자기술의 미래를 만나다

  • 작성자최고관리자
  • 작성일2021-01-04 08:40
  • 분류With KRISSian
  • 조회수2722

대한민국 양자기술의 미래를 만나다
- KRISS 양자역학계팀 & 양자정보팀 -


 

겁도 없이, 양자기술에 대해 알아보겠다고 유튜브를 검색했다. 대부분 수박 겉핥기일 뿐 속 시원히 간지러움을 긁어주는 내용은 없었다.

다양한 양자기술이 나오는 SF영화도 찾아보고, 요즘 핫하다는 관련 드라마도 몰아봤지만, 보면 볼수록 혼란스러운 마음은 가라앉지 않았다.
그래서, 양자기술이 뭔데? 도대체 뭐길래 사람들이 이토록 주목하는 건데?

마음속으로 점점 커지는 이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 최고의 양자기술 전문가들이 있다는 KRISS로 향했다.

 

▲ 왼편: (왼쪽부터) 심승보 책임연구원, 서준호 양자역학계팀장, 차진웅 선임연구원,  

이민규 책임연구원, 홍기석 책임연구원
오른편: (왼쪽부터) 최가현 선임연구원, 이선경 선임연구원, 송운 책임연구원,
 

최상경 책임연구원, 임희진 선임연구원, 이상민 양자정보팀장 


 

영화에서만 접하던 양자기술을 현실로
검색창에 ‘양자역학’ 또는 ‘양자기술’이라고 입력하면, 멀리 갈 것도 없이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란 이름을 최상단에서 마주할 수 있다. KRISS 내에 있는 연구소 이름부터 아예 ‘양자기술연구소’다. 양자기술과 관련해 어떤 연구를 하길래 당당하게 이름까지 그대로 내걸었을까?


모든 팀을 다 만나볼 수는 없기에, 양자기술연구소(이하, 연구소)를 대표해 양자역학계팀과 양자정보팀을 만났다. 양자역학계팀에서 서준호 박사(팀장)와 차진웅 박사가, 양자정보팀에서는 이상민 박사(팀장)와 최가현 박사가 인터뷰에 응했다.

 

▲ 인터뷰에 참여한 이상민 박사와 최가현 박사. 그리고 서준호 박사, 차진웅 박사(좌측부터)

 

 

인터뷰에 참여한 두 팀을 포함해 연구소에는 모두 일곱 개의 팀이 속해 있다. 각각 다른 이름으로 구분됐지만, 사실 그들이 하는 일은 ‘양자기술’이라는 큰 틀 안에서 서로 걸쳐 있다며, 이상민 박사가 먼저 말을 꺼냈다.


“연구소에서 하는 연구는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크게 ‘양자 컴퓨팅’, ‘양자 네트워킹’, ‘양자 센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세 개의 분야는 이해를 돕기 위한 분류이고, 실제 연구에서는 이런 분야가 서로 중첩되어 연구가 진행됩니다. 물리적으로 구분하자면 ‘광자’, ‘초전도체’, ‘원자’, ‘나노역학계’, ‘스핀소자’, ‘다이아몬드소자’로 구분할 수 있겠네요.”

 

▲ KRISS에서 하는 연구는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크게 ‘양자 컴퓨팅’, ‘양자 네트워킹’, ‘양자 센싱’으로 구분한다.

 

 덧붙여서 최가현 박사는 팀에서 주로 하는 연구에 대해 소개했다.


“그중 양자정보팀은 단일 광자와 초전도체를 기반으로 하는 양자정보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우선 ‘초전도체 기반 연구’는 ‘양자 컴퓨팅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입니다. 양자 컴퓨팅 기술은 기본적으로 *큐비트를 만들거나 제어하고, 측정하는 일이라고 볼 수 있어요. 뉴스나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양자 컴퓨터는 기존 컴퓨터가 가진 성능과 비교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압도적인 성능을 가집니다. 일반적으로 양자 컴퓨팅에 대한 연구는 큐비트 개수로 그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데, 현재 KRISS에서는 10개 정도의 큐비트를 동시에 생성, 제어, 측정하는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 큐비트(qubit)는 양자 컴퓨터로 계산할 때의 기본 단위이다. ‘양자비트’(quantum bit)라고도 한다.

  일반 컴퓨터는 정보를 0과 1의 비트 단위로 처리하고 저장하는 반면 양자 컴퓨터는 정보를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갖는 큐비트 단위로 처리하고 저장한다. 

 

 

▲ KRISS는 현재 10개의 큐비트를 동시에 생성, 제어, 측정하는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IBM, Google 등 선진연구그룹이 현재 진행 중인 53개의 큐비트 연구에 비해서는 적지만, 이제 연구를 시작한 지 2년여밖에 안 된 시점에서 이러한 성과는 매우 고무적인 성과이다. 현재 국내 최고 수준임은 물론, 선진연구그룹과의 격차도 점점 좁혀가고 있다. 양자정보팀의 또 다른 연구 분야인 ‘단일 광자 연구’에 대해서는 이상민 박사가 이어서 언급했다.


“단일 광자 연구에 대한 내용은 최근 뉴스를 통해 보도한 ‘비밀공유 양자원격전송’ 기술로 설명이 가능할 것 같아요. 간단히 말하자면 일반적인 정보가 아닌 ‘비밀을 공유한 양자 정보’를 이전의 방법보다 높은 효율로 전송하는 실험입니다. 네 개의 광자가 얽힌 양자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정보 유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며 양자정보를 전달하는 기술입니다.”

 

 

▲ 양자기술연구소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7개의 팀이 존재한다.


 

초정밀 측정기술로 양자기술의 미래에 기여하다
“양자역학계팀은 나노미터 규모의 역학적 양자진동자 소자를 기반으로 양자기술을 연구합니다. 이렇게만 들으면 무슨 말인지 어려울 수도 있겠네요. 혹시 기타를 쳐본 적 있으세요? 기타의 경우 양쪽으로 묶인 줄을 얼마나 당기냐에 따라 팽팽함이 달라지고, 그걸 튕길 때 진동이 발생하며 소리가 나는 것이죠. 우리는 직경이 매우 작아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나노선(Nanowire)’을 이용해 이런 기계적인 진동을 만들거나 측정하고, 더 나아가 다른 양자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것을 연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진동을 제대로 측정하고 정보화할 수 있다면,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한 것이죠.”


현미경을 통해 봐야만 볼 수 있을 정도로 미세한 나노미터 규모의 선들을 제어하고 측정할 수 있다니. 분명 쉽지 않은 기술임이 분명했다. 해당 연구 과정의 어려움을 묻자, 차진웅 박사가 대답했다.


“이러한 나노역학소자들을 연구하고, 활용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온도입니다. 크기가 펨토미터 수준으로 워낙 작다 보니 상온에서는 요동이 너무 커서 측정이나 활용 자체가 불가능하죠. 양자기술의 연구와 활용을 위해서는 온도를 낮추는 작업이 중요한데,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여러 소자 중 ‘*나이오븀(Niobium)’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최근 차진웅 박사가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연구에 활용한 나이오븀은 기존에 쓰던 알루미늄보다 좀 더 높은 온도에서 활용이 가능하고, 자기장에 넣어도 초전도 특성을 쉽게 잃어버리지 않아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최근 이와 관련한 논문을 투고해 연구자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 나이오븀(Niobium) : 원자번호 41번의 원소로, 원소기호는 Nb이다. 극저온에서는 초전도 특성을 나타내고, 높은 온도에서는 열과 부식에 대한 높은 저항성을 가지고 있어 주로 초전도 재료, 내열 고강도 재료 등에 사용한다.

 

 

작지만, 다양한 플랫폼을 가진 KRISS
양자역학계팀과 양자정보팀 모두 인터뷰 내내 KRISS가 가진 훌륭한 기반기술과 인프라에 대해 언급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KRISS처럼 한 연구소 그룹 안에 양자기술을 연구할 수 있는 다양한 물리적 플랫폼을 가진 곳이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다는 것이다.

 

▲ 양자기술에 대해 마음껏 연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플랫폼이 집적되어 있는 KRISS


 

양자기술의 응용범위가 넓어지려면 특정 플랫폼에만 갇혀 있으면 안 되는데, 다양한 시설이 연구소 내에 집적되어 있어 기술 간의 연결이 쉽다는 것이다. 초저온 연구에 필요한 액체 헬륨을 직접 생산하는 플랜트를 가진 점도 강점으로 꼽았다. 무엇보다 양자기술과 관련된 각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실력을 갖춘 연구진들이 서로 협력하며 다양한 성과를 창출한다는 점이 연구소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이라고 언급했다.


각자의 연구자들이 가진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뭉친 이곳에서라면 분명, 상상으로만 접했던 양자기술들은 하나둘 손에 잡히는 현실이 되리라는 확신이 생겼다. 이곳에서 머지않은 미래에 혁신적인 양자기술이 탄생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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