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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기상 측정으로 세계를 달리다
2019-01-22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영화 속 주인공의 기이한 능력으로만 가능할 것 같지만, 현실에서도 가능한 분야가 있다. 바로 기상 관측이다. 지상의 기상은 그날그날의 날씨를 예측해 예보를 함으로써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도움을 준다. 이처럼 지상의 기상이 단기 날씨 예측에 사용 된다면 고층의 기상은 보다 거시적인 날씨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고층의 기상을 제대로 관측한다면 6개월 혹은 1년 뒤의 기후변화를 예측 할 수 있다. 이것은 지구 온난화 등 지구의 이상기후에 올바르게 대비할 수 있게 해주는 의미 있는 일이기도 하다. 고층기상관측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을 달리는 연구팀이 바로 KRISS에 있다. 글. 김진희 사진. 박경태  

 

사진 : 열유체표준센터 고층기상연구팀 멤버들

 

중요하지만, 간과되었던 표준 연구 틈새시장  


고층기상연구팀은 최고 35 km 이상의 성층권 까지의 온도, 습도를 측정하고 그 표준을 만드 는 일을 하고 있다. 이 팀의 역사는 2015년에 시작되었다. 연구소 내 길지 않은 역사를 지닌 이 팀은 국내 중소기업체로부터 ‘라디오존데’ 라고 하는 고층기상측정 센서의 온습도 측정 성능평가 요청을 받으면서 운명적으로 시작 되었다.    “라디오존데 센서의 성능평가를 하려 고 고층의 온도, 습도, 기압, 풍속 등을 측정하 려고 보니 고층에 대한 표준은 아직 확립이 안 돼 있더군요. 아, 우리가 해야겠구나 생각했 죠.(김용규 책임연구원)”
고층은 지상과 달리 환경을 컨트롤하기 어렵 다는 난제가 있다. 가령 태양복사가 굉장히 심 하고 기압은 낮고, 대류권 성층권에 따라 온도 변화가 다르고, 바람이 부는 문제 등이다. 이 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지상에서 측정 가능한 표준을 적용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KRISS 고층기상연구팀은 기존 기술과 는 다른 독자적 기술을 찾기 위해 DTR(듀얼 서미스터 라디오존데)을 만들어 새로운 온도 측정기술을 고안해 연구하고 있다.  

특히 고층에서 실시간으로 태양에 의한 온도 측정 오차를 보정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 중인 데, 그 성능평가 방법으로 고층기상시뮬레이 터 (UAS)를 만들었다. 이것이 완성돼야 다음 연구 단계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에 연구팀에 서 심혈을 기울여 개발 중이며 설렘으로 완성 을 고대하는 중이기도 하다.   

 

사진 - 좌측 : 개발중인 고층기상시뮬레이터 실물, 우측 - 개발중인 고층기상시뮬레이터 컴퓨터 도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어우러지는 연구  


기상이라는 것이 본래 종합측정학이다. 그렇 기 때문에 고층기상연구팀 팀원들의 전공이 다양해 온도팀, 습도팀, 유동팀, 비양팀, 광도 팀과 중소기업체의 연구원 몇 명을 구성원으 로 두고 있다. 각자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형 태의 연구와 협력해서 진행하는 연구가 병행 되는 연구이기 때문에 팀원들에게 고층기상 연구팀에 속해 있다는 것은 매우 특별한 경험 이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있다 보니 소 통의 어려움이 있었죠. 상황은 똑같은데 보는 관점의 차이가 있더라고요. 하지만 회의를 통 해 그런 것들을 맞춰나갔어요. 지금은 연구 가 점점 조화롭게 돼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요.(양인석 센터장)”
다양한 전공의 사람들이 모여 일하다 보니 다 른 팀원에게 호기심을 자극받기도 하고 서로 도전의식을 주기도 하며 흥미진진하게 연구 하고 있다. “시스템에서 했던 실험을 비양팀 과 접목해서 실제 밖에서 실험해본 적이 있었 거든요. 실제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참 즐겁 고 보람되더라고요.(김성훈 선임기술원)” “제 전공에만 생각이 갇혀있었는데, 다른 전공의 능력자들을 만나다 보니 시선이 달라 무척 신
기했고, 내가 아는 게 전부가 아니었구나 하 는 발전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소재원 웨덱스 팀장)” 함께함으로 인해 각자의 연구 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고 말 하는 그들이다.
고층기상연구팀은 지난해 독일 기상청 소속 의 린덴부르크 관측소에서 비양실험을 하고 왔다. 린덴부르크 쪽 팀의 요청으로 KRISS 고 층기상연구팀과 공동연구를 진행했던 것이 다. “저희가 가져간 센서를 풍선에 달아 공중 에 띄웠는데, 센서가 데이터를 도출하고 DTR 의 특징이 그대로 화면에 잡혔을 때 기분이 정말 좋았죠.” 독일에 다녀온 성과는 꽤 컸다. 당시 가져갔던 센서의 예상치 못했던 단점이 발견돼 올해 그것을 모두 보완할 수 있었다.  

 

사진 : 열유체표준센터 고층기상연구팀 멤버들 - 실외 기념사진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  


고층기상연구팀은 연구 과정을 3단계로 정 해놓고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1단계는 기 상 센서를 측정하고 보정하는 기술을 도입하 는 초기 단계이다. 말하자면 DTR이라 부르 는 센싱 기술을 보완하는 단계이다. 2단계는 1단계를 바탕으로 UAS 시스템을 만드는 것, 3단계는 지금까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
술의 상품화를 완료하고 최종적으로 기술이 전을 이뤄내는 것이다.
현재 고층기상연구팀은 2단계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UAS 시스템이 98% 정도 만들어 진 상태, 2%는 머지않아 채워질 것이다. 한 번에 시험이 성공하긴 어렵겠지만, 또 보완 해나갈 것이다.
그동안 세계적으로 고층기상관측의 측정정확도에 대한 관심은 높지 않았다. 고층 기상관측 장비의 교정을 지상에서 해왔고, 또 회사에서 제공한 값이 맞겠거니 하는 생각이 만연해있었다. 그러던 중 지구온난화 가 심해지면서 고층기상관측의 정확도가 중 요해짐에 따라 WMO에서는 ‘GRUAN’이라는 고층기상을 전문적으로 측정하는 기구를 중 심으로 라디오존데의 교정에 관한 연구를 진 행하고 있다. KRISS 고층기상연구팀은 이 분 야에서 현재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자랑 하고 있다. 3년 전부터 시작했던 것이 굉장히 빨랐던 셈이다.
“센서를 들고 전 세계를 돌고 싶어요. 남들이 하지 못했던 최고 수준의 정밀 정확도로 고층 기상을 측정해서 잘못된 부분들을 바로잡아 주고 싶어요. 그걸 바탕으로 2025년 <네이처> 에 논문을 게재하는 게 우리 팀의 최종 꿈입 니다.(김용규 책임연구원)”
다양한 전공자로 구성된 연구팀을 조직해 꾸 려나가는 것이 쉽지는 않다. 게다가 연구소 뿐 아니라 기상청, 기업체와도 관계를 맺으며 진행되는 연구이다. 연구비도 굉장히 많이 필 요하다. 하지만 이런 꿈을 꾸는 이유는 충분 하다. 고층기상 연구가 정확해야 지상기상의 관측도 정확해지고, 지구 온난화에 대한 대비 책을 마련하는 연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 세계적으로 공유되어야 더욱 의미 있는 일이
다. 전 세계 기상청에 KRISS 고층기상연구팀 의 개발기술이 보급돼 관측을 실행하고 데이 터를 얻게 되는 그날을 꿈꿔본다.